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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의 형님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501 - チャプター 510

600 チャプター

제501화

유소영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황급히 몸을 돌려 등을 보였다.고준형은 애초에 등을 돌리고 있었으나, 밝은 귀로 그녀의 기척을 눈치채고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그저 겉옷을 갈아입는 것뿐인데, 어찌 그리 크게 반응하는 것이오.”유소영이 엉겁결에 내뱉었다.“예의에 어긋나니 보지 말아야 합니다.”“부인과 나는 부부 사이이니, 옷 한 벌 벗는 것은 고사하고 더 벗는다 해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소.”그 말에 유소영은 참으로 할 말을 잃고 말았다.다시 생각해 보니, 세자로서도 천막 안에서 옷을 갈아입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적어도 먼저 언질을 주어 자신이 자리를 피하게 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옷을 다 갈아입은 고준형은 유소영을 데리고 천막을 나서 사냥터 외곽으로 향했다.이 일대는 인적이 드물어 호위와 관군들만이 머물고 있었다.아민은 그중 한 천막에서 상처를 치료하며 요양 중이었고, 석심이 직접 곁을 지키고 있었다.고준형은 천막 밖에 걸음을 멈추고 유소영에게 말했다. “들어가 보시오. 난 밖에서 기다리겠소.”천막 안.아민은 이미 의식을 되찾은 상태였다.그녀는 간이 나무 평상에 엎드려 있었는데, 얼굴에는 핏기가 하나도 없었다.아씨를 보자, 아민의 두 눈에 금세 눈물이 고였다.“아씨…….”석심이 일찍이 그녀에게 아씨께서 무사히 구출되셨다고 알려주긴 했었다.그러나 직접 두 눈으로 아씨를 뵙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여전히 위모를 쓴 유소영의 눈빛에는 걱정이 가득 서려 있었다.“좀 괜찮니?”아민이 고개를 끄덕였다.“많이 나아졌습니다, 아씨. 저는 맷집이 좋아서 괜찮아요.”“그 쳐죽일 육황자는 어째서 죽지도 않는답니까!”육황자 이야기를 꺼내자 아민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다.그러고는 이내 강지영을 언급했다. “강지영도 그래요. 아씨, 앞으로는 그 인간들을 멀리하셔야 해요. 무는 개는 짖지 않는다더니 딱 그 짝 아닙니까! 강 회산이 대공자님을 해치더니, 이번엔 그 딸이 아씨를 해치려 들다니요!”유소영은 아민이 이토록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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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조담은 강지영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지 못했다.그저 오늘 강지영이 관군에게 끌려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을 뿐이었다.무슨 일이냐고 묻는 말에도 지영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결국 고준형에게 물어보러 올 수밖에 없었다.고준형이 자신에게 어떤 설명이라도 해주기를 바랐다.그러나 고준형은 유소영이 육황자에게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그리하여 조담의 추궁을 마주한 고준형의 눈빛은 차갑고 서늘하기만 했다.“그녀가 결백하다면 어찌 자네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겠소? 침묵하며 받아들이기로 한 이상, 스스로 죄가 있음을 아는 것이지.”조담의 미간이 좁혀졌다.“나는 그저 자초지종을 알고 싶을 뿐이오. 지영이가 설령 잘못을 저질렀다 한들, 그것은 분명 육황자의 사주를 받았기 때문일 터이니.”복양 군주는 두 사람이 당장이라도 다툴 기미를 보이자 얼른 유소영의 팔을 이끌었다.그녀가 나직하게 속삭였다.“우리 다른 곳으로 가요.”그러나 고준형이 별안간 유소영의 반대쪽 손을 붙잡았다. 그의 시선에는 묘하게 신경을 쓰는 기색이 역력했다.“내 처가 몸이 고단하여 더는 머물지 못하겠소.”그는 조담에게 어떠한 설명도 남기지 않은 채, 유소영의 손을 이끌고 곧장 그곳을 떠났다.조담은 싸늘한 얼굴로 고준형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그들 역시 한때는 못 할 말이 없는 절친한 벗이었고, 전장에서 생사를 함께한 사이였다.그러나 마치 단 한 번도 고준형이라는 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만 같았다.복양 군주는 몹시 난처했다.“오라버니, 제발 매사에 그렇게 욱하지 좀 마세요. 좋게 말하면 안되나요? 세자께서 오라버니랑 길게 말 섞기 싫어하시는 것도 무리가 아니에요. 아까 그 말투는 꼭 원수라도 갚으러 온 사람 같았다고요. 성질 좀 고치세요.”조담은 여전히 차가운 얼굴이었다.“네가 유소영과 친분이 있으니, 그녀에게 가서 지영이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넌지시 알아봐 다오.”