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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부군의 형님: Kabanata 161 - Kabanata 170

417 Kabanata

제161화

고 부인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한 표정이었다. ‘그 천한 것이 정말 한시도 지체하지 않는구나!’ 충용 후작이 앞에 있었던 탓에 고 부인은 극도로 인내하며 너그러운 정실부인 행세를 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모든 준비가 끝났고, 민 소저를 언제든지 부로 들일 수 있습니다.”충용 후작이 가자마자, 고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 안절부절못하며 제자리를 뱅뱅 돌았다. 그녀가 왔다 갔다 하는 동안 쌓인 초조함은 갈피를 못 잡고 화가 되어 머리 꼭대기까지 치솟았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정말 염치도 없지! 어찌 나이가 들수록 분별력을 잃으시는 건지! 후작부의 명성과 체면은 안중에도 없단 말인가?”국씨 어멈이 서둘러 그녀를 달랬다. “마님, 진정하십시오. 화 때문에 몸이라도 상하시면 그 외실에게 좋은 일만 시켜주는 꼴 아닙니까?” 고 부인은 자리에 앉아 어떻게든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지만, 생각할수록 분통이 터졌다.*다음 날. 충용 후작의 외실이 후작부로 들어왔다. 그녀를 태운 가마가 옆문에 멈춰 섰다. 그 여인은 옆문을 통해 들어왔고, 곧장 영향원으로 향했다. 영향원에는 모일 수 있는 사람들은 다 모여 있었다. 심지어 임유정도 자리에 있었다.충용 후작은 의자에 앉아 목을 빼고 기다리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여인이 나타나자,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심자야!”붉은 계열의 옷을 입은 여인은 스물대여섯 살 정도로 보였다. 고운 얼굴에 자태가 빼어났다. 그러나 그 여인의 얼굴을 확인한 유소영의 눈동자가 순간 흔들렸다. 민심자, 강주 관원의 딸로, 안하무인에 오만방자했던 인물이다. 과거 유씨 가문이 강주에 있을 때, 민심자의 괴롭힘을 적지 않게 당했다. 특히 유소영의 큰언니가 유독 심하게 괴롭힘을 당했다. 유소영은 큰언니가 가문의 통관 문첩을 얻기 위해 민심자의 강요로 북 위에서 춤을 추다 하마터면 다리가 부러질 뻔했던 광경을 똑똑히 보았었다. ‘시아버지께서 살구골에 숨겨두었던 외실이 민심자였다니!’아민도 민심자를 알아보았고,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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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민심자의 대처는 아주 빨랐다. 순식간에 얼굴을 바꾸고 찬사를 보냈다. “세자 부인의 미모가 너무 아름다워 선녀가 내려온 줄 알았습니다. 실례를 범했군요.” 임유정은 가당치 않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유소영이든, 새로 들어온 외실이든 다 마음에 안 들기는 매한가지였다.충용 후작이 소개를 이어갔다. “저쪽은 차남 장훈이와 임씨 부인이다.” 다정다감한 형님과는 달리, 고장훈은 민심자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임유정은 겉치레뿐인 예의를 차렸다. “민씨 부인.” 민심자도 미소로 화답했다. 통성명이 끝나자마자, 충용 후작이 느닷없이 폭탄선언을 했다.“자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너희도 잘 알 것이다. 너희가 적출이고 장남이라고 해서 조상의 법도를 우습게 여겨서는 안 된다! 장훈아, 내가 첩을 들이라고 할 때, 내키지 않아 했었지? 다들 똑똑히 들어라. 내 오늘 여기서 확실히 해두마. 심자든, 두 며느리든, 가장 먼저 아들을 낳는 자가 다음 작위를 계승할 것이다!”“나으리!” 고 부인은 그 말을 듣자마자 화가 치밀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떻게 독단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단 말인가!’ 충용 후작은 임유정이 불임인 것을 알고 있었고, 고장훈이 첩을 들이는 것을 원치 않으며, 유소영은 고준형과 합방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었다. ‘이 결정은 명백히 민심자 뱃속의 아이에게 길을 터주려는 속셈이다!’ 고 부인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고장훈도 멍해졌다. 아버지가 이토록 첩을 총애하며 정실 자손을 멸시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제게 첩을 들이라 압박하시려고 참으로 애쓰십니다!” 고장훈의 눈에 분노가 서렸다. 임유정은 그를 말릴 겨를도 없었다. 그녀의 속도 말이 아니었다. 우려했던 일이 결국 현실이 되었다. ‘아버님께서 정말 노망이 드셨나 보구나!’유소영은 침묵을 지키며 민심자의 불룩한 배를 바라보았다. 