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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os capítulos de 부군의 형님: Capítulo 171 - Capítulo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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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침소 내실로 뛰어 들어간 유소영은 바닥에 쓰러진 고준형을 발견했다. 막 목욕을 마친 듯 중의 차림이었고, 어깨에는 커다란 핏자국이 흥건했다. 유소영의 눈빛이 흔들렸다. “게 아무도 없느냐! 세자께서 정신을 잃으셨다!”그녀의 소리를 들은 석심이 곧장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세자!” 유소영은 애써 침착하게 지시했다. “우선 침상으로 부축해라!” 석심이 잠시 주저하다 답했다. “네!”곧이어 유소영은 고준형의 깃을 헤치고 살펴보았다. 어깨에 외상이 있어 피가 흐르긴 했으나 그리 심각하진 않았다. 이 정도 상처로 정신을 잃을 리가 없었다. 그녀는 다시 맥을 짚었다. 석심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세자 부인, 세자께서는…”“조용!” 유소영이 엄하게 그의 말을 끊었고, 미간을 찌푸리며 손목 맥을 짚었다. 곧이어 몸을 굽혀 귀를 세자의 가슴에 바짝 갖다 대었다. 석심은 식은땀을 흘리며 입을 다물었다. “네.”미간을 찌푸린 그녀의 안색이 점점 창백해졌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석심을 돌아보며 명령했다. “네가 세자께 기를 불어넣어라!”석심이 멍해서 물었다.“기, 기를요?” 유소영이 빠르게 말했다. “그래, 입을 맞대고 숨을 불어넣으란 말이다. 독이 심폐로 침투해 질식하셨다.”석심의 손가락이 움찔거렸다. “세자 부인, 그… 부인께서 직접 하시지요!” 그러면서 유소영을 앞으로 밀었다. 유소영이 의아해하자, 석심이 재촉했다.“세자 부인, 서두르세요! 기를 불어넣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너무 놀라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습니다. 세상에, 세자께 무슨 일이 생기면 어찌합니까!” 석심은 핑계를 대며 뒤로 물러나기까지 했다.세자의 맥박은 매우 미약했고, 인명구조가 시급한 상황이었기에 그녀도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허리를 숙여 남자의 입술 위로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한 번, 두 번, 세 번… 유소영은 계속해서 고준형에게 숨을 불어넣었다.처음에는 입을 대기가 무안했으나, 하다 보니 익숙해지다 못해 감각이 무뎌질 정도였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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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유소영은 믿기지 않는 눈으로 고준형을 바라보았다. 지금의 그는 조금 전 침상에 맥없이 누워있던 사람이 아니었다.‘속였던 것이구나. 어떻게 맥박이 약해지는 것까지 속일 수 있단 말인가.’문득 그가 수년 동안이나 병약한 척하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으리라. 내 불찰이다!’고준형은 차가운 안색으로 호위들에게 명령했다. “이놈을 끌고 가 심문해라.” 호위들이 주먹을 맞쥐고 명을 받들었다. “네!”석심은 세자 부인을 힐끗 보더니 뜨끔한 듯 고개를 숙였다. 일부러 숨기려 한 것은 아니었으나, 세자 부인이 하필 때맞춰 나타나는 바람에 그도 난감했다. 방 안은 다시 정적에 휩싸였다. 자객이 온 적도, 세자가 쓰러진 적도 없었던 것처럼.고준형은 일을 해결한 뒤 태연하게 몸을 돌려 침상 곁에 굳어 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기쁨도 분노도 가늠할 수 없는 눈빛이었다. “칼날에는 양심이 없고, 아까 같은 상황에서 멀리 도망쳐야 하는 법이오.”유소영의 시선이 그의 입술로 향했다. 그녀는 억울한 마음을 억누르고 말했다. “세자께서 적을 유인하려 하신 줄 알았더라면 그리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마터면 대사를 그르칠 뻔했군요.” 