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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부군의 형님: Chapter 191 - Chapter 200

421 Chapters

제191화

그녀는 임 재상을 들먹이며 위협했다. 하지만 충용 후작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재상부는 최근 입궁한 적녀를 고려해 후작부와 거리를 두며 왕래를 끊은 상태였다. 그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폐하를 모셔 온다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은 법도에 따라 집에서 내쳐도 되나, 너를 불쌍히 여겨 평처로 삼겠다는데, 어디서 불만이야!”임유정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눌렀다. ‘말도 안 돼! 유소영의 간통을 잡으려다 내 지위만 잃게 생겼잖아?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어!’잠시 후, 영 대인이 도착했다. 오늘 장손을 얻어 기분이 좋았던 영 대인은 친척들과 술을 마시다 딸에게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에 둥둥 떠 있던 기분이 순식간에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기분이었다. 기쁨이 슬픔으로 바뀌었고, 하마터면 목덜미를 잡고 쓰러질 뻔했다. 무엇보다 화가 나는 것은 고장훈을 탓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결국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자신의 어머니였기에. 그나마 후작부에서 책임을 지겠다며 영선화를 정실부인으로 맞이하겠다고 제안하여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겠군.” 영 대인은 차가운 얼굴로 타협했다.마지막 희망마저 잃은 영선화가 미친 듯이 날뛰었다. “싫습니다, 시집가지 않겠습니다! 세자 오라버니가 아니면 누구와도 혼인하지 않겠습니다! 차라리 죽어버릴 겁니다!” 영 대인이 격노했다. “이 아이를 끌어내어 잘 감시해라! 후작, 우리 앞채에 가서 아이들의 혼사를 논의합시다.” “아버지! 아버지!” 영선화는 입이 막힌 채 끌려갔다. 그녀의 어머니 왕씨도 차마 막을 수 없었다. 영선화에게 정실부인의 자리를 얻어준 것만으로도 최선을 다한 것이다.영씨 가문이 혼사에 관해 논의를 하려고 하자, 임유정은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부군, 다음 생에도 부부로 만나요!” 말을 마친 임유정은 갑자기 기둥에 머리를 들이받았다. 그녀가 이런 행동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고, 고장훈은 상황을 파악하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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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장부에는 지난 이삼 년 간의 후작부와 관련된 수입과 지출이 기록되어 있었다.유소영은 장부를 대강 훑어보았고, 이내 많은 문제점들을 발견했다. 아민이 나직이 물었다. “아씨, 이것만 있으면 고 부인과 영씨 가문이 아씨의 혼수품을 빼돌렸다는 걸 증명할 수 있겠죠?”“돌아가서 이야기하자꾸나.” 장부를 챙긴 유소영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장부의 단서를 토대로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야 했다. 일을 확실히 매듭지으려면 증거는 많을수록, 정확할수록 좋았다.*한편, 충용 후작부와 영씨 가문은 마주 앉아 자녀들의 혼사를 논의했다. 혼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왕씨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이것저것 장신구를 제외하고도 6만 금, 8만 은을 요구했다. 충용 후작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최근 폐하께서 세금을 줄이고 백성들에게 농토를 돌려주셨소. 우리 후작부에는 식읍(食邑:토지제도의 하나)을 향유하고 있으나, 수입이 그리 많지 않소! 게다가 최근 혼례를 여러 번 치렀기에 가진 돈이 별로 없소.”왕씨는 무표정하게 대꾸했다. “후작, 충용 후작부는 가문이 창성하고 며느리들도 출신 배경이 대단한데, 고작 이 정도 혼수밖에 못 내신단 말씀입니까? 혹 우리 선화가 후작부의 며느리 말고는 어디에서도 데려가지 않는다고 여겨 우습게 보는 건 아니겠지요!”“이보시오.” 충용 후작은 말이 나오지 않자, 영 대인을 바라보았다. “형님, 말 좀 해보십시오. 6만 금이라니, 너무 과하지 않습니까!”이삼 년 전이나, 몇 년 뒤라면 어떻게든 마련할 수 있었겠지만, 전에 빚 10만 냥을 갚느라 가문의 현금 유동성이 바닥났고, 유씨 가문에 돈을 빌려야 할 상황이었다. 후작부에는 지금 점포 몇 개만 남은 상태였다. 후작부의 주요 수입원인 식읍은 연간 100만 냥의 수입을 만들었지만, 식읍은 매년 한 번만 할 수 있기에 갑작스러운 큰 지출에는 융통이 어려웠다. 설상가상으로 작년에는 수해가 심해 백성들이 생활고를 겪자, 폐하께서 세금을 줄이고 휴경을 명령하면서 후작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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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조용한 창가에 앉으면 밖의 산수가 한눈에 들어와 그림을 연상하게 했다. 