그녀도 작위에 관심이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온갖 수단을 써서 세자와 혼인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만약 작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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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남동생이라.” 민심자의 눈빛이 미세하게 싸늘해졌다. “그 아이는 왜 묻느냐?” 충용 후작이 의아해했다. 민심자는 또다시 그의 품에 기대었다. “나으리, 그냥 옆집 김씨 할멈이 자꾸 중매 서달라고 부탁하길래 생각나서 물어본 겁니다.” “참으로 마음씨가 곱구나.”한편, 영향원. 사람들이 다 물러나자, 고 부인은 조금 전의 기품 있는 미소를 싹 지우고 화가 나서 눈시울을 붉혔다. 국씨 어멈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마님, 작은 일 때문에 큰 도모를 망치면 안 됩니다.” 쨍그랑! 고 부인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탁자 위의 물건들을 쓸어버렸다. “어떻게 참으란 말이냐! 나으리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이건 안사람의 권한을 뺏겠다는 소리 아니냐! 첩의 자식이 무슨 자격으로 후작부의 작위를 이어받아, 무슨 자격으로! 유소영, 임유정, 이 쓸모없는 것들! 저것들이 진작 장손을 낳았더라면 내 이토록 고립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능한 것들! 무능한 것들!”고 부인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국씨 어멈이 얼른 수건을 건네며 낮은 소리로 주의를 주었다. “마님, 말을 거두십시오.” 고 부인의 안색이 음산하게 가라앉았다. “이 후작부의 그 무엇도, 저년과 그 자식에게 주지 않을 것이다!” 고준형에게 더 이상 기대할 게 없으니, 하루빨리 고장훈에게 자식을 보게 하여 정실부인의 지위를 공고히 해야 했다.*난향원. 임유정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진수가 약을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약 드실 시간입니다.” “약을 먹는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느냐.” “부인.” “부군께서 첩을 들이려 하지 않고, 아들을 줄 생각도 없는데, 내가 무슨 희망으로 살아?” 임유정이 씁쓸하게 웃었다. 진수가 그녀를 달랬다. “부인, 그래도 장군은 부인께 일편단심이잖아요. 남몰래 밖에 여인을 둔 나으리와는 다르시지요.” 임유정의 입가가 뒤틀렸다. “그래, 어머님에 비하면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지 모르지. 여기에 아들만 하나 더 있다면 참 좋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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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세자 부인을 뵙습니다.” 민씨 부인은 오늘 연녹색 옷을 입어 물 위에 떠 있는 연꽃 같은 분위기를 풍겼는데, 어제보다 두세 살은 더 어려 보였다. 이미 배가 살짝 솟아 있었다. 그녀는 거리낌없이 방 안을 노골적으로 훑어보더니 물었다. “세자와 한방을 쓰지 않나 보군요?” 유소영은 부인하지 않았다. 혼자 수발을 들기 위해 남아있던 아민이 민씨 부인께 차를 한 잔 따랐다. 민심자가 갑자기 미소 지었다. “세자 부인, 내 최근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알게 되었답니다. 이대도강(李代桃僵:오두나무가 복숭아나무 대신 말라 죽는다), 만천과해(瞞天過海:하늘을 속여 바다를 건넌다)라는 말을 들어봤는지요? 저 말에 어울리는 집안이 하나 있는데, 그들은…” 민심자가 말을 하면서 찻잔을 들더니, 손가락으로 찻잔 테두리를 살짝 건드리며 공격적인 눈빛으로 유소영을 노려보았다. “풉!” 그녀가 뜬금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세자 부인, 무척 긴장하신 모양이네요.” 유소영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아민은 참지 못하고 주먹을 꽉 쥐었다.‘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건가!’ 민심자가 불쑥 다가와 유소영의 귓가에 속삭였다.“제 이야기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남은 뒷이야기는 세자 부인, 당신에게 달렸답니다. 뒷이야기를 마저 듣고 싶나요, 아니면 이 이야기가 영원히 묻히길 바라나요?” 명백한 협박이었다. 유소영은 정자세로 앉아 미소를 지었다. “민씨 부인께선 부에 들자마자 여기저기 적을 만드셨으면서, 제게 이야기를 들려줄 여유는 있으시나 봅니다?” 민심자가 미간을 찌푸렸다. 후작부에서의 그녀의 처지는 확실히 조력자 하나 없이 상대에게 맞서야 하는 처지였다. 충용 후작의 총애와 배 속의 아이 외에는 가진 것이 없었다. 그래서 조력자가 필요했다. 세자 부인은 그녀에게 가장 좋은 선택지였다. 세자 부인의 거대한 약점을 손에 쥐였기 때문에!민심자는 몸을 바로 세우고 미소를 짓더니, 갑자기 손을 휘둘러 찻잔을 바닥으로 쓸어버렸고, 찻잔이 산산조각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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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유소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췄다. “세자.” 