앞뒤가 맞지 않는 횡설수설이었다.고준형은 그에 비해 담담하고 여유로웠다. “상관없소. 부인이 등장한 덕에 이 연극이 더 실감 났으니.” “그럼, 세자께선 평안히 쉬십시오.” 유소영은 뻣뻣하게 굳은 몸으로 어떻게 걸어 나가는지도 모른 채 밖으로 향했다. 고준형은 그녀의 뒷모습을 어두운 눈빛으로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그는 오늘 밤 약탕에 다른 약재를 섞은 자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려 한다는 것을 알고 역이용한 것이었다. 석심을 포함한 몇몇 심복 호위들은 이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었다.*향설원으로 돌아온 유소영은 그제야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한 시진 동안 서예를 연습했지만, 도무지 가라앉지 않았다.후작부 월하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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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이튿날, 영씨 가문에서 초대장이 도착했다. 영씨 가문의 장손 돌잔치를 성대하고 화려하게 열겠다는 내용이었다. 유소영은 영향원에 문안 인사를 갔다가 이 소식을 들었다. 후작부 식구들이 모두 참석해야 했기에 그녀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 부인은 평소 유소영의 출신을 비하하며, 고장훈의 아내였을 때는 단 한 번도 연회에 데려간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세자 부인이니 데려가지 않을 수 없었고, 가서 망신당하지 않게 명문가의 예법을 철저히 지키라고 당부하는 수밖에 없었다.영향원 밖.유소영은 민심자와 마주쳤다. 민심자는 유소영을 협박하며, 단둘이 있을 때는 그녀에게 예를 갖춰 행동하라고 했었다. 상황에 맞게 대처할 줄 아는 사람이었기에 가볍게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민심자가 그녀의 곁을 지나가며 비웃듯 말했다. “내 인내심이 그리 길지 않으니, 어서 내게 안살림 권한을 넘겨줘야 할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신분으로는 후작부의 안주인이 될 수 없음을 알았기에 실권이라도 쥐고 싶어 했다.유소영이 낮은 소리로 답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민심자의 눈매가 매서워졌다. “난 그런 거 모른다. 네가 세자에게 시집간 걸 보면 수단이 보통이 아닌 것 같은데, 내 앞에서 모르는 척하는 게냐?” 그녀는 손을 들어 유소영의 어깨를 툭툭 치며 협박했다. “이미 살림을 맡아본 적이 있다는 걸 안다. 재능이 있다는 소리지. 날 속일 생각 말거라. 한 달 주겠다. 한 달 뒤에도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면, 유씨 가문의 비밀을 지켜주지는 못할 거야.”말을 하던 중 세자가 다가왔고, 민심자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여 유소영에게 속삭였다. “세자가 그 일을 알게 되는 걸 바라진 않겠지? 그러니 내 말대로 잘해.” 유소영은 다가오는 세자를 보며 어젯밤 일을 떠올렸다. 그녀는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숙였다. 민심자는 자기 협박이 통한 것 같아,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눈치는 있구나.’유소영은 눈을 내리깔고 예를 표했다. “세자.” 민심자는 고준형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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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첩을 들이라는 뜻이오?” 고준형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긴 손가락으로 찻잔을 감싸 쥐었다. 손끝에 약간 힘이 들어갔으나 얼굴은 여전히 온화하고 고요했다. 유소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리하면 세자도 신경 쓰실 일도 적어지고, 집을 사는 비용도 아낄 수 있으니 좋은 일이지요. 