유람선에 앉아 있는 듯했다. 강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마음을 상쾌하게 했다. 유소영은 배가 많이 고팠다. 영씨 가문의 돌잔치를 축하하러 갔으나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본래 난향원으로 돌아가 주방에 음식을 시킬 생각이었으나, 세자는 망강루로 데려왔다. 그녀는 습관처럼 모든 음식을 두 젓가락씩만 먹었다.식사 도중 점주가 직접 들어와 인사를 건넸다. “세자, 세자 부인을 뵙습니다.” 점주는 웃으며 식탁 위를 힐끗 보더니 얼굴을 굳히며 물었다. “세자 부인, 오늘 음식이 입에 맞지 않으십니까?” ‘세자 부인의 입에 맞지 않으면, 세자의 입에도 맞지 않다는 것인데. 올해의 성과급은 날아가는 것인가?’유소영은 그저 의례적인 설문이라 생각하고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괜찮습니다.” 점주는 억지웃음을 지었다. ‘괜찮다고? 그럼 아직 부족하다는 소리잖아! 성과급은 없겠구나!’ 점주는 세자를 훔쳐보았으나 세자는 평소처럼 온화한 표정이라 희로애락을 가늠할 수 없었다. “세자 부인, 혹 건의하실 점이 있다면 편하게 말씀해 주십시오.”눈치 빠른 석심은 세자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는 것을 보고 즉시 점주를 가로막으며 밖으로 밀어냈다. “세자와 부인께서 식사 중인 게 안 보이나? 할 말이 있으면 나중에 하게.” 밖으로 나온 점주는 석심을 붙잡고 나직이 물었다. “세자 부인께서 대체 어떤 음식을 좋아하십니까? 지난번에 망강루에 오셨을 때도 얼마 안 드시더니, 오늘은 제가 직접 주방에 들어가 유행하는 메뉴들로만 내놓았는데, 어째서 드시지 않는 겁니까?” 석심은 그의 어깨를 툭 쳤다. “나중에 알게 될 걸세.” 그 말은 대답을 안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유소영이 무심코 말을 꺼냈다. “영 소저가 아주버님에게 시집가기 싫어하는데도, 억지로 혼사를 정했으니, 앞으로 후작부가 조용할 날이 없겠군요.” “유경원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오.” 고준형은 후작부가 남의 집인 양 무관심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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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아니면 손님이 예사롭지 않은 사람인 걸까?’ 안쪽에 있었던 그녀는 밖의 사람은 볼 수 없었으나 두 사람의 대화는 선명히 들을 수 있었다.“육황자 전하를 뵙습니다.” “하하! 세자, 너무 격식을 차리는군. 새로 맞이한 세자 부인이 절세미인이라던데, 사실이오? 강지영과 비교하면 누가 더 낫소?” “각자 다른 매력이 있으니,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일리가 있군! 며칠 전 사람들과 술을 마시다 그 여인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황성으로 돌아왔다더군. 내 즉시 부황께 강지영을 후처로 맞이하겠다고 했더니, 부황께서 허락하셨소! 하하!”병풍 안에서 그 말을 들은 유소영이 미간을 찌푸렸다.육황자는 방탕하고 바람기가 많아 첩이 수없이 많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 사람이 강지영을 진심으로 대해줄 리 없었다. ‘세자께서 강 소저를 좋아하시니 지금 무척 괴로우시겠어.'육황자는 그 말만 전하러 온 듯 곧바로 자리를 떴다. 유소영이 몇 번 숨을 고르고 나니 세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안색은 서늘했다. “돌아가겠소?” 유소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돌아가는 마차 안에서 유소영이 물었다. “강 소저는 육황자에게 억지로 시집가게 되는 것입니까?” 고준형은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폐하께서 허락하셨으니 억지로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소.” 그녀에게 말조심하라고 일러주는 것 같았다.유소영은 입술을 깨물었다. “세자, 막을 생각은 없으십니까? 강 소저가 육황자에게 시집을 가면 세자도 기회가 없을 겁니다.” 고준형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나와 그녀 사이에 무슨 기회가 필요한 것이오? 나에 대해 아주 깊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소.” 유소영은 멍해졌다. ‘오해?’ “세자께서 강 소저에게 품으신 마음이…”고준형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짐작하고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 “만약 우리에게 남녀 간의 정이 있었다면, 부인이 세자 부인 자리에 앉을 기회는 오지 않았을 것이오.” ‘과연, 그래서 전에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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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어머니! 왜 저를 때리세요!”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함부로 굴어서 때렸다! 