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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부군의 형님: Chapter 51 - Chapter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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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화리서를 받아든 유소영은 만감이 교차했다.지난 2년간의 헌신이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만 것이다.신혼 초기에는 그녀 역시 고장훈과 보통의 부부가 되어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고 싶었다.자신이 그의 출세길을 순탄하게 닦아주면 그는 자신을 상인의 딸이라는 비천한 신분에서 벗어나 아무도 함부로 할 수 없게 지켜주리라 생각했다.비록 그의 마음에 다른 여인을 품고 있고 나중에 첩실을 들이더라도 개의치 않았다.그러나 그가 나중에 보여준 자기중심적이고 편협한 태도는 그녀로 하여금 그는 평생을 함께할 가치가 없는 사람임을 깨닫게 했다.지금 당장 멈추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었다.고장훈은 그녀가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고 확신했다.‘역시 소영은 화리를 원치 않았어!’지금 그녀에게 다가가 다정한 말 몇 마디만 해준다면 그녀는 필히 생각을 돌릴 것이다!고장훈이 뭔가를 말하려던 순간, 유소영이 입을 열었다.“인주를 가져오거라!”“예, 아씨!”아민이 활짝 웃으며 인주를 그녀에게 건넸다.고장훈은 다급히 말했다.“화리서를 다시 자세히 읽어 보시오! 처음부터 다시!”유소영은 들은 척도 않고 주저없이 손가락에 인주를 묻혔다.“유소영! 다시 한번….”그 모습을 본 고장훈이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유소영은 낮게 깔린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예, 봤습니다. 허나 고작 짧디 짧은 2년일 뿐, 영원은 아니지 않습니까?”고장훈은 그녀가 그 구절을 보고도 화리를 원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이가 갈리고 손이 떨렸다.그녀가 주저 없이 지장을 찍는 모습을 보고 고장훈은 이를 갈며 말했다.“앞으로 후회나 하지 마시오!”탁!붉은색 지장이 검은색 글씨와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고장훈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정말 이대로 끝이라고?’아민은 대놓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드디어 이 쓰레기 같은 인간에게서 벗어날 수 있겠구나!’이제 더 필요한 것은 고장훈의 지장이었다.곧이어 시종이 이혼서를 들고 그의 앞으로 다가왔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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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이 목소리는….’임유정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연회청에 남아 있던 사람들도 고개를 돌려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청색 비단 두루마리를 입고 옥관을 쓴 준수한 사내가 입구 쪽에 서 있었다.손님들은 순식간에 충격에 빠졌다.“어떻게 된 거지? 분명 죽었다고 했는데… 어찌하여 멀쩡히 서 있는 거지?”“세자 부인이 전방을 하자마자….”쾅!겁에 질려 뒷걸음질치던 임유정은 그대로 식탁에 허리를 부딪치고 말았다.음식상이 엎어지며 그릇들이 바닥으로 떨어졌다.그녀는 아무 말도 못하고 벌벌 떨고만 있었다.그러나 사람들의 관심은 그녀가 아닌 고인이라고 생각했던 고준형에게 쏠려 있었다.충용 후작 부부도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준형이니?”고 부인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세자를 바라보며 물었다.일전에 세자의 죽음을 고했던 시종은 그저 적절한 시기에 등장하여 미리 준비한 얘기만 했을 뿐, 고준형의 시신을 확인하지는 않았다.사실상, 유소영이 시신을 술 저장고에 두고 부패를 막는 독가루를 뿌렸다고 했기에 아무도 저장고에 발을 들이지 않았던 것이다.하지만 시신을 보지 못했더라도 그전에 의원이 그에게 사망 진단을 내린 것은 사실이었다.어찌하여 이렇게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일까?고 부인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충용 후작을 바라보았다.충용 후작 역시 충격에 빠진 얼굴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정말… 준형이니? 너는… 분명….”고준형은 한 걸음 물러서서 고귀한 자태로 아버지에게 예를 행했다.“근심을 끼쳐드려 송구합니다, 아버지.”충용 후작은 만감이 교차했다.그러나 기쁨에 취할 새도 없이 방금 전의 전방 문제가 떠올랐다.문서까지 이미 작성하였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임유정은 그 자리에 꼼짝도 못하고 얼어 있었다.그녀는 멍하니 자신의 부군을 바라보았다.후회가 밀려와 가슴이 미어질 것 같고 한없는 죄책감이 몰려왔다.‘하늘은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거지?’