복양 군주는 자신을 가리키며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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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아민은 흠칫 놀랐다.왕세자가 어찌 이곳에 불쑥 들어온단 말인가?지금은 몸을 일으켜 예를 갖출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석심이 황급히 해명했다. “왕세자, 아민은 화살에 비껴 맞아 상처를 입어 이곳에서 요양 중입니다!”조담은 아민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깊이 바라보았다.정말 화살에 다친 것이 맞단 말인가?……고준형은 유소영을 데리고 천막으로 돌아와 신신당부했다.“내일 사람을 시켜 부인을 후작부로 데려다주겠소.”“제가 마음대로 떠나도 되는 것입니까?”“풍한에 걸렸다고 하면 될 것이오.”고준형은 핑곗거리까지 이미 다 생각해 둔 터였다.“그러나 이 부인 쪽은 제가 더 단서를 알아봐야 하지 않습니까?”이 좨주의 사건은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고준형은 사뭇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얇은 입술을 달싹였다.“부인의 안위에 비하면 그런 것들은 전혀 중요하지 않소.”유소영은 고개를 돌렸다.“그럼 짐부터 좀 챙기겠습니다.”그러나 고준형이 만류했다.“서두를 것 없소. 내일 챙겨도 늦지 않소.”“알겠습니다.”순식간에 정적이 내려앉자, 유소영은 잠시 무얼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더구나 이 천막은 몹시도 비좁았다.그녀는 알 수 없는 중압감을 느꼈다.고준형은 그녀가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것을 눈치채고 제안했다.“마지막 밤인데, 무얼 하고 싶소?”유소영의 눈동자가 잘게 떨렸다.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지? 무얼 하다니?고준형의 눈동자는 온화하고 다정했다.“내 말은, 사냥터에서의 마지막 밤인데 무슨 계획이 있느냐는 뜻이었소. 이를테면 낭중 부인 일행과 엽자패를 치거나, 아니면 군주를 찾아가 본다거나 말이오. 아직 잠자리에 들기엔 이른 시간이니, 계속 천막 안에만 있다가는 정말 병이라도 날까 염려되어 그러오.”유소영은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그의 해명은 오히려 분위기를 묘하게 만들었다.마치 자신이 방금 무슨 엉뚱한 상상을 했는지 다 꿰뚫어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그러나 저를 탓할 일만도 아니었다.세자가 오해하기 딱 좋은 투로 말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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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유소영이 침착하고 여유로운 태도로 입을 열었다.“지난번 사모님의 상처를 보았을 때는 사모님의 말씀을 굳게 믿었습니다. 모두 이 좨주께서 벌인 짓이라 여겼지요.”“그러나 방금 상처를 자세히 살피고 나니, 상처가 난 깊이와 방향이 아무래도…….”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류아연의 기색을 살폈다.류아연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무엇과 같다는 거예요?”유소영이 복잡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사모님 스스로 낸 상처 같더군요.”그 말에 류아연이 실소를 터뜨렸다.“내 스스로 냈다고요?”유소영이 무겁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사모님, 혹 남모를 고충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자신에게 이토록 모진 짓을 하신단 말입니까?”류아연은 몸을 돌려 침상에서 깊이 잠든 이를 바라보았다.이윽고 그녀의 입에서 한 맺힌 음성이 흘러나왔다.“저 사람 때문이에요. 전부 저 사람이 절 이렇게 만든 거예요.”유소영이 다그쳐 물었다. “이 좨주께서 이리되신 것도 사모님의 소행입니까?”류아연이 쓰게 웃었다.“제가 아니에요. 제가 어찌 차마 나으리께 그런 짓을 하겠어요.”그녀의 웃음소리에 처연한 슬픔이 묻어났다.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몸을 숙여 손수건으로 사내의 얼굴을 정성스레 닦아 주었다.“나으리께서는 참으로 저를 아껴 주셨어요. 제 미천한 출신을 개의치 않으시고 제 몸값을 치러 주셨을 뿐 아니라, 정실로 맞아 주기까지 하셨으니까요."“나으리는 제 지아비이자, 제 삶의 은인이기도 해요. 그런데 어찌 제가 나으리를 해치겠어요?”유소영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사모님의 몸에 난 상처는…….”류아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네, 제 손으로 직접 낸 게 맞아요.”