선화야, 우리를 원망하지 마라. 고장훈에게 시집가야 할 것이다. 아무리 억울하고 힘들어도, 견뎌내야 한다! 세자 오라버니는 잊어라. 네가 좋아해야 할 사람은 오직 네 부군뿐이다!”영선화는 멍하니 굳어버렸다. 왕씨는 딸의 어깨를 잡고 타일렀다. “그리고 하루빨리 아들을 낳거라. 알겠니! 말을 듣지 않는다면 나도 너를 딸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 영선화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꼭… 꼭 이렇게까지 저를 몰아세워야 하나요?” 왕씨도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일은 이미 벌어졌고,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딸이 후작부에서 자리를 잡고 평생 순탄하게 살도록 돕는 것뿐이었다. “선화야, 세상에 이 어미만큼 너를 위하는 사람은 없다. 더 이상 이렇게 어리석게 굴어서는 안 된다.” 말을 마친 그녀는 딸을 세게 껴안았다.더 이상 돌아갈 길이 없음을 깨달은 영선화는 가슴을 치며 울었다. 너무나 후회스러웠다. 그 방에 들어가지 말아야 했다. 만약 다른 곳으로 시집갔더라면 서서히 세자를 잊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후작부로 들어가면 매일 세자를 보게 될 것이고, 심지어 그가 유소영과 다정하게 지내며 아이를 낳는 모습까지 지켜봐야 한다. 남은 생은 쟁취하지 못한 사랑의 고통 속에 살아야 한다! 그녀는 자기 행동을 미칠 듯이 후회했다.딸을 진정시킨 왕씨는 며느리 허씨 부인을 찾아갔다. 찰싹! 찰싹! 왕씨의 매서운 손찌검에 허씨 부인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바닥에 엎드렸다. “어머님! 제가 잘못했습니다!”왕씨는 화가 나서 허씨 부인의 손을 발로 짓눌렀다. 허씨 부인이 비명을 질렀다. “이 어리석은 것! 방 안에 누가 있는지 확인도 안 하고 간통을 잡으러 가? 당분간 방에 처박혀 반성해라! 또다시 멍청한 짓을 하면 집에서 쫓아낼 줄 알아!”허씨 부인은 핏대를 세우며 대답했다. “네… 네! 어머님,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허씨 부인도 방 안에 있던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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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왕씨는 모든 상황을 수습했다. 특히 영선화와 고장훈의 흉측한 모습을 목격했던 부인들의 입단속을 철저히 한 뒤, 영 대인과 함께 노부인을 뵙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영씨 가문의 노부인은 의자에 앉아 몸종이 떠먹여 주는 약을 마시고 있었다. 이번 일로 충격이 컸던 탓에 뒷수습을 왕씨에게 맡겼다. 영 대인이 말했다. “선화의 혼사가 결정되었습니다.” 노부인은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선화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게 되었구나. 그 아이에게 못 할 짓을 했어. 시집갈 때 혼수라도 아주 넉넉히 챙겨주어야겠다.” 유소영이 했던 말을 떠올린 노부인의 눈에 음흉하고 독한 기운이 서렸다. “그 유씨 계집은 방 안에 있던 사람이 선화라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막지 않고 일이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했다. 심보가 참으로 고약하구나!”영 대인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제 와서 그런 말씀을 하셔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류씨 가문에 가서 혼담을 파해야 한다고 전해야 하니 이만 쉬십시오.” 노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보거라.”방을 나온 왕씨는 어두운 안색으로 영 대인에게 나직이 경고했다. “오늘 이 모든 소동은 어머니께서 자초하신 일이에요. 아까 유소영을 언급하실 때 그 눈빛 보셨나요? 어머니를 잘 단속하세요. 또다시 분란을 일으키지 못하게 말이에요! 다른 건 다 묻어두겠지만, 선화의 혼사만큼은 무사히 치러져야 해요!” 영 대인이 짜증 섞인 투로 대답했다. “알았소! 그 연세에 설마 또 함부로 일을 벌이시겠소. 일단 류씨 가문부터 갑시다!”*충용 후작부. 유소영과 세자가 집으로 돌아오자, 몸종이 와서 말을 전했다. “세자, 세자 부인. 나으리께서 지금 당장 영향원으로 오라고 하십니다. 장군의 혼사를 논의하시겠답니다.”유소영이 영향원에 도착하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고 부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그녀를 맞이했다. “소영아, 오늘 일은 정말 내 잘못이다. 어머니께서 그런 계획을 세우는 것을 내버려두는 게 아니었는데. 가족끼리 이 일로 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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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영향원. 임유정은 머리에 하얀 붕대를 감은 채 세상에 기댈 곳 없는 가련한 모습으로 앉아 조목조목 따졌다. “8만 은이라니요? 