고준형은 그녀의 안색을 살피더니 물었다. “민씨 부인이 무슨 일로 찾아왔소?” 유소영은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부에 새로 드신 지 얼마 안 되어, 자잘한 일들을 여쭈러 오셨습니다. 그런데 세자께서는 어찌 오셨습니까?” 고준형이 답했다. “오늘 서교 별원에 가야 하오.” 서교 별원이라면 바로 강지영을 안치해 둔 곳이었다. 유소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민은 유소영 대신 분통을 터뜨렸다. ‘할 일도 많은 분께서, 민심자에게 협박당해 안살림 권한까지 뺏어다 줘야 하는데, 이제는 세자까지 아씨를 부려 먹으려 하는구나.’후작부에서 서교 별원까지는 마차로 반 시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마차가 번화가를 벗어나자, 주변이 고요해졌다. 고준형은 유소영의 목덜미를 힐끗 보았다. 지난번 긁혔던 자리가 거의 다 나았다. 하지만 그녀는 큰 고민이 있는지, 가는 내내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별원에 도착하니, 마차 한 대가 서 있었다. 물어보니 조담이 의원 한 명을 데려와 강지영을 진료하는 중이라 했다. 유소영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고준형을 바라보았다. 세자의 얼굴은 평온했으나 눈동자에는 차가운 기운이 서려 있었다. 조담의 독단적인 처사가 무척 불만스러운 듯했다.유소영은 그를 따라 마당으로 들어섰다. 발을 들여놓자마자 안에서 강지영의 비명 섞인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놔! 아악! 만지지 마!” 고준형은 미간을 찌푸리며 즉시 석심에게 분부했다. “들어가서 무슨 일인지 확인해라.” “네.”유소영도 따라 들어가려 했으나, 팔로 전해지는 강한 기운에 움직일 수 없었다. 돌아보니 세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가서 무슨 난리를 치려고 그러오.” 그녀가 갑자기 방 안으로 뛰어들까 봐 걱정됐는지, 고준형은 그녀의 팔을 잡은 채 놓아주지 않았다. 석심이 문을 밀치고 들어갔고, 유소영은 문틈 사이로 어렴풋이 조담이 밧줄로 강지영을 묶으려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의원은 탁자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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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따라오시오!”유소영은 다급히 뒤를 돌아 고준형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가 강지영의 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뒷모습만 볼 수 있었다.조담은 이 별원의 구조를 훤히 꿰고 있었다. 그는 재빨리 유소영과 아민을 이끌고 뒷문으로 빠져나가 근처 숲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민은 무예를 익힌 몸이라 체력이 뛰어났고, 조담은 말할 것도 없었다. 전장에서 적장의 머리를 베어오는 이의 용맹함은 평범한 사내와 비교할 수 없었다. 오직 평소에 마차에만 의지한 유소영의 체력이 문제였다. 조금만 빨리 달려도 숨이 찼고, 금세 체력이 바닥났다.그녀의 가녀린 모습에 조담이 차갑게 말했다. “우선 저쪽으로 가서 숨지!”숨이 가쁘면서 심장이 북소리처럼 요동쳤다. 보통 속도로 뛰었다면 이 정도로 소진되지는 않았을 테지만, 조담의 속도가 너무 빨랐던 탓인지, 유소영은 나무를 짚고 서서 두 다리를 후들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저들이, 저들이 쫓아오지 못했겠지요? 조 대인, 가서 세자를 도우세요. 전 괜찮습니다.”아민도 거들었다. “맞습니다, 어서 가보세요!” 유소영이 가만히 숨죽이고 있으면 암살을 당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자객들은 세자와 조담이 끌어들인 것이니, 더 이상 유소영을 연루시키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조담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잠시 쉬다가 가지. 내가 데리고 나가겠소.” 고준형도 호위가 많으니, 큰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세 사람은 그 자리에 멈춰 휴식을 취했다. 유소영은 도저히 서 있을 힘이 나지 않아, 땅에 주저앉고 싶었지만, 바닥이 너무 지저분했던 탓에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워낙 깔끔한 성미라 애써 버티고 서 있었다.조담은 자객이 추격해 올까 봐 사방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그도 알고 있었다.자객들의 목표는 강지영과 고준형이라는 것을.