강 소저를 치료할 때도 훨씬 수월할 테고요.”고준형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제안이 마음에 드는 듯 가볍게 턱을 끄덕였다. “음, 듣고 보니 나쁘지 않은 것 같소.” 이어 그는 유소영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 “그런데 부인은 어째서 내가 죄인의 딸을 부인으로 맞을 거라고 생각하오?” 유소영의 안색이 굳어졌다.고준형이 사뭇 진지하게 덧붙였다. “정실이든 후처든, 신분이 깨끗한 것이 최우선이오. 죄인의 딸이 부에 들어오면 후작부에도 반드시 영향이 있을 터. 세자 부인이면서 그런 이해관계조차 따지지 못하는 것이오.” 유소영이 그것을 모를 리 없었다. 다만 세자가 강지영을 그토록 챙기는 거로 보아, 죄인의 딸이라는 신분 따위는 상관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었다. ‘아니면 외실로 두는 건 괜찮아도 부에 들이는 건 안 된다는 뜻인가?’“제가 실언을 했습니다.” 유소영은 더 말하지 않았다. 순간 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했다. 강지영조차 죄인의 딸이라는 신분 때문에 세자에게 미움을 사는데, 만약 세자가 유씨 가문의 신분 위조와 대리 시험 부정행위를 알게 된다면 자기도 내쫓을 것 같았다. 어떻게든 민심자의 입을 막아야 했다.*점심시간, 유 대감은 주방에 명해 진수성찬을 차려냈다. 산해진미가 끝없이 펼쳐졌다. 그중 고준형 앞에 놓인 것은 양의 신장과 부추, 참새 고기와 복분자 요리, 돼지 허리, 우전 등이었다. 유소영은 약리에 밝았고, 병을 다스릴 수 있는 음식도 포함되었다.그녀의 눈에 이 요리들이 그의 신장을 보호하고, 양기를 만들 수 있는 것들로 보였다. 그녀는 눈을 파르르 떨며 슬쩍 세자를 보았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 평소와 다름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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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처소가 어디입니까?”아민은 다리 상처 때문에 향설원에서 쉬고 있어 오늘 따라오지 못했다. 유 대감은 서둘러 몸종 한 명을 불러 고준형을 안내하게 했다. 술에 취한 유소영은 떨어질까 겁이 났는지 고준형의 옷자락을 꽉 붙잡았다. “취하지 않았으니… 내려줘요.” 몸에 힘이 없어 그렇지, 잠시 앉아 있으면 괜찮아질 것 같았다. 고준형이 낮은 목소리로 나무랐다. “부인, 추태를 부리는군.” 유소영은 비몽사몽 중에도 그 말은 알아들었는지 희한하게 얌전해졌고, 고분고분하게 안겨 방으로 돌아갔다.*유소영이 묶는 거처의 마당은 아주 넓었고 온갖 기이한 꽃과 풀들이 심겨 있었다.연못에는 연잎이 가득했고, 분홍빛이 도는 흰 연꽃 몇 송이가 피어 향기를 풍겼다. 침소 안은 꽤 컸으며 작은 방 세 개로 나뉘어 있었다. 한 곳에는 서화가, 다른 한 곳에는 커다란 옷장이 놓여 있었다. 고준형은 쓱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그녀가 시집오기 전 얼마나 사치스럽게 살았는지 알 수 있었다. 벽에 걸린 글과 그림 중 아무거나 골라도 적어도 금 만 냥 정도는 될 것 같았다. 최고급 배나무 침상에는 겉에 구슬발이 쳐져 있고 안에는 두 겹의 휘장이 처져 있었다. 몸종이 서둘러 휘장을 금 갈고리에 걸어 세자가 그녀를 침대에 눕히기 편하게 도왔다.이어 세자의 명령이 들렸다. “가서 숙취 해소용 탕을 끓여 오너라.” “네.” 몸종이 나갔고, 방에 시중들 사람이 없자 고준형은 직접 그녀를 챙길 수밖에 없었다. 유소영은 눕자마자 다시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고준형의 소매를 붙잡고 제정신인 것처럼 그를 빤히 바라보며 일깨웠다. “먹지 마세요! 아버지가 그런 요리들을 준비하실 줄 몰랐어요.” 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풀썩 누웠다. 고준형이 휘장을 내리려 할 때 그녀가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물… 물 마시고 싶다. 아민, 물 좀 가져와.”고준형은 탁자 위를 한 번 힐끗 보더니 침상 위 술주정뱅이에게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물이 없소.” 