부군의 봉록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 어찌 그 큰돈을 마련한단 말씀입니까?” 고 부인이 말했다. “유정아, 부부는 일심동체라 했다. 장훈이가 어려움에 부닥쳤으니 아내인 네가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임유정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 늙은이 같으니라고!’ 8만 은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설령 있다고 해도 고장훈이 아닌 영선화를 위해 쓸 수는 없었다.‘누굴 바보로 아나!’임유정이 답이 없자 충용 후작이 나섰다. “그저 체면을 차리기 위해 잠시 빌려 쓰는 것뿐이다. 선화가 들어오면 내 반드시 돌려주마. 어차피 난향원의 재산이 되는 것이니. 네 형님도 아랑곳하지 않고 6만 금을 보태겠다는데, 너는 왜 이리 계산적인 것이냐?”임유정은 입술을 깨물며 유소영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미소는 우는 것보다 보기 싫었다. “정말로 6만 냥을 내놓을 생각이오?” ‘멍청한 것, 그렇게 돈이 많으면 차라리 다 내지, 왜 나까지 끌어들이는 거야!’유소영은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아주버님의 혼사인데, 마땅히 해야 할 도리라고 생각합니다.”충용 후작이 결론을 내렸다. “그럼 그렇게 정한 것으로 알겠다. 유정아, 이따 사람을 시켜 네 혼수 중 현금화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 보거라.” “아버님! 저는 동의 못 합니다.” 임유정이 단칼에 거절했다. 충용 후작과 고 부인의 안색이 변했다. 임유정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정처 자리를 꿰차는 것도 모자라 저렇게 많은 혼수까지 요구하다니, 천하에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제가 시집올 때도 혼수를 이렇게 많이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그 여인의 요구를 우리가 다 들어줘야 합니까? 저희 아버지께서 고위직이긴 하나 청렴결백하셔서 제게 챙겨주신 혼수가 그리 많지도 않습니다. 아버님 또한 청렴하신 분인데, 영씨 가문이 저렇게 많이 요구하는 것은 필시… 유씨 가문을 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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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충용 후작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내일 영씨 가문에 가서 상의해 보고 결정하겠다.” 집안일들로 숨이 막힐 지경이었던 그는 즉시 자리를 떠나 남원 민씨 부인의 처소로 향했다. 고 부인 역시 기진맥진하여 두 며느리에게 말했다. “너희는 이만 돌아가거라. 나는 준형이와 이야기를 좀 나누어야겠다.”“네, 어머님.”*유경원. 향설원 안. 아민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아씨, 정말로 고 장군의 혼수를 내주실 거예요?” 6만 금에 8만 은은, 절대 적은 돈이 아니었다. 유소영은 영씨 가문에서 찾아온 장부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저 시간을 벌기 위한 계책일 뿐이다. 실질적인 증거를 찾아낼 시간이 필요하니 일단 영씨 가문을 안심시켜야지.” 임유정에게 함께 혼수 내라고 압박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임유정의 보잘것없는 혼수가 탐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 혼수들을 처분해 현금으로 바꾸려면 전당포를 오가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임유정이 순순히 피 같은 돈을 내놓을 리 없으니 한동안 더 악을 쓰며 시간을 끌 것이고, 그 소동이 길어질수록 유소영에게는 유리했다. 확실한 증거를 잡으면 그때 고 부인과 영씨 가문을 한꺼번에 청산할 생각이었다. ‘우리 가문의 재산은 그리 쉽게 넘볼 수 있는 것이 아니야.’*해 질 녘, 민씨 부인이 향설원을 찾아왔다. “오늘 아주 시끌벅적하더구나.” 민심자는 부채를 살랑살랑 흔들며 유소영 앞에 앉았다. 자기가 이곳의 주인이라도 되는 양 거만했다. 유소영이 무미건조하게 물었다. “또 무슨 일입니까?” 민심자는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며 말했다. “영씨 가문에서 혼수를 꽤 많이 요구했다면서?” “그렇습니다.” “나으리께서 방금 말씀하시길, 현금과 은자는 난향원과 유경원에서 낼 것이며 나머지는 네가 직접 마련하겠다고 했다지? 하지만 그것도 마땅치 않은 것 같구나.”아민이 미간을 찌푸렸다. ‘마땅치 않다니? 민심자가 아씨를 생각해서 하는 소리는 아닐 터.’ 아니나 다를까, 민심자는 유소영을 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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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고준형만 고장훈을 찾는 것이 아니었다. 임유정도 그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시부모가 영선화를 맞이하기 위해 자신의 혼수까지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지금 그녀는 고장훈의 도움이 절실했다. 