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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부군의 형님: Chapter 31 - Chapter 40

413 Chapters

제31화

고 부인은 유소영이 혼수 절도 사건만 조사할 줄 알았는데 살림 대권까지 그녀에게 넘어갈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이 후작부의 안주인은 나이거늘, 나리께선 어찌! 유소영 저년이 무슨 자격으로!’그러나 충용 후작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이렇게 하는 거로 하고 각자 처소로 돌아가거라! 사돈도 이만 돌아가시오!”한쪽은 그의 부인, 다른 한쪽은 재상가의 금지옥엽, 둘 중 누구에게 일을 맡겨도 다른 한쪽을 불신하는 꼴이 될 것이다. 유소영에게 조사를 맡기는 것이 가장 적절했다.게다가 오늘은 유성천도 이 자리에 있지 않은가.이 능구렁이는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이었다.자칫 잘못했다가는 밖에 소문이 나서 후작부가 며느리의 혼수를 빼앗았다고 떠들지도 모른다.충용 후작은 치미는 분노를 억지로 삼켰다.“장훈아, 넌 소영이와 함께 사돈을 모셔다드리거라.”아민은 속으로 불만이 가득했다.만약 상대가 임 재상이었다면 후작은 필히 친히 대문까지 모셨을 것이다.“예, 아버지.”고장훈은 음울한 어투로 대답했다.영향원을 나선 후, 유소영은 고장훈에게 말했다.“비록 오늘 휴일이긴 하지만, 장군께서도 공무가 많으실 테니, 아버지는 제가 모셔다드리겠습니다.”고장훈이 눈살을 찌푸렸다.“그게 무슨….”유성천도 옆에서 거들었다.“소영이 말대로 하게. 나는 이러한 사소한 예의를 따지지 않는다네!”고장훈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속으로는 오늘 장인의 언행이 혐오스럽긴 하지만, 겉으로는 귀족가의 체면을 차려 그에게 예를 행했다.“그럼 살펴 가십시오, 장인어른.”그가 자리를 뜬 후, 유성천은 냉소를 터뜨렸다.“저 자식 입에서 장인어른 소리를 들으려니 참으로 기분이 나쁘구나!”조금 전 고장훈이 어떻게 임유정을 감쌌는지 그는 똑똑히 보았다.장인인 그마저도 이렇게 화가 나는데 딸은 얼마나 속상할까.유소영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버지, 오늘 참으로 위풍당당하셨습니다.”오늘 그녀가 아버지를 저택으로 부른 것은 혼자 힘으로 일가족을 상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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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유소영은 그날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큰 오라버니가 변을 당한 후, 아버지는 하룻밤 사이에 흰머리가 가득 났다.그는 그녀를 끌고 조상의 위패 앞에 무릎을 꿇리며 평생 큰 오라버니의 일을 조사하지도 보복하지도 않겠다고 맹세하게 했다. 그러지 않으면 아비인 자신이 비명횡사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그때부터 큰 오라버니는 그들 부녀 사이에서 금기어가 되었다.아버지는 그녀의 고집스러운 성격에 오라비를 해친 자를 조사할까 늘 걱정했다.하지만 그녀가 어찌 아버지의 목숨을 걸고 한 맹세를 쉬이 저버리겠는가!큰 언니의 전례가 아직도 생생했다.“안심하세요, 아버지.”유소영은 축 가라앉은 목소리로 답했다.대문을 나선 그녀는 마차를 타고 떠나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애초에 후작부와의 혼사에 동의한 것도 상인의 딸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기 위함이었고 고장훈에 대해 첫인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리고 또 하나는 오라버니와 언니 때문이기도 했다.아버지의 안녕을 위하여 복수를 내려놓을 수는 있지만, 진실은 꼭 찾고 싶었다.위로 올라가야만 쉽게 짓밟히지 않고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그러니 세자 부인의 자리는 어떻게든 차지할 것이다.유소영은 평온한 눈빛으로 전방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그 시각, 영향원.충용 후작은 사람들을 물리고 부인과 독대했다.그는 싸늘한 얼굴을 하고 고 부인에게 물었다.“유소영의 혼수에 손을 댄 사람이 당신이오?”고 부인은 충격에 빠진 표정을 하고 부인했다.“저를 의심하시는 겁니까? 부부로 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아직도 제 됨됨이를 몰라서 이러십니까! 제가 후작부에 시집온 이후로 새 옷을 몇 벌이나 지어 입었습니까? 장신구들도 모두 혼인 전에 제가 가져온 것들이고 언제 새로 마련한 적이 있습니까? 저는 검소함을 지켜온 사람입니다. 며느리의 혼수를 독식할 이유가 있나요? 몰래 숨겨놓고 구경이나 하려고 그런 짓을 했을 것 같습니까?”충용 후작은 고 부인의 검소함을 인정했다.그러나 혼수는 영향원에 머무른 시간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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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의원은 사람들 눈을 피해 몰래 청우각으로 들었다.