유소영은 또다시 벌떡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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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물을 마신 유소영의 말수가 줄어들었다. 그녀는 꿀꺽꿀꺽 크게 몇 모금을 들이켰고, 하마터면 사레가 들릴 뻔했다. 고준형은 침상 머리맡에 앉아 한 손으로는 사발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유소영을 살며시 부축했다. 물을 다 마신 그녀는 아예 그의 품에 머리를 기댔고, 짙고 긴 속눈썹이 기분 좋은 나비가 날갯짓하듯 파르르 떨렸다.술에 취해 무방비한 상태로 한 남자의 가슴에 기댄 그녀의 숨소리가 점점 얕아졌다.고준형은 계속 앉아 있기도, 그렇다고 그녀를 밀쳐내기도 애매했다. 그때 몸종이 숙취 해소용 탕을 들고 들어왔다.“세자.”몸종이 입을 열자마자 고준형은 검지를 입술에 갖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눈짓을 보냈다. 세자 부인이 세자에게 기댄 채 이미 잠든 것을 본 몸종은 즉시 알아차리고 조심스럽게 탕을 내려놓은 뒤 밖으로 나갔다.*영씨 가문. 이틀만 지나면 돌잔치였고, 돌잔치가 끝나면 영선화는 정식으로 혼약을 맺어야 했다.그녀는 미래의 부군이 될 사람을 본 적이 있었다. 잘생기지도 않은 데다 성격까지 답답하기 그지없어 세자의 머리카락 한 올조차 따라오지 못할 위인이었다!마음을 포기하지 못한 영선화는 다시 후작부를 찾아가 세자를 찾았으나, 문지기는 세자가 아침 일찍 세자 부인과 함께 외출했다고 전했다. 두세 시간을 기다려도 세자가 돌아오지 않자, 영선화는 하는 수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녀는 모든 원망을 유소영에게 돌렸다.‘가증스러운 유소영! 왜 하필 오늘 세자 오라버니를 붙들고 나가서는! 도대체 뭘 하느라고, 이리 늦도록 돌아오지도 않는 거야!'아무 소득 없이 집으로 돌아온 영선화를 보고 왕씨는 화가 났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게냐? 류씨 가문과의 혼사는 이미 결정된 일이니, 딴마음 품지 마라. 싫어도 가야 한다! 네 아비와 나는 더 이상 네 투정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영선화는 울면서 따졌다. “어머니, 제가 친딸이 맞긴 한 거예요?” 말을 마친 그녀는 밖으로 뛰쳐나가 버렸다. 왕씨는 어쩔 수 없이 몸종들을 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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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영 노부인의 계획을 들은 고 부인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 됩니다! 준형이는 약을 복용 중이라 동침할 수 없습니다. 억지로 무리하게 했다가 몸이라도 상할 것입니다!”영 노부인이 딸의 손을 잡으며 설명했다. “준형이더러 하라는 게 아니다. 그 유씨에게 붙여줄 건장한 마부를 찾아두었다. 미향은 성욕을 돋우기도 하지만 환각을 일으키기도 하지. 준형이는 자기가 부인을 건드린 줄 알겠지만, 따뜻한 방에 누워있기만 하면 된다. 나머지는 마부가 알아서 할 것이다.”고 부인은 무척 놀랐다. “어머니, 그토록 완벽한 약을 어찌 아셨습니까?” “다 너를 위해서 그런 것 아니냐.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구한 약인데 값이 꽤 나가더구나.”그럼에도 고 부인은 내키지 않았다. “만약 준형이가 진실을 알게 되면요? 설령 아이를 갖는다 해도 남의 자식인데, 어찌 작위를 물려준단 말입니까?” 영 노부인이 연세가 들더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무리수를 두는 것 같았다.영 노부인이 혀를 찼다. “네가 나보다 더 둔하구나. 이건 당장의 위기를 넘기기 위함이다. 남의 자식은 나중에 기회를 봐서 치워버리면 그만이다. 너에게 시간을 벌어주려 이러는 것 아니냐! 지금 장훈이에게 아무리 첩을 십여 명 붙여준들, 민씨 부인보다 빠를 수 있겠느냐? 민씨 부인이 아들이라도 낳으면 그때는 돌이킬 수 없게 된다.”고 부인도 그 점이 걱정이었기에, 그저 천지신명님께 민씨가 딸을 낳게 해달라고 빌 수밖에 없었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민씨에게 손을 쓸 생각도 있었다. 