아민은 세자가 참 인정머리 없다고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그 많은 호위 중 몇 명이라도 보내 유소영을 보호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게다가 본인은 강지영을 지키러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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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고준형의 옷에 묻은 핏자국은 정교하게 수놓아진 홍매화 같았고, 그의 맑은 눈동자에도 붉은 기운이 서려 있었다. 유소영은 앞으로 내디디려던 발을 즉시 걷었다.“세자.” 그녀가 입을 열자, 고준형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러나 그는 그녀에게 눈길을 주지 않은 채 조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조담이 몸을 일으켜 그를 마주하며 뒤를 살폈다. 뒤에는 고준형의 호위들뿐, 자객은 보이지 않았다. 조금 전 들린 소리는 자객이 아니었다.조담이 물었다. “강지영은...” “마차에 태워 보냈소.”고준형이 말을 잘랐다. “나 대신 부인을 지켜주어 고맙소.” 말을 마친 그는 조담에게 정중히 예를 표했다. 조담의 표정은 차가웠다. “거처가 발각되었으니 더 이상 그곳에 머물게 할 수 없겠소. 세자, 그녀를 어디로 보낼 생각이오?”조담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준형은 못 들은 척 유소영에게 돌아섰다. “걸을 수 없겠소?” 유소영이 다급히 설명했다. “추격하는 자객만 없다면 잠시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 “여긴 오래 머물 곳이 못 되오. 쉴 시간도 없소.” 고준형은 두말없이 허리를 굽혀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 당황한 유소영은 어쩔 줄 모르다 그의 옷깃을 꽉 붙잡았다.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조담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아민은 뒤를 따르면서도 속으로 불만이 가득했다. 고준형이 그녀에게 돌아오긴 했지만, 아까의 서운함이 가시지 않았다. 숲 밖에는 마차가 대기하고 있었지만, 거기까지는 좀 더 걸어야 했다. 석심은 아민의 다리 상처를 보고 친절하게 물었다. “내가 업어줄까?” 아민은 입꼬리를 파르르 떨며 낮게 읊조렸다. “됐습니다.” ‘강지영이 안전해지고 나서야 우리가 생각난 모양이구나. 남자들은 하나같이 믿을 게 못 되는구나.’잠시 후, 고준형은 유소영을 안아 마차에 태웠다. 올 때 탔던 바로 그 마차였고, 마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유소영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강 소저는요?” 고준형은 그녀를 내려주며 덤덤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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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둘째 부인 곁에 있던 진수라는 몸종이, 고 장군이 취한 틈을 타 침소에 기어들어 가려 했다지 뭡니까.”유소영은 그 말을 듣자마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진수는 임유정에게 충성스러운 몸종이기에 주인 몰래 그런 짓을 할 위인이 되지 못했다. 임유정이 시킨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심씨 어멈이 혀를 찼다.“고 장군께서 노하시어 진수를 매질해 죽이려 하셨는데, 그 소동이 마님에게까지 들어갔습니다. 마님께서는 벌써 난향원으로 가셨습니다.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세자 부인, 저희도 가봐야 하지 않을까요?”유소영의 눈빛은 담담했다. 고 부인이 갔으니, 진수는 죽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이 일은 고 부인의 뜻에 딱 맞는 일일지도 모른다. 민씨 부인의 등장에 자극받은 고 부인은 진작부터 고장훈에게 첩을 들이게 하고 싶어 했으나, 고장훈이 워낙 완강히 버텼기 때문에 속이 탔을 것이다. 유소영이 말했다. “안 좋은 일이니, 난향원에서도 우리가 가는 걸 달가워하지 않을 겁니다.” 그녀는 아민의 다리 상처부터 살피기로 했다.*난향원의 정청. 고 부인은 상석에 앉아 있었고, 고장훈은 싸늘한 얼굴로 서 있었으며, 임유정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바닥에 엎드려 있는 이는 바로 침소에 들려 했던 진수였다. 얇은 옷차림에 둔부 쪽은 이미 피로 얼룩져 있었다.고 부인이 입을 열었다. “네가 간이 부었구나. 부의 법도 대로라면 내다 팔거나, 아니면 거두거나 하지만...”고장훈이 다급히 가로막았다. “저 아이를 거둘 수 없습니다!” 그의 눈빛은 흔들림 없이 단호했다.고 부인의 안색이 차가워졌다. “장훈아, 진수는 다른 몸종들과 다르다.” 고장훈도 알고 있었다. 진수는 재상부 사람이라 몸값 증서는 여전히 재상부에 있었고, 후작부에서 마음대로 내다 팔 권한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거두어들일 수도 없었다!임유정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부군, 아랫사람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한 제 탓입니다. 