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에는 지난 이삼 년 간의 후작부와 관련된 수입과 지출이 기록되어 있었다.유소영은 장부를 대강 훑어보았고, 이내 많은 문제점들을 발견했다. 아민이 나직이 물었다. “아씨, 이것만 있으면 고 부인과 영씨 가문이 아씨의 혼수품을 빼돌렸다는 걸 증명할 수 있겠죠?”“돌아가서 이야기하자꾸나.” 장부를 챙긴 유소영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장부의 단서를 토대로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야 했다. 일을 확실히 매듭지으려면 증거는 많을수록, 정확할수록 좋았다.*한편, 충용 후작부와 영씨 가문은 마주 앉아 자녀들의 혼사를 논의했다. 혼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왕씨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이것저것 장신구를 제외하고도 6만 금, 8만 은을 요구했다. 충용 후작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최근 폐하께서 세금을 줄이고 백성들에게 농토를 돌려주셨소. 우리 후작부에는 식읍(食邑:토지제도의 하나)을 향유하고 있으나, 수입이 그리 많지 않소! 게다가 최근 혼례를 여러 번 치렀기에 가진 돈이 별로 없소.”왕씨는 무표정하게 대꾸했다. “후작, 충용 후작부는 가문이 창성하고 며느리들도 출신 배경이 대단한데, 고작 이 정도 혼수밖에 못 내신단 말씀입니까? 혹 우리 선화가 후작부의 며느리 말고는 어디에서도 데려가지 않는다고 여겨 우습게 보는 건 아니겠지요!”“이보시오.” 충용 후작은 말이 나오지 않자, 영 대인을 바라보았다. “형님, 말 좀 해보십시오. 6만 금이라니, 너무 과하지 않습니까!”이삼 년 전이나, 몇 년 뒤라면 어떻게든 마련할 수 있었겠지만, 전에 빚 10만 냥을 갚느라 가문의 현금 유동성이 바닥났고, 유씨 가문에 돈을 빌려야 할 상황이었다. 후작부에는 지금 점포 몇 개만 남은 상태였다. 후작부의 주요 수입원인 식읍은 연간 100만 냥의 수입을 만들었지만, 식읍은 매년 한 번만 할 수 있기에 갑작스러운 큰 지출에는 융통이 어려웠다. 설상가상으로 작년에는 수해가 심해 백성들이 생활고를 겪자, 폐하께서 세금을 줄이고 휴경을 명령하면서 후작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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