고장훈은 그녀가 잠깐 기댔던 사람일 뿐, 세자야말로 그녀가 진심으로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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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유소영은 온몸이 얼어붙은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고준형의 등장이 기쁘지 않았다.모든 계획에 어긋나는 일은 그녀의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그때, 고준형이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아민마저 바짝 긴장하며 그를 바라보았다.‘세자께선 대체 무슨 생각이시지?’모두의 시선이 고준형의 움직임을 따라갔다.고장훈과 임유정 역시 마찬가지였다.고준형은 유소영의 앞에 이르자, 진지한 얼굴로 그녀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자리했던 모두가 놀랐다.조금 전 충용 후작은 자신의 아버지에게조차도 고개만 숙였을 뿐, 지금처럼 허리를 굽혀 격식을 차리지 않았다.유소영은 이미 후작부에서 내쳐진 여인이다. 설령 그녀가 고장훈의 부인이었다 해도 아주버님으로서 그녀에게 이런 예를 행할 이유는 없었다.유소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고준형이 입을 열었다.“목숨을 살려준 은혜에 감사할 따름이오. 상황이 급박하여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군.”이 말에 사람들은 더욱 경악했다.유소영이 세자를 구했다니?임유정은 어안이 벙벙했다.‘이게 다 무슨 일이지?’고장훈도 멍하니 유소영을 바라보고 있었다.의원도 아닌 그녀가 어찌 형님을 구했단 말인가?유소영은 부인하지 않고 고준형에게 허리를 굽혀 답례했다.“세자께서 무사하시다니, 천만다행입니다.”임유정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저으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어떻게 이런 일이… 왜 하필 유소영이야?’세자는 사망 진단을 받은 지 벌써 두 달이 넘었고 신선이 와도 죽은 사람을 살려낼 수는 없을 것이다.유소영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충용 후작과 고 부인은 어안이 벙벙하여 서로를 바라보았다.지금 이 상황은 그들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었다.임유정의 얼굴색이 파랗게 변했다.만약 세자가 살아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절대 그 전방 문서에 서명하지 않았을 것이다!‘세자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어?’가장 중요한 것은 뱃속의 아이였다.임유정은 불안했다.이 아이는 세자의 자식이 아니라, 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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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어머니!”충용 후작이 당황하며 소리쳤다.“어머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그는 제 귀를 의심했다.고 부인도 얼빠진 얼굴로 시어머니를 바라보았다.‘저 할망구가 대체 무슨 노망난 소리를 하는 게야! 준형이와 유소영을 이어주다니! 절대 안 돼!’“할머니!”임유정과 고장훈도 거의 동시에 소리쳤다.임유정은 눈을 크게 부릅뜨고 노부인을 바라보았다.‘어떻게 그런 헛소리를! 유소영이 무슨 자격으로!’그녀는 아직도 자신을 세자 부인이라 생각하기에 노부인이 사람들 앞에서 그런 말을 하니 참을 수 없는 수치심이 들었다.고장훈도 분노에 치를 떨었다.‘소영은 내 부인인데 어찌 그런 소리를!’그러나 노부인은 그들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안 될 게 뭐가 있겠느냐? 소영이는 이미 이혼서에 지장을 찍었고, 유정이도 장훈이와 전방서를 써서 곧 부부가 될 신분이니, 소영이와 준형이 모두 홀몸 아니더냐….”자리에 있던 손님들은 하나같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세자가 세상을 뜨고 세자 부인이 전방을 하게 되면서 차남 내외가 이혼하게 되었는데 세자가 죽었다 살아나서 전 제수를 부인으로 맞이한다니!임유정은 분노가 치밀었지만 반박 한마디 할 수 없었다.이미 쓴 전방서는 그렇다 해도 이미 그녀는 고장훈의 아이를 배었고 더욱이 노부인은 이미 황제에게 청하여 혼인을 하사한다는 교지까지 내려진 마당에 그녀와 고장훈은 이미 하나로 묶여버린 운명이었다.그녀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하지만 그렇다고 유소영이 세자 부인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두고 볼 수 없었다. 세자처럼 고결한 분의 옆자리를 어찌 유소엉처럼 미천한 사람이 차지한단 말인가!그녀는 속으로 화를 삭이며 유소영을 바라보았다.유소영은 바짝 긴장하여 고준형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무거운 표정을 하고 할머니를 바라보고 있었다.유소영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결국 여기까지 왔구나.’승패는 결국 한순간에 달렸다.노부인이 교지를 꺼내든다면 그는 황명을 거역할까?노부인이 식탁을 두드리며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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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임유정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고통스러운 시선으로 고준형을 응시했다.