진맥을 마친 의원이 단언했다.“부인, 회임입니다!”임유정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다가오는 생신 연회에서 시아버지는 세자의 죽음을 공표할 것이다.그녀는 최근 불안에 떨며 혹시라도 회임이 안 될까 걱정했다.이 아이만 있으면 그녀에게는 든든한 보장이 생기는 셈이었다.고장훈은 이미 그녀에게 전방을 약속했다.만약 그녀가 회임한 상태로 고장훈에게 시집을 간다면 사람들은 그 아이가 세자의 자식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전방은 아이에게 안정된 가정을 주기 위한 부득이한 선택으로 여겨질 것이다.그렇게 되면 그녀와 고장훈 모두 너무 많은 비난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하물며 할머니께서 교지를 청하여 폐하께 혼인을 허락받는다면….춘화는 의원에게 은화를 건네고 몰래 그를 저택 밖으로 배웅했다.“부인, 너무 잘되었습니다!”임유정은 싸늘한 얼굴로 춘화에게 당부했다.“이 일은 당분간 비밀에 부쳐야 한다.”“예, 부인!”임유정은 냉소를 지으며 생각했다.‘멍청한 유소영, 잠시 살림 대권을 얻었다 한들 네가 뭘 할 수 있지?’고장훈은 원래 그녀를 연모했고 이제는 그와의 아이까지 생겼다. 이 아이는 고장훈의 장남인데 유소영이 무엇으로 그녀와 겨루겠는가!생신 연회가 끝나고 고장훈과 혼례를 올린다면 천한 상인의 딸을 후작가에서 쫓아낼 수 있을 것이다!‘세자의 정실 부인은 오직 나여야만 해!’임유정이 온갖 상상을 하고 있을 때, 서원에서 유소영도 소식을 접했다.“아씨, 호위가 엿들은 바에 따르면 임유정이 회임을 했다고 합니다.”유소영에게는 놀라운 소식이 아니었다.고장훈이 그렇게 열심히 씨를 뿌렸으니 진작에 아이가 생겨야 마땅했다.반면 아민은 마음이 불편했다.예전에 유소영은 진심으로 고장훈과 여생을 함께하고자 했다.만약 허무하게 그를 위해 2년을 허비하지 않았다면 아마 그녀도 자신의 아이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유소영은 담담하게 말했다.“아주버님은 이 일을 알고 계시려나.”지하실에 있는 고준형을 두고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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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고준형의 눈빛이 깊어지더니 날카롭게 그녀를 응시했다.“미안하지만, 그건 안 되겠소.”유소영은 숨이 턱 막혔다.들어주지도 않을 거면서 왜 물어본 거지?그녀의 인내심도 거의 바닥나고 있었다.고준형은 그녀의 실망을 알아채고 진지하게 말했다.“날카로운 비난은 그대를 갉아먹을 것이오. 내 만약 마음이 약해져 그대를 받아들이겠다고 한다면, 진실을 모르는 자들은 그대가 품행이 단정치 못하다고 욕할 것이오. 난 은혜를 원수로 갚고 싶지 않소.”“그대는 이미 한번 잘못된 혼인을 택했소. 난 그대가 한번 더 잘못된 길을 가는 걸 보고 싶지 않소.”유소영의 눈가에 미소가 맴돌았다.“아주버님께 가는 건, 잘못된 선택이 아닙니다. 아주버님이야말로 가장 정확한 선택이죠.”고준형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방금 그녀가 한 말들은 예의에 어긋난 것이었다.유소영은 더 이상 그를 보지 않으며 비통한 어투로 말했다.“이 세간에서 여인의 처지가 어렵다는 건 압니다. 하물며 상인의 딸인 저는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쉽게 내쳐지겠지요. 형님은 같은 여인으로서 저를 모욕하고 괴롭히며 모든 퇴로를 막았습니다. 저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아주버님뿐이에요.”그녀는 위태위태하고 연약해 보였지만, 속에는 고집과 야망으로 가득했다.고준형은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임유정이 그대의 앞을 막는다면 밀어내면 되오. 타인 때문에 일생을 망치거나 길을 잘못 들 필요는 없지 않소.”유소영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맑은 눈에는 이미 눈물이 고여 있었다.“제 인생은 고장훈과 혼인한 순간부터 이미 망했습니다! 부군이 출정한지 2년, 저는 기대를 품고 밤마다 외로이 잠들어도 괴롭지는 않았어요. 시어머니께서 저를 깔보시고 갖은 방법으로 괴롭혀도 견뎌낼 수 있었지요.”“부군께서 귀환하면 힘을 빌릴 수 있고 행복한 부부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나요? 그와 임유정은 밤마다 정을 통하는데 저만 가슴 앓으며 슬퍼해야 하나요?”“아주버님께선 제가 변덕이 심하다 하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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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손목에서 피가 철철 흘렀으나, 유소영은 유독 침착했다.방 안에 피비린내가 퍼지자, 그녀는 힘없이 몸을 뒤로 뉘며 고통스럽게 눈살을 찌푸렸다.점점 의식이 흐릿해지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죽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하지만 그녀는 타고난 도박꾼이기도 했다.그녀는 피가 계속 흘러나오도록 내버려두었다.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 같았을 때, 문이 열리며 찬바람이 불어들어왔다.