그녀가 고개를 돌려 유소영을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에는 짙은 원망이 서려 있었다.“그러나 이 역시 나으리 때문인 것도 맞아요!”“나으리가 저를 버리려 했으니까요! 다른 여우 같은 것에게 홀려 저를 내치려 하셨어요! 나으리를 원망해요! 그러나 차마 그분을 해칠 수는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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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류아연은 털썩 침상 가장자리에 주저앉더니, 자신의 배에 손을 얹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녀가 유소영에게 물었다.“제가 정말 회임을 했나요? 어, 어떻게 아신 거예요?”“제가 의술을 조금 알고 있습니다.”류아연은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정말 아이가 생겼어……. 나으리의 아이를 가졌다고요!”그때, 이 좨주도 깨어났다.그는 두 눈으로 류아연을 빤히 바라보더니, 뜻밖에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그러고는 입꼬리를 파르르 떨며 힘겹게 두 글자를 내뱉었다. “아…… 이…….”“나으리?”그의 목소리를 들은 류아연이 고개를 돌렸다.두 사람은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오직 서로만을 눈에 담은 채, 마치 다른 것은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유소영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천막 밖.고준형은 그녀가 넋을 잃은 것을 눈치챘다.“돌아가겠소?”유소영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류아연이 뒤따라 나왔다.“고 세자, 저희 나으리께서 안으로 모시라 하셨어요.”류아연의 얼굴에는 아직 눈물자국이 지워지지 않은 채였다.고준형은 유소영 혼자 밖에 남겨두는 것이 마음 쓰여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함께 들어가지.”……천막 안.류아연은 고준형에게 의자를 가져다주고는 곧장 한쪽으로 물러나 애틋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유소영은 류아연의 곁에 섰다.침상에 누운 이 좨주는 고준형을 바라보며, 입가를 씰룩이면서도 애써 입을 열었다.“내…… 내가…… 나 스스로…….”그는 한 글자를 내뱉을 때마다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야만 했다.말을 멈출 때면, 촉촉이 젖은 눈으로 류아연을 바라보았다.“내가 스스로…… 떨어진 것이오. 류씨를…… 모함하여…… 화리하기…… 위해서…….”비록 발음은 어눌하고 흐릿했지만, 고준형과 유소영은 그 뜻을 분명히 알아들었다.유소영은 작게 입술을 벌린 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좨주가 스스로 낙마하여 그것으로 류아연을 모함하려 했다니?진실이 어찌 이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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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이날 밤, 유소영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잠자리가 비좁아 고준형과 바짝 붙어 누워야 했던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이 좨주 부부의 일이 머릿속을 내내 떠나지 않는 것이 두 번째 이유였다.마침내 참지 못한 그녀가 입을 열었다.“세자, 주무십니까?”“부인과 마찬가지로 아직 깨어 있소. 왜 그러시오, 내게 물어볼 말이라도 있는 거요?”“이 좨주 사건 말입니다, 세자께서는 어찌 생각하시는지요?”고준형이 농담 섞인 어조로 대답했다.“고작 그 일 때문에 이리 뒤척인 거요? 지방 관리라도 되면 딱 맞겠소.”“그때 세자의 말씀에 뼈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혹여 무언가 알고 계신 겁니까?”“내가 한 말이 그리도 신경 쓰였소?”유소영은 잠시 침묵하다가 물었다. “우리 이제 사건의 본질을 좀 이야기해도 되겠습니까?”“본질이라 한다면, 이 좨주가 이미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는 것이오.”“만약 그것이 진실이라면 이 좨주와 류씨는 참으로…….”“참으로 무엇이란 말이오?”“두 사람 모두 제정신이 아니니, 참으로 천생연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아내는 남편의 마음을 돌리려 자신의 몸을 상하게 하는 짓조차 서슴지 않았다.남편은 조강지처를 버리고 새 연인과 맺어지려, 스스로 말에서 떨어지는 자작극을 벌이고 남을 모함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고준형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나는 오히려 남녀의 정이라는 것은 제삼자가 함부로 옳고 그름을 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오.”