‘나를 죽음으로 내몰고 계신 겁니까!’임 재상은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한심한 것! 혼인한지 몇 해가 지났는데 아직도 세자와 합방을 하지 못하다니!’충용 후작과 고 부인의 표정도 굳어버렸다.유소영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그녀는 고준형의 안방 일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임유정이 3년 동안 단 한 번도 그와 합방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의외였다.이렇게 보면 그들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었다.어쩌면 고준형이라는 사람은 고장훈보다도 더 냉정하고 무정한 사람 같았다.그를 직접 진료한 적이 있기에 그녀는 그가 밤일을 치르지 못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렇다면 단 하나의 가능성은, 그저 그가 임유정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녀를 멀리했다는 것뿐이었다.그러나 결국 혼인이 성사되었는데 그 정도로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니, 결코 고장훈에 뒤처지지 않는 박정한 사람이었다.고장훈은 적어도 그녀와 동침하여 아이를 배게 해줄 생각은 있었으니 말이다.유소영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뱉으며 마음을 가다듬었다.그녀 곁의 아민은 극도로 긴장하고 있었다.여인의 결백이 얼마나 중요한데, 임유정을 대하는 세자의 태도를 보면 그는 절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온화하고 다정한 성격이 아니고, 실제로는 매우 무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만약 아씨가 그를 이용했다는 걸 알고, 황제의 교지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억하심정에 아씨를 폭로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아씨, 저희는 먼저 돌아가는 게 어떨까요?”아민이 작은 소리로 권했다.손님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아이가 세자의 핏줄이 아니라면, 대체 누구의 아이란 말이오?”“귀한 재상부의 딸이 이리도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니!”임유정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측은지심이 들 정도였다.그녀는 필사적으로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다가 결국 시선은 고장훈에게 머물렀다.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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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교지가 도착하니 거동이 불편한 노부인을 제외하고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행했다.충용 후작은 여전히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예정대로라면 황명은 오늘이 아닌 내일에 내려져야 했다.그의 안색이 퍼렇게 질렸다.‘설마 어머니께서 폐하께 청하신 전방 교지가 오늘 내려진 것인가?’그는 불만스러운 눈길로 노부인을 바라보았다.계획대로라면 오늘은 고준형의 죽음을 선포하였으니, 오늘 바로 황명이 내려진다면 모양새만 우스워질 것이다.‘연세가 드셔서 노망이 나셨나! 어찌 이런 실수를!’그러나 교지는 이미 도착하였으니 윤 내관을 돌아가라 할 수도 없었다.충용 후작은 다급히 앞으로 나서며 아직도 멍하니 서 있는 고장훈의 등을 떠밀었다.“어서 황명을 받들지 않고 뭘 머뭇거리느냐!”고장훈 역시 교지가 이렇게 빨리 내려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하지만 그가 간절히 바라던 바이기도 했다.혼인을 허락한다는 교지만 있다면 그와 형수 사이에도 이제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유일하게 걱정되는 점은 형이 죽지 않고 살아 있으니, 나중에 폐하께서 아시면 군주를 기만한 죄를 묻지 않을지, 그게 걱정되었다.그러나 이는 할머니께서 큰아버지의 전공을 바쳐 청을 올리신 거니, 폐하께서 굳이 이 상황에 죄를 묻지는 않으실 것이다.그는 곧바로 앞으로 다가서며 허리를 굽혀 예를 올렸다.이때, 교지를 낭독하러 온 윤 내관이 근엄한 목소리로 물었다.“유소영, 유 낭자는 어디 계신가?”고장훈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윤 내관을 바라보았다.이 교지가 유소영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유소영은 앞으로 나아가 공손히 예를 행했다.“제가 바로 민녀 유소영입니다!”아민은 아씨의 뒤를 바짝 따르며 손에 땀을 쥐었다.‘큰일이야! 이는 분명 아씨와 세자의 혼인을 허락한다는 교지일 거야!’그녀는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만약 세자가 강요에 의해 혼인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도 모른다.임유정은 다른 것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오직 교지가 빨리 선포되기만을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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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할 일을 마친 윤 내관이 궁으로 돌아가자, 남은 사람들은 여전히 충격과 의문 속에 빠져 있었다.