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영이 안채에 도착했을 때, 고장훈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방 밖에 서 있었다.그녀는 그를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갔다.노부인은 초췌한 얼굴로 침상에 누워 계셨는데 인중 위에는 선명한 손톱자국이 남아 있었다.“작은마님, 어서 노부인을 봐주십시오!”이씨 어멈이 조바심을 내며 자리를 비켰다.유소영이 다가가자, 노부인은 그녀의 손을 꼭 붙잡으며 물었다.“준형이가… 죽었다고?”유소영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고장훈이 이야기했단 말인가?‘할머니는 지금 자극을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을 정녕 몰라서 그랬다고?’“할머니….”유소영이 힘겹게 입을 뗐지만 노부인은 듣기를 거부했다.이미 결과를 짐작이라도 한 듯, 고개만 젓고 있었다.이어 노부인은 유소영의 손을 놓고 힘겹게 팔을 들어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저자를 내보내거라. 난… 더 이상 저놈을 보고 싶지 않구나!”고장훈을 가리키는 말이었다.유소영은 이해할 수 없었다.고장훈이 단순히 형님의 부고만을 전했다면 노부인이 이토록 그를 싫어하지는 않았을 터였다.대체 무슨 말을 한 걸까?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를 추궁할 여유가 없었다.“문을 닫고 할머니를 부축하여 앉혀 주세요.”이씨 어멈과 아민이 그녀를 도와주었다.유소영은 노부인의 웃옷을 벗기고 등에 침을 놓아 얽힌 기혈을 풀고 순환을 원활히 하여 감정을 가라앉히게 했다.잠시 후, 노부인의 호흡이 다소 편안해졌다.정신을 차린 노부인은 고준형에 관한 언급은 피한 채, 안타까운 눈으로 유소영을 바라보았다.“소영아, 너는 참 참하고 좋은 아이야. 너를 처로 맞이하는 자는 복받은 놈이지.”“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이 할미에게 말하렴. 비록 이 늙은 몸뚱아리는 쓸모없지만 폐하 앞에서 간언 한마디 정도는 할 수 있으니….”유소영은 이를 이상히 여기지 않았다.평소에도 그녀를 귀여워하시며 자주 하시는 말씀이었다.그녀는 노인이 가장 총애하는 장손의 죽음을 갑작스레 알게 되셨을 때, 감당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었다.잠시 후, 노부인은 이씨 어멈만 남기고 유소영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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