"네 부모님은 해커 했어도 되겠어. 이 번호도 지난달에 금방 바꾼 거야."송동건이 파산해서 수중에 자산이나 돈은 한 푼도 없었지만 예전에 쌓아둔 인맥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게다가 송원영이 서은석과 사귄다는 걸 아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송동건이 옛 사업 파트너한테 서은석 번호를 물으면 사람들은 인심 쓰는 셈 치고 순순히 알려주곤 했다. 송원영은 머리가 지끈거려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앞으로 저 사람들 전화 오면 그냥 무시해요.""그래, 네 말대로 할게."서은석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이런 건 일도 아니야, 사람이든 일이든."송원영이 곁눈질로 바라봤다.방금 송수정의 지나친 말 때문에 송원영이 속상해하고 난처해할까 봐 걱정하는 걸까?예전 같으면 그랬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송원영도 이제는 귓등으로 흘려넘기는 법을 배웠다. 그저 진심으로 그 인간들이 하찮게 여겨질 뿐이었다.어차피 식구들끼리 오순도순 잘 지내라지.송원영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모든 걸 훌훌 털어낸 송원영이 홀가분하게 웃으며 말했다."중요하지 않아요.""지금 나한테 제일 중요한 건 àl'aube와 이제 곧 출시할 봄날 브랜드, 그리고 은석 씨예요."송원영이 솔직하게 말했다."한 남자를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는 게 어리석은 짓이라는 거 알아요. 그래도 지금은 그러고 싶어요."서은석이라면 그럴 만한 사람이었으니까.서은석의 마음속에서 불꽃놀이라도 열린 듯 펑 하고 환한 불꽃이 피어올랐다. "어리석은 거 아니야, 내가 널 지게 두지 않을 테니까.""그럼 기대하고 있을게요."-이튿날 모임.몇몇 프로젝트 관계자들의 사적인 식사 자리였고 식사 후 사람들은 근처 클럽으로 자리를 옮겼다.하이힐을 신은 권서진이 룸에 나타났다.진원호의 딸 진하린이 밝게 외쳤다."서진이 맞지? 이리 와, 같이 놀자!"권서진은 원래 오고 싶지 않았지만 진원호 딸의 약속이라 호의를 매몰차게 거부할 수도 없었다. 와보니 다 낯익은 얼굴이었다.같은 업계 사람도 있고 à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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