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향원. 임유정은 분노를 쏟아내고 있었다. “천한 것! 어디 근본도 없는 게 감히 나랑 맞서려 들어!” 임유정은 꽃병의 꽃을 낚아채 짓이겨버렸고, 손에 꽃즙이 흥건히 묻어났다. 진수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 후 고장훈이 돌아오자, 임유정은 곧바로 평소처럼 온화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부군.”그녀는 아직 영씨 가문에 줬던 혼수 전부 유소영의 주머니로 들어간 것도, 자신이 보탰던 은자 천 냥마저 날아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는 안살림 권한을 얻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영향원에서는 고장훈에게 대놓고 말하기 어려웠으나, 더는 보는 사람이 없으니 거리낄 것이 없었다.“부군,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일은 옳지 않습니다. 민씨 부인이 들어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아버님 정신을 쏙 빼놓은 건지, 보통 여자가 아니에요. 후작부의 사람도 아닌데 어찌 진심으로 가문을 위하겠어요? 게다가 이미 아이도 가졌고 십중팔구 아들이라는데, 안살림 권한까지 넘겨주면 우리에게 불리해진다고요. 부군? 제 말 듣고 계세요?”혼수 문제로 머리가 아팠던 고장훈은 심기가 불편했다. 고 부인이 저지른 어리석은 짓을 임유정에게 차마 말할 수 없어 혼자 삭이는 중이었는데, 임유정이 옆에서 안살림 권한이니 아이니 계속 조잘대니 짜증이 치밀었다. “들었소. 부인이 알아서 하시오.” “부군과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상의하는 거잖아요.” ‘전혀 듣고 있지 않잖아!’ 임유정은 불만이 가득했다. ‘적이 문 앞까지 들이닥쳤는데 어찌 이리 여유롭단 말인가?’ 고장훈이 이마를 짚었다. “부인이 왜 이렇게까지 나서서 다투려는지 이해가 안 가오. 아버지께서 민씨 부인에게 맡기겠다고 하셨소. 게다가 이건 임시방편일 뿐이오. 조만간 어머니께 다시 돌아갈 것이고, 그 짧은 시간에 득실을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소?”임유정은 멍해졌다. 그가 자신을 나무라 하자, 임유정은 억울한 듯 눈물을 흘렸다. “저는 부군을 위해서, 우리 가정을 위해서 이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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