어찌 됐든 민씨가 아들을 낳게 둘 수 없었지만, 가급적이면 사람을 죽이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영 노부인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유씨가 아이를 가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유씨가 아이를 늦게 가진다 해도 엄연히 적장자 며느리니, 준형이가 한마디만 거들면 후작도 유씨가 출산할 때까지는 작위 결정을 미룰 수밖에 없다. 폐하께서 후작부에서 가장 아끼는 이는 준형이고, 후작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지. 그러니 유씨는 반드시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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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유소영은 즉시 고개를 숙였다. “그때는 취해서 헛소리를 한 모양입니다. 너그럽게 봐주십시오.” 고준형은 정색하며 말했다. “당연하오, 내 어찌 진담으로 듣겠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람을 구하기 위해 기를 불어넣은 것은 부인의 의로움을 실천한 것이니, 어떻게 생각해도 손해를 본 사람이 부인은 아닌 것 같소.”유소영의 미간이 순식간에 찌푸려졌다. ‘뭐라? 그럼 손해 본 사람이 본인이라는 뜻인가?’ 시시비비를 따지려 했던 건 아니지만, 그의 뻔뻔함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유소영은 속으로 콧방귀를 뀌면서도 겉으로는 품위를 유지하며 말했다.“세자 말씀이 옳습니다. 제가 손해를 봤을 리 없지요. 따지고 보면 저는 재가한 몸이고, 비록… 아무튼, 기를 불어넣는 것과 입맞춤을 혼동할 리 없으니까요. 하지만 세자는 다르시지요. 의원도 아니니 일반적인 사고방식을 가지셨을 테고, 비록 부인을 둘이나 맞으셨으나 아직 합방도 못 해보셨으니, 세자께서 손해를 보신 셈이지요.”고준형의 눈에 웃음기가 더해졌으나, 진심은 담기지 않았다. 겉으로는 공손하나 실상은 비꼬는 말로 가득한 것을 그가 모를 리 없었다. 유소영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부디 마음 쓰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고준형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이 여인, 참으로 말대답이 매섭구나.’“세자, 어젯밤 잡은 그자가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실토했습니까?” 고준형은 평온한 표정으로 그녀를 주시했다. “알고 싶소?” 유소영은 그 말에 담긴 경고의 의미를 알아채고 빙긋 미소 지었다. “밖의 소란들을 잘 해결하시리라 믿습니다.” 어떤 일들은 많이 알수록 빨리 죽는 법이니.밤이 깊었다. 후작부 난향원. 고장훈은 진영에서 땀을 흘리고 돌아와 목욕을 하던 중, 갑자기 몸이 뜨거워져 견디기 힘든 기분을 느꼈다. 이때 임유정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얇은 비단옷을 입고 유혹적인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부군, 제가 목욕을 도와드려도 될까요?”임유정은 그날 이후로 고장훈과 합방하는 횟수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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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병풍 밖에서 석심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세자, 열을 내리는 약이라도 좀 지어올까요?” “나가라.” 고준형이 담담하게 답했다. 딱히 불편해 보이는 기색을 보이지 않자, 석심도 조금 안심했다. 이 밤은 유난히도 길었다.다음 날, 고 부인은 고장훈을 불러 후처 후보들을 보여주었다. “장훈아, 영씨 가문의 네 사촌 동생은 너보다 두 살이나 어린데도 벌써 아들 돌잔치를 한다. 네 처는 아이를 못 낳고, 통방이 하나 있다지만 결국 미천한 몸종 출신이 아니냐.” 고장훈이 짜증스럽게 말을 끊었다. “어머니께서 알아서 하십시오.” 그는 곧바로 진영으로 향했다. 고 부인은 아들이 이토록 순순히 협조하자 크게 안도했다. 