하지만 임유정이 난향원으로 돌아왔을 때도 고장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초조함에 방 안에서 길길이 날뛰며 분통을 터뜨렸다. 진수가 그녀를 달랬다. “부인,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후작께서 내일 영씨 가문과 다시 상의해 보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임유정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당장 재상부로 가서 아버지와 상의해야겠다!” “네, 부인.”*재상부. 고준형과 세력 다툼을 벌이느라 한창 바빴던 임 재상은 임유정의 구차한 사정 따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다른 여자라면 몰라도 영씨 가문의 아이를 어떻게 취할 것만 취하고 내치겠느냐?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네가 알아서 해결해라!” “아버지, 모르는 척하시지 마세요!” 임유정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제가 어떻게 평처가 돼요? 이건 아버지를 능멸하는 처사입니다! 게다가 제 혼수까지 가져가 영선화의 혼수로 쓰려고 합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습니다!”임 재상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무능한 네 탓이다. 조정 일만 해도 산더미 같은데 네 뒷수습까지 해줄 시간이 어디 있겠느냐? 나가거라!”“아버지…” “나가라고 했다!” 임유정은 임 재상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안색이 흙빛으로 변했다. 그녀는 용기를 내어 아버지에게 반문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언니였어도, 이렇게 수수방관하셨을 겁니까! 언니는 적출이고 저는 서출이라 차별하시는…”찰싹! 불호령과 함께 뺨을 후려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한쪽 얼굴이 얼얼했다. 임 재상이 노발대발했다. “적출이든 서출이든 다 내 딸이다. 너희 모두를 똑같이 가르쳤거늘, 네 언니가 가진 것 중에, 네가 가지지 못한 것이 무엇이냐? 사소한 의식주부터 금기서화를 가르치는 스승까지 부족함 없이 채워주었다! 못난 네 탓이다! 내가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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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고장훈은 고개를 반쯤 숙인 채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잠시 후, 그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맞은편의 형님을 빤히 바라보았다. 눈동자에는 도발적인 기운이 서려 있었다. “형님은 제가 무슨 딴마음을 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선을 제압하듯 말을 이었다. “후작부와 형님의 명예를 위해 일을 막으러 달려갔던 것입니다. 그런데 형님께서 제 진심을 의심하시니, 참으로 서글프군요.” 고준형은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 “그러냐?”고장훈은 더욱 기세등등해서 말했다. “저는 피해자입니다. 그런데 형님은 도리어 저를 다그치시는군요. 외조모님께 따질 용기는 없으신 겁니까? 하기야 외조모님은 혜태비와 절친한 사이니, 형수님이 모략을 당할 뻔한 게 아니라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 한들, 형님께서는 외조모님과 맞서지는 못하셨겠지요?” “장군!” 석심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고준형은 손을 들어 석심을 제지하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고장훈을 응시했다.“계속해보거라.”쾅! 고장훈은 갑자기 두 손으로 석탁을 짚으며 고준형을 압도하려는 자세를 취했다. 그는 고준형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 눈에는 형님에 대한 존경도, 두려움도 없었다. “형님, 말씀드렸지요. 제가 원하는 것은 제힘으로 얻을 것입니다. 전처럼 제게 손찌검을 하려 하신다고 해도 이제 더는 겁먹지 않을 겁니다. 예전엔 형님을 존경했으나 이제는 아닙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깨닫게 되더군요. 화려한 명성 뒤에 그저 남들처럼 평범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니, 평범한 남자조차 못 된다는 것을요. 형수님에게 자식 하나 안겨주지 못해 후작부의 대를 잇지 못하는 사람이니까요. 그저 동생인 저를 질투하며 사사건건 억누르려 하는 병적인 지배욕만 있지요. 저는 이제… 형님의 실체를 다 파악했습니다!”그는 고준형이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고준형은 안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시종일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장훈아, 정말 많이 컸구나.” 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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