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가 가로막히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들을 에워쌌다.석심 역시 호락호락한 자가 아니었기에 마차 앞을 막아서며 매섭게 따져 물었다.“이것은 충용 후작부의 마차다. 너희들은 대체 누구이며, 무얼 하려는 것이냐!”상대편 몇몇이 마차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칼날처럼 예리한 의심의 눈초리였으나, 그 속에는 일말의 공손함도 섞여 있었다.“우리는 초왕부의 호위들이다.”“충용 후작부는 이 방향이 아닐 터인데? 감히 묻건대, 마차 안에 계신 분은 뉘신가?”석심이 대답했다. “우리 세자 부인이…….”그가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유소영이 창문 휘장을 살짝 걷어 올렸다. 바람에 그녀의 위모가 흩날리며, 생채기가 희미하게 남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얼굴이 드러났다.“우리 유씨 가문의 사업은 온 성내에 퍼져 있고, 나는 지금 점포에 가는 길이다. 어찌 왕부의 호위라는 자들이 이리도 안하무인으로 내 마차를 가로막는단 말이냐?”왕부 호위들 중, 우두머리는 얼굴이 긴 사내였다.얼굴이 긴 사내가 말에서 내려 몇 걸음 다가오더니, 마차를 향해 예를 갖추었다.“세자 부인을 뵙습니다. 저희는 나으리의 명을 받아 왕부의 재물을 훔친 노비를 잡아들이고자 이곳까지 추적해 왔을 뿐, 부인을 번거롭게 해 드릴 의도는 없었습니다.”말을 하는 와중에도 사내의 시선은 창문을 넘어 마차 안을 힐끔거리고 있었다.유소영은 즉각 호통을 쳤다.“방자하구나! 어딜 훔쳐보는 것이냐! 설마하니 그 도둑이 내 마차 안에 숨어있기라도 한다는 게냐?”얼굴이 긴 사내는 그 즉시 두 손을 모아 허리 굽혀 인사했다.“세자 부인, 저희가 지나치게 의심한다고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여기까지 추적해 오는 길에, 어느 점주가 저희가 쫓는 자가 어느 귀부인의 마차에 오르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고 귀띔해 주었습니다.”“그 점주의 인상착의 설명이 부인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습니다.”“그러한 연유로…….”석심이 얼굴을 굳히며 사내의 말을 잘랐다.“그러한 연유로 무어란 말이냐? 네놈이 정녕 우리 부인을 의심하는 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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