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종이 앞채에서 엿들은 내용을 토대로 허씨 부인에게 자초지종을 고했고, 허씨 부인은 그만 넋을 잃었다. “이십만 금이라니? 말도 안 된다! 시집온 이래로 그렇게 큰돈은 본 적도 없다! 유소영이 거짓말로 누명을 씌운 것이다!” “부인, 정말입니다. 노부인께서 양전 팔백여 마지기를 다 날리셨는걸요. 후작부 사람들이 떠나자마자 영 대인께서 즉시 셋째 도련님을 불러, 하시는 말씀이… 그 돈 일부는 셋째 도련님 도박 빚을 갚는 데 쓰였으니, 직접 세자 부인에게 갚으라고 하셨답니다.”허씨 부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어쩐지 예전에 졌던 도박 빚이 한꺼번에 청산됐다더니! 세상에… 잠깐! 부군이 무슨 돈이 있어서 빚을 갚는단 말이야?”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부군인 영씨 가문의 셋째가 안으로 들어왔다.막 도박장에서 끌려온 참인지 눈은 밤을 지새운 듯 핏발이 서 있었고, 병색이 완연한 졸음기 섞인 얼굴로 욕설을 내뱉었다. “빌어먹을! 나더러 빚을 갚으라니, 내가 무슨 수로 갚아! 부인 혼수는 어디 있소! 당장 내놓게!” 이십만 금의 빚이 있다는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하던 차에 부군이 제 사비까지 털어가려 하자, 울화가 치밀었던 허씨 부인은 그에게 달려들어 때리기 시작했다. “이 천벌을 받을 인간! 부군이 진 빚을 왜 제게 갚으라는 겁니까! 제 돈에 손대지 마십시오,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영씨 가문 셋째는 그녀를 거칠게 밀쳐내며 경고했다. “나한테 지랄하지 마오! 다 유소영 그년 때문이오! 별것도 아닌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잔말 말고 있는 돈 다 내놓으시오! 부족하면 친정 가서 빌려오시오!” 허씨는 통곡을 터뜨렸다. “차라리 저를 죽이십시오! 이십만 금입니다, 은도 아니고 금입니다! 어쩜 부군 같은 사람한테 시집와서는! 팔자가 참 기구하기도 하지!”한편, 왕씨도 앞채에서 난동을 피우고 있었다. 평소의 단아한 귀부인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영 대인을 추궁했다. “돈은요! 그 돈 다 어디다 쓴 겁니까!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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