충용 후작은 문득 정신이 들어 고준형의 팔을 붙잡았다.“준형아, 교지는 네가 청한 것이냐?”고 부인 역시 쫓아와서 물었다.“이… 이게 사실이더냐? 네 할머니가 강요한 것이지?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고준형은 평온한 어투로 답했다.“아무도 저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의식을 회복한 후에 전방과 화리 소식을 듣고는 곧바로 사람을 시켜 궁중으로 달려가 교지를 청한 것입니다.”고장훈은 형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가 그 말을 듣고 나니 분노가 치밀었다.“형님께선 의식을 회복하셨다면 왜 일찌감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까! 형님께서 나타나기만 했어도 우리가 이렇게까지….”고준형은 담담히 말했다.“이미 늦었다. 그때 너와 유씨는 이미 화리서에 지장을 찍었고 전방도 기정사실이 되었으니.”자리에 있던 손님들은 왜 교지가 지금 도착했는지 그제서야 깨달았다.양나라의 교지는 외제와 내제로 이루어지는데 외제는 대신들의 동의를 거쳐 중서령이 작성하여 이루어지니, 절대 하루 사이에 도착할 수 없었다.내제는 황제가 직접 내린 명으로 타인을 거칠 필요 없이 바로 도착할 수 있었다.고장훈은 억울함을 참을 수 없었다.“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형님께선… 유소영과 혼인할 수 없습니다! 저 사람은 제 부인입니다!”고준형은 입꼬리를 살짝 비틀며 비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그 표정은 마치 바람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장훈아, 아직도 모르겠느냐? 유씨는 내게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기도 하고 일전에 유씨 가문은 우리 후작부를 구제해 준 집안이기도 하다. 후작부는 이 은혜를 마음에 새기고 보답하여야 해. 그러나 너는 전방을 서두르며 유씨가 스스로 화리를 택하게 하고 나를 배은망덕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네 형님으로서 어찌 동생이 잘못된 길로 드는 것을 지켜만 볼 수 있겠느냐?”고장훈의 안색이 퍼렇게 질렸다.이어 고준형은 자리에 있는 관원들과 집안의 어르신들을 향해 정중하게 말했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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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한편, 노부인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준형아, 소영아, 두 달 후에 길일이 있으니 너희는 하루빨리 혼례를 올리고 이 후작부에 상서로운 기운을 가져오거라!”유성천은 두 손 들어 찬성했다.“좋습니다! 그럼 그렇게 알고 진행시키지요!”충용 후작은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그토록 눈엣가시처럼 거슬리던 유성천과 또 사돈이 되다니!고 부인 역시 불만이 가득했지만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준형은 즉시 답하지 않고 유소영에게 물었다.“그대는 어떻게 생각하시오?”유소영은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했다.솔직히 그녀 역시 지금은 마음이 혼란스러웠다.비록 그녀가 바라던 대로 이루어졌지만 그녀가 늘 느끼기에 고준형이라는 인물은 늘 예상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니,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고준형은 왜 스스로 나서서 황제에게 교지를 청해 혼인을 허락받았을까?노부인은 말이 없는 그녀를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소영아,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느냐? 뭐든 괜찮으니 말만 하거라!”유소영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어르신들의 결정에 따르겠습니다. 저는 아무 이의 없어요!”고준형은 탐구의 눈빛으로 유소영을 슬쩍 살폈다.“그럼 그날로 정하겠습니다.”부드러운 그의 말투는 마치 그들의 사이가 아주 좋은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유소영은 다소 적응이 되지 않았다.차라리 고장훈처럼 자신에게 냉담하게 대하는 편이 오히려 편안함을 느꼈다.세자가 매번 부드럽고 온화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을 걸 때마다 그녀는 다소 불편함을 느꼈다. 결국 그들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친밀한 사이는 아니었기 때문이다.유성천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좋아! 아주 잘 됐구먼!”충용 후작은 지금 조금도 웃을 기분이 아니었다.이 무슨 생신 연회란 말인가!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어지러웠다.유일하게 기쁜 점이라면 장남이 다시 살아난 것뿐이었다.그 나머지는 모두 그의 체면을 깎아내리고 가슴에 비수를 꽂는 일이었다.