정 힘드시면 지금이라도 진수를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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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임유정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고장훈이 첩을 들이지 않는 이유가 자신을 너무도 사랑해서,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여자와 동침하고 싶지 않아서라고 믿어왔다. 단지 유소영이 먼저 장손을 낳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형님은 합방하실 수 없는 몸이 아니신가요?” 고장훈은 진지하게 답했다. “형수에게 진 빚이 너무 많소. 형님을 고칠 수 있는 약을 찾고 있소. 적어도 두 분이 합방은 해야 하지 않겠소? 그러니 나를 더 독촉하지 말고, 시간을 좀 주시오.”임유정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애써 온화한 미소를 유지했다. 표정을 관리하지 못해 고장훈에게 들킬까 봐 겁이 났다. ‘유소영 그 천한 년이 감히 세자의 아이를, 후작부의 장손을 낳는다고? 절대 안 돼.’ 그녀는 안색을 창백하게 바꾸고는 망설이는 기색을 내비쳤다. 고장훈이 이를 알아채고 먼저 물었다. “왜 그러시오? 내 뜻이 마음에 들지 않소?”임유정은 가련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실… 오래전부터 고민해 온 일이 있는데, 이제는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면, 부군이 세자 부인에게 가졌던 그 부채감도 사라질지 몰라요.” “무슨 일이오?” 임유정은 심호흡을 크게 했다. “사실… 아버님 생신 연회 때 일어난 그 황당한 합방 사고는, 세자 부인이 미리 계획한 일이었어요.”고장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부인이 오해한 것이 아니오? 그 일은 형수가 이미 설명하지 않았소? 형님이 살아계실 거라는 확신이 없어서 미리 말하지 못한 것뿐이라고.” “세자 부인이 직접 시인했어요.” 임유정이 충격적인 발언에 고장훈이 움찔했다. “뭐, 뭐라고?”임유정은 입술을 파르르 떨며 그를 애처롭게 쳐다봤다. “부군이 기만당하는 걸 더는 볼 수 없습니다. 원래 이 비밀을 무덤까지 가져가려 했지만, 부군이 점점 더 죄책감에 빠져 모든 잘못을 짊어지려는 걸 보자, 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고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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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유소영은 즉시 월화각으로 달려갔다. 아민은 다친 다리 때문에 따라가지 못했고, 심씨 어멈이 그녀를 수행했다. 하지만 문 앞에 있던 호위 한 명이 그녀를 가로막았다. “세자 부인, 태의께서 진료 중이시니 방해해선 안 됩니다.” 유소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황궁 태의까지 올 정도면 세자의 상태가 정말 심각한 것인가?’ 소식은 금세 집 안에 퍼졌다. 고 부인이 한달음에 달려와 걱정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준형이가 왜 저러는 것이냐!” 그녀는 마치 이 모든 게 유소영의 보살핌이 부족한 탓인 양 몰아세웠다. 유소영이 차분히 답했다. “어머님, 진정하십시오. 태의께서…”평소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고 부인에게는 지금이 화풀이하기 딱 좋은 때였다.“설 신의의 제자라며! 준형이를 돌보라고 했거늘,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 거냐! 부인이 되어 매일 밖으로만 나돌고 마음은 온통 점포에만 가 있으니… 준형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가만두지 않겠다!”심씨 어멈이 미간을 찌푸리며 조용히 말했다. “마님, 태의께서 진료 중이시니 세자를 위해서라도 목소리를 낮춰주십시오.” 고 부인은 심씨 어멈을 힐끗 쳐다보았다.고준형이 들어올 때 데려온 사람이었기에, 고준형의 위세를 믿고 자신을 우습게 보는 것 같아 심기가 불편했다. 머지않아 태의가 방에서 나왔고, 사람들은 태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고 부인이 다급히 물었다. “태의, 준형이 상태가 어떻습니까?” 태의가 한숨을 내쉬었다. “무척 위험했습니다. 한 발만 늦었더라면… 우선 세자의 심맥을 보호해 두었으니, 앞으로 며칠이 고비입니다. 정성을 다해 살펴야 합니다.”고 부인은 그제야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럼, 이번 고비만 넘기면 무사한 것입니까?” 태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유소영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태의, 무엇 때문에 위독해진 겁니까?” ‘낮까지만 해도 아무 일 없어 보였는데, 혹 또 중독된 것인가?’ 태의가 엄숙하게 답했다.“세자의 몸은 본래 쇠약해질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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