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형은 밖의 밤 풍경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어머니께서 저를 믿어주신다면, 그자는 제가 처분하겠습니다.” 고 부인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리였다. 영민한 고준형이 후작부의 명예를 보존할 방도를 모를 리 없었다.고준형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 부인에게 예를 갖추고 물러났다. 그는 돌팔이를 데리고 유경원으로 돌아갔다.돌팔이는 세자의 태도가 부드러워 보이자, 그가 성격 좋고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라고 여겼다. 그는 유경원으로 가는 내내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세자, 사실 저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고향에 물난리가 나지 않고, 입에 풀칠하기조차 어렵지 않았다면, 이런 짓까지 하지 않았을 겁니다. 게다가 그분의 하혈은 정말 저와 상관없는 일입니다. 제발 자비를 베풀어 용서해 주십시오!” 그가 아무리 애걸복걸해도 앞장서 걷는 고준형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를 압송하던 호위가 싸늘한 얼굴로 꾸짖었다. “입 닥쳐라!”곧 일행은 청우각에 도착했다. 이곳은 본래 임유정이 머물던 곳이었다. 임유정이 이사한 뒤 청우각은 잠시 비어 있었고, 낮에 청소하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고준형은 마당의 오동나무 아래에 멈춰 섰다. 달빛이 일렁이며 낙엽이 바람에 흩날렸다. 뒷짐을 진 고준형의 월백색 의복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모습은 폭풍우 속에서 펄럭이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그는 달빛을 빌려 거친 나무줄기를 바라보았다. 마치 명화를 감상하듯 진지했다.그는 등 뒤에 있는 돌팔이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고통만이 사람에게 교훈을 주는 법이지.” 하지만 돌팔이는 알아듣지 못했다. “세자, 저는 정말 결백합니다!” 고준형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의 눈동자는 평온하면서도 서늘했다. “네가 저지른 일에 대해 후작부는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 다만, 여기에 두 가지를 두고 가야 할 것이다. 하나는 멋대로 처방 약을 지은 네 손이고, 하나는 스스로 단속하지 못한 네 혓바닥이다.” 돌팔이의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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