장남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차남은 화리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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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고장훈은 이제 붙잡을 수 있는 것을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유소영은 이미 그와 화리한 상태, 임유정마저 잃을 수는 없었다.그러나 형이 한 말 때문에 유정의 뱃속의 아이는 아버지가 불분명한 상황, 이제 그들이 혼인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며 욕할 것이 뻔했다.지금 그들이 기대하는 것은 전적으로 할머니가 가지고 계신 교지밖에 없었다.황제가 허락한 혼인이라면 감히 이 혼사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고장훈은 급히 서원으로 달려갔다.그가 올 것을 예상하고 있던 노부인이 물었다.“어찌 유정이 곁에 있지 않고 이리로 달려왔느냐?”고장훈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할머니, 저희의 혼인 교지는 어디에 있습니까? 할머니께서는 저와 유정이를 위해 혼인 교지를 청하지 않으셨습니까?”당당히 요구하는 모습이 노부인은 심히 불쾌했다.예전에는 거의 서원에 발도 들이지 않고 할머니를 외부인처럼 대하며, 혹여 자신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멀리 피해 다니던 손자가, 임유정을 위해 자꾸만 심기를 건들고 있었다.노부인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교지 같은 건 없어.”“할머니, 무슨 말씀이세요?”고장훈은 크게 놀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소리쳤다.이씨 어멈은 노부인과 손자가 완전히 틀어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 간곡하게 설명했다.“둘째 도련님께서 원래 청하신 것은 전방 교지였습니다. 전방이 무엇이겠습니까? 형제가 죽으면 동생이 형수를 부인으로 맞이하는 것이 전방 아닙니까. 그런데 세자께서 살아 계시니 만약 노부인께서 그 교지를 꺼낸다면 폐하를 기만한 죄가 아니겠습니까?”고장훈은 노부인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아니! 그럴 리가 없어! 할머니, 대체 이게 다 어찌 된 일인가요? 그걸 꺼내서 공표할 수는 없어도 교지는 가지고 계실 것 아닙니까! 보여주세요!”노부인은 아무 말이 없었다.이씨 어멈은 어색한 얼굴로 둘러댔다.“장군, 일전에 도둑이 들어 교지를 잃어버렸습니다!”“내가 그리 멍청해 보입니까!”고장훈은 참을 수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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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영향원.고장훈은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아버지, 어머니, 저는 어떻게든 유정이와 혼인하겠습니다!”충용 후작 부부는 머뭇거리며 시선을 교환했다.예전에 임유정은 후작부의 보물단지였지만 지금은 화근에 불과하니 차남이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현명한 처사였다.고 부인이 간곡하게 말했다.“장훈아, 다시 잘 생각해 보고….”충용 후작이 싸늘한 목소리로 호통쳤다.“그만하거라! 이 일은 나와 네 어머니가 잘 고민하고 결정할 테니 이만 돌아가거라! 너희들 때문에 창피해서 내가 얼굴을 들 수가 없구나!”고장훈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아버지께서 재상 나으리와 상의를 하시든, 할머니께서 다시 가서 저와 유정이를 위한 교지를 청하시든, 저는 반드시 유정이를 부인으로 맞이할 겁니다. 저는 유정이와 제 아이를 저버릴 수 없어요!”고 부인은 화가 나서 말문이 막혔다.아들은 뭐에 홀린 것이 분명했다.충용 후작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네 할머니는 이미 한번 교지를 청하셨다.”고장훈은 대놓고 말했다.“이전에 할머니께서 청하신 교지는 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형님을 위한 것이었습니다!”“뭐라고?”충용 후작 부부는 놀란 얼굴로 눈을 부릅떴다.고장훈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두 사람은 곧바로 서원으로 달려갔다.서원.이씨 어멈은 따지러 온 두 사람을 보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안방.노부인은 그들이 찾아올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어머니! 이게 다 무슨 일입니까! 장훈이한테 방금 들었는데 교지가….”노부인은 근엄한 눈길로 아들과 며느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이미 그 아이가 너희에게 다 말했을 것인데, 왜 굳이 나한테 와서 또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이냐?”고 부인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어머니, 어찌 그런 일을 하실 수 있습니까? 교지가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는 둘째치고, 준형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으면서 왜 저희에게는 아무 말씀도 없었던 것입니까!”만약 고준형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일찍 알았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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