후작의 작위는 본래 그녀 아들들의 몫이어야 했다. 서자에게 뺏길 수는 없었다!고장훈에게 첩을 찾아주고, 친정어머니의 계획대로 유소영이 하루빨리 아이를 갖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이틀 뒤, 영씨 가문의 돌잔치에 충용 후작은 아내와 두 아들, 두 며느리를 데리고 참석했다. 그 댁 장손을 본 충용 후작은 몹시 부러워하며 두 아들에게 실망감을 드러냈다.‘두 아들놈이 진작 손자를 안겨주었더라면, 내가 직접 나서서 힘쓸 일도 없었을 텐데!’안으로 들어가자, 남녀의 자리가 나뉘어 있었다. 유소영과 임유정은 고 부인을 따라 여객들이 모인 곳으로 향했다. 잔치가 시작되기 전이라 손님들은 대부분 자리에 앉지 않고 부인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임유정 주변에 아첨하는 이들로 가득했을 테지만, 오늘은 다들 유소영에게 몰려갔다.“세자 부인, 외출이 잦지 않으시어, 오늘에서야 뵙습니다. 정말 영광입니다.” 유소영이 은혜를 빌미로 세자에게 시집갔다는 소문이 파다했을 때는 다들 그녀를 비웃었으나, 막상 직접 대면하니 정중하게 대할 수밖에 없었다. 임유정은 그 광경을 보며 냉소적인 눈빛을 보냈다.유소영은 부인들과 금방 안면을 텄고, 사소하고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그중에는 악의를 품고 후작부의 사생활을 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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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유소영의 눈빛 속에는 영민함이 감돌았다. “가는 내내 내게 설명을 늘어놓더구나. 오히려 그 모습이 켕기는 구석이 있다고 내보이는 꼴이었지만.”아민도 돌이켜 생각해 보니 과연 그랬다. 국씨 어멈은 평소 말수가 적은 편이었다. 설령 고 부인의 뜻을 전하는 것이라 해도 굳이 그렇게까지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그 순간, 아민이 말했다. “아씨, 사람이 옵니다.”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영선화가 한쪽에서 뛰어왔다. 그녀의 눈에는 기쁨이 서려 있었고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쉬러 온 거냐?”유소영은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영선화가 아주 선심을 쓴다는 듯 말했다. “후작부 식구들이 쉬는 곳이 북원으로 바뀌었다는 소리 못 들었나 보구나?”유소영이 미간을 찌푸렸다. “북원이라고요?” “그래! 북원이다!”영선화는 이미 손을 써두었고, 북원에 비워둔 방으로 유소영을 보내면 자신의 계획을 실행할 수 있었다. 유소영이 머뭇거리며 움직이지 않자, 그녀는 속이 타들어 갔다. “어서 가보라니까!” ‘세자 오라버니가 왔다가 마주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유소영은 의구심이 생겼으나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알려주어 고맙습니다, 영 소저.”그녀는 아민을 데리고 동원을 벗어났다.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지자, 아민이 나직이 물었다. “아씨, 저 아씨도 수상합니다. 눈알을 굴리는 꼴이 딱 봐도 딴 맘을 품은 것이 티 났습니다. 북원엔 분명 함정이 있을 겁니다.”국씨 어멈의 이상한 행동까지 떠올린 아민은 영선화와 국씨 어멈이 짜고 유소영을 함정에 빠뜨리려 한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그렇다면 동원에 매복해 있으면 될 일이지, 왜 굳이 북원까지 보내는 것일까?’ 아민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유소영은 담담하게 지시했다. “그들이 무엇을 하려 하든, 우리가 피하면 그만이다.” “네, 아씨, 이제 어디로 가실 건가요?” 유소영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 “영씨 가문까지 왔는데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겠느냐.”*회장 안.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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