그와 동시에 방 안으로 사람이 들어왔다.흐릿한 시야 사이로 어렴풋이 달빛이 스며들어 사내의 준수하고 깡마른 인영을 비추는 것이 보였다.사내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옷자락을 찢어 그녀의 상처를 감싸려 했다.유소영은 힘겹게 손을 들어 그를 밀어냈다.사내는 그녀의 손을 붙잡으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유씨, 정녕 죽을 생각이오?”유소영은 운명을 달관한 사람처럼 힘겹게 답했다.“아주버님께서 이번은 저를 구해주셔도… 다음, 그 다음에는….”고준형은 재빨리 그녀의 상처를 감싸며 타이르듯 말했다.“타인에게 구원을 바라느니, 스스로 강해지는 게 낫소. 세자 부인의 자리는 그대가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것이 아니오. 후작부는 그대의 감옥이 되어서는 안 되오.”“장훈에게 실망했다면 차라리 화리하시오. 후작부가 그대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리다.”희미한 달빛이 침상을 비추었다. 유소영은 힘겹게 눈을 뜨고 사내를 바라보았다.상처를 감싸는 동작은 신속하고도 정확했지만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화리?그녀가 이 지경까지 몰린 것은 고작 초라하게 이 집안을 떠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고준형이 상처 처리를 마치고 일어선 순간, 그녀는 안간힘을 써서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비록 그 힘은 미약했지만 그는 물에 빠진 자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화리는… 안 합니다. 후작부를… 떠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아주버님이 저를… 구원해 주세요….”고준형의 굳은 표정이 살짝 풀렸다.그는 손길을 뿌리치지 않고 걸음을 멈추었다.유소영은 힘겨운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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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제가…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사실… 아주버님은 아직 살아 계십니다!”노부인은 즉시 눈을 둥그렇게 뜨고 경악한 표정으로 유소영을 바라보았다.“뭐라고? 준형이가 살아 있다고? 이… 이게 다 어떻게 된 일이냐? 준형이는 이미….”유소영은 고개를 저었다.“아주버님께서는 독에 당해서 가사 상태에 빠졌던 거예요. 제가 약간의 의술을 알고 있어서 그리 추측했지만,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이 없고, 또한 예법 상 대놓고 아주버님의 옷을 벗기고 진료를 볼 수도 없었기에 감히 시어머니께 말씀드리지 못했죠. 해서 하는 수없이 아주버님을 청우각 지하실에 있는 술 저장고로 옮긴 후에 몰래 침을 놓아 독을 해독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다행히도 얼마전 아주버님께서는 의식을 회복하셨어요.”노부인은 그녀의 그러한 고민을 모두 이해했다.노부인은 유소영의 거짓말을 책망하기는커녕, 지금은 그저 기쁘기만 했다.동시에 이런 의문도 들었다.“그럼 준형이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 아직도 지하실에 있느냐?”“예.”“어서… 어서 나를 부축해서 그 아이를 만나게 해다오….”아끼던 장손이 되살아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어찌 감격하지 않을 수 있으랴.유소영은 부드럽게 노부인을 말렸다.“할머니, 그건 아니됩니다. 아주버님께선 비록 의식을 회복하셨지만, 당분간은 조용히 요양하며 몸을 추슬러야 합니다. 게다가… 아주버님께서는 걱정이 많으신 것 같아요.”“걱정이라니?”노부인은 그녀의 반응을 한참 살피다가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준형이가 깨어난 일을 집안의 다른 사람들은 아직 모르고 있느냐?”유소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아직 모릅니다.”“이건 준형이의 뜻이더냐?”노부인은 그 이유가 의아했다.유소영은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할머니, 아주버님께서 갑자기 독에 당하신 것이 매우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세요? 아주버님께선 지금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니, 또 누군가가 자신을 해치려 할까 걱정하시는 듯 해요.”노부인은 즉시 무릎을 쳤다.“그래! 조심해야지! 그래서 이 할미도 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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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오랜 침묵 끝에 노부인이 입을 열었다.“준형이는 너에게 화리를 권했는데 너는 이 일을 어찌 생각하느냐?”유소영은 고개를 들고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노부인을 바라보며 말했다.“할머니, 제가 비록 미천한 상인 가문의 딸이지만, 한번 시집을 가면 되돌릴 수 없다는 이치는 알고 있습니다! 설령….”그녀의 눈빛에 스쳐 지나간 고통과 슬픔에 노부인은 가슴이 아팠다.노부인이 이어서 물었다.“설령 부군 된 자가 너에게 죄를 지었다 해도 말이냐?”그녀는 노부인이 이렇게 직설적으로 나올 줄 몰랐다.유소영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할머니, 저는… 무정한 사람이 아닙니다. 오래전부터 부군이 형님을 연모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하오나 제가 무슨 자격으로 막을 수 있었을까요?”노부인이 말했다.“바보 같은 아이야, 너는 장훈이의 정실 부인인데 어찌 자격이 없다는 말이니?”“할머니, 저도 거역하려 했어요. 그러나 부군께서는 형님과 자신의 사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저를 집안에서 내쫓겠다고 협박하셨지요.”“그게 무슨!”노부인은 보기 드물게 화를 버럭 냈다.노부인은 애잔한 눈빛으로 유소영을 바라보며 말했다.“넌 한 사람만 끝까지 따르겠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이는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노부인은 임유정을 떠올렸다.형수와 합방을 하는 일은, 만약 고장훈 혼자 밀어붙였다면 불가능했을 테니, 반드시 임유정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다.노부인은 유소영이 더욱 안타까웠다.소영은 고장훈이 임유정을 연모한다는 사실만 알아차렸을 뿐, 임유정 또한 고장훈에게 뭔가 바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듯했다.그러나 노부인은 이해할 수 있었다.안방에 갇혀 살림이나 하며 살아가는 여인으로서 부군을 잃는다는 것은 곧 의지할 곳을 잃는다는 의미였다.임유정이 고장훈을 붙잡고 싶어 한 것은 그녀를 탓할 일이 아니었다.그러나 고장훈을 꼬드겨 다른 여인의 마음에 난도질한 것은 부당한 일이었다.노부인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뭔가를 해야 하겠구나.’노부인은 유소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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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황제를 설득하기 전에 노부인은 해야 할 일을 떠올렸다.노부인은 이씨 어멈을 시켜 각 처소에 전갈을 보내도록 했다.잠시 후, 충용 후작 부부와 임유정이 도착했다.노부인은 손에 지팡이를 짚은 채,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그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장훈은 지금쯤 군영에 있을 테니, 굳이 부르지 않았다. 물론 그 아이를 굳이 부를 필요도 없었지.”고 부인이 물었다.“어머님,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나요?”노부인은 그녀를 힐끗 흘겨본 후, 아들을 바라보며 물었다.“전방에 대하여 너는 어찌 생각하느냐?”충용 후작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이미 논의가 끝난 일입니다. 이게 충용 후작부에 가장 이로운 선택이지요.”너무 직설적인 그의 말에 고 부인이 변명하듯 덧붙였다.“유정이는 어린 나이에 과부가 되었으니 참으로 불쌍하지 않습니까. 저희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임유정은 혼수품 도난 사건을 일단 제쳐두고 고 부인에게 감사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머님이 이리도 며느리인 저를 아껴주시니, 참으로 감읍할 따름입니다.”“할머니, 제가 도련님에게 재가하려는 것은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떠나간 부군을 대신해 효를 계속하려는 것뿐입니다. 이러지 않으면 아버님 뜻에 따라 저는 분명히 다른 가문에 시집을 가야 하니까요.”그녀는 충용 후작부가 재상부의 딸을 잃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며, 재상부라는 뒷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을 확신했다.역시나 충용 후작이 단호히 말했다.“어머니, 전방에 관한 일은 어머니께서 동의하지 않으신다 해도, 제가 반드시 이룰 것입니다. 어머니, 부디 후작부의 안위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해 주십시오.”“어머니도 아시겠지만, 충용 후작부가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은 바로 외가의 사건에 연루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어머니께서 나서서 집안을 도와야….”“나으리.”고 부인이 말을 끊으며 노부인의 눈치를 살폈다.노부인의 두 눈에는 실망이 가득 담겨 있었다.‘배 아파 낳은 내 아들마저도 나와 내 친정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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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황제는 다리가 불편한 노부인에게 자리를 권했다.“준형이가 첩을 들이려 한다고?”황제가 물었다.만약 첩실을 들이는 일이라면 굳이 황궁까지 찾아와 황제를 알현할 필요가 없었다.노부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첩이 아니라 정실을 들이려 합니다.”그 말을 들은 황제의 표정이 음침하게 굳었다.“뭐라? 황당하구나! 고준형은 이미 정실이 있지 않느냐!”노부인은 고개를 푹 숙이고는 지친 목소리로 아뢰었다.“폐하, 소인의 간청을 들어주시옵소서.”해명 한마디 없는 노부인의 모습에 황제는 더욱 당황스러웠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아무런 연유도 없이, 어찌 그런 교지를 내릴 수 있겠느냐?”“짐이 기억하기로, 고준형의 부인은 재상의 딸이었지 않느냐? 그 아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길래 집안에서 내쫓게 된 것이냐?”노부인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집안의 추문은 밖으로 드러내선 안 되는 법.적어도 지금 당장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황제에게 아뢸 수 없었다.“폐하, 부디 허락하여 주시옵소서!”황제는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겼다.“후작부의 집안일이라면 더 이상 캐묻지 않겠다. 다만 짐이 허락한 하나밖에 없는 소원을 정녕 이 일에 쓰려는 것이냐?”황제가 보기에 이는 가치 없는 일이었다.노부인은 이 소원으로 더 큰 이익을 도모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노부인은 공손하게 허리를 굽혔다.“폐하, 이 늙은 것은 이미 결정하였습니다.”이 나이가 되니, 이미 욕심 같은 것은 오래전에 사라졌다.고준형과 소영을 위해 무언가 해줄 수 있다면 그 무엇보다 값진 일이었다.“좋다!”황제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윤 내관, 교지를 작성하거라!”비록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지만, 이 나라의 황제로서 겪은 황당한 일들이 어디 한두 가지겠는가?먼 옛날 그의 누이가 유부남에게 한눈에 반하자, 선제는 그의 부인을 죽이고 사내를 부마로 책봉한 일도 있었다.고준형은 양나라에서 꼭 필요한 인재이니, 그가 부인을 바꾸고 싶다는데 들어주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그런데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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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유소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며칠 후면 아버님의 생신 잔치가 있습니다. 먼저 그 일에 전념하고 화리 이야기는 그 이후에 다시 꺼내도록 하겠습니다.”노부인도 이에 동의했다.생일 연회 전에 화리부터 꺼낸다면 불필요한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노부인의 방에서 나온 유소영은 고준형의 옥패를 꺼내 아민에게 건넸다.“벙어리를 시켜 이걸 세자께 돌려드리거라.”“예, 아씨.”잠시 후, 아민이 돌아왔다.유소영은 무심한 듯 책을 읽고 있다가 돌아온 아민에게 물었다.“세자께서는 뭐라고 하시더냐?”옥패를 잃어버렸다면 진작에 알아챘을 텐데, 지금 그녀가 제 발로 찾아가 옥패를 돌려주었으니 반드시 의심을 품었을 것이다.아민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아씨께 감사하다고 하시던데요.”유소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으신 건가?’지하실.고준형은 무표정한 얼굴로 옥패를 어루만졌다.벙어리가 식사를 가져오자, 그는 무심코 벙어리에게 물었다.“할머니께서 오늘 입궁하셨느냐?”벙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고준형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나는 며칠간 외출할 테니, 너는 남아서 이곳을 지키거라.”벙어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다음 날, 유소영은 집안 살림을 맡은 후, 전보다 더 바쁘게 보냈다.내원의 큰일 작은일 모두 그녀의 확인을 거쳐야 했다.아침 식사가 끝난 후, 그녀는 영향원으로 문안을 드리러 갔다.고 부인은 짐짓 걱정하는 투로 그녀에게 물었다.“혼수 도난 사건은 진전이 있느냐?”유소영은 덤덤히 답했다.“아직은 없습니다.”고 부인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나도 그렇겠거니 생각했단다. 조사가 어려운 게, 집안에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느냐. 너는 집안 살림까지 맡았으니 이 많은 일을 어찌 혼자서 다 감당하겠어? 차라리….”유소영은 시어머니가 살림 대권을 다시 가로채려는 것임을 바로 알아차렸다.그녀는 고 부인의 말을 가로채며 말했다.“어머님, 실은 범인을 잡고 잃어버린 혼수를 되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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