유소영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제가 이 부인이었다면 절대 그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사내 하나 때문에 제 몸을 망가뜨리는 것은 참으로 미련한 짓이니 말이다.고준형이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담백한 목소리로 말했다.“부인이 그토록 초연할 수 있는 것은 아직 깊은 연정에 빠져보지 않았기 때문이오. 사랑으로 인해 근심이 생기고 사랑으로 인해 두려움이 생기니, 사랑에서 벗어나면 근심도 두려움도 없다는 말이 있소. 부인은 지금 후자의 상태이니, 이 부인의 심정을 헤아리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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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호흡이 엉키고 심장 박동마저 어지럽게 뛰었다.유소영은 언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 채, 그저 입맞춤이 끝났을 때 온몸의 힘이 쭉 빠져나간 듯 정신이 아득해져 자신도 모르게 사내의 품으로 무너져 내렸다는 것만 알았다.귓가에 맑고 부드러운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몇 번이나 했는데 아직도 숨쉬는 법을 배우지 못한 거요.”유소영은 그제야 자신이 숨을 쉴 줄 몰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쩐지……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더라니.고준형은 깊게 숨을 내쉬더니, 손을 들어 유소영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돈해 주었다.“부인이 수영에 서툰 것도 대개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거요.”“괜찮소. 자주 연습하다 보면 차츰 나아질 테니.”유소영은 아직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터라 그가 하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수영은 무슨 수영이고, 숨쉬기는 무슨 숨쉬기란 말인가.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억지였다.고준형은 그녀를 안아 올려 침상에 앉힌 뒤, 허리를 굽혀 언제 바닥에 떨어졌는지 모를 위모를 주워 들었다.유소영의 두 뺨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입술은 금방이라도 물방울이 뚝뚝 떨어질 듯 농염했다. 멍하니 그를 바라보는 모습이 본인만 모를 뿐 사내의 혼을 쏙 빼놓을 만큼 매혹적이었다.“방금 감사 인사도 드리지 않았는데, 세자께서는 어찌하여 또…….”고준형은 그녀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허리를 숙여 시선을 맞추며 자못 진지하게 말했다.“갑자기 몹시 동하여 그리 한 것이오. 만약 부인이 불만이라면, 내게 다시 돌려주어도 좋소.”유소영은 기가 막혀 헛웃음이 날 지경이었다.이런 짓을 대체 어떻게 돌려준단 말인가?고준형은 위모를 한쪽에 내려놓고, 유소영의 양옆으로 두 팔을 짚으며 몸을 일으켜 다가왔다.유소영은 바짝 다가오는 그 준수한 얼굴을 보며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돌려줄…… 돌려줄 필요 없습니다!”고준형은 움직임을 멈췄으나 여전히 가까운 거리를 유지한 채 사뭇 진지하게 물었다.“그럼 부인이 만족한 것이라 여겨도 되겠소?”유소영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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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구공주에 관해 말할 때, 고준형의 어조에는 공사를 구분하는 듯한 거리감이 배어 있었다.“공주 전하의 사생활은 제가 알 길도 없고, 알 필요도 없습니다.”복양 군주가 다시 물었다.“그럼 유소영은요? 세자께서는 정말 유소영에게 진심이신가요?”고준형은 아득한 눈빛으로 마차가 사라진 방향을 응시하며 담담히 입을 열었다. “유씨는 제 부인입니다.”복양 군주는 그 대답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진심으로 연모하는지 아닌지와 유소영이 그의 부인이라는 사실은 애초에 별개의 문제가 아닌가.그녀 자신이 위명에게 시집가게 되었지만, 정작 그를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고 세자는 늘 속내를 짐작하기 어려운 사람이었다.그저 유소영마저 구공주처럼 상처를 받게 될까 봐 염려스러울 따름이었다.……사냥터에서 충용 후작부까지는 두 시진이 걸리는 거리였다.아민이 부상을 입어 덜컹거림을 견딜 수 없었기에, 마차는 올 때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이동했다.그 탓에 정오가 다 되어서야 겨우 절반을 올 수 있었다.유소영은 쉴 만한 가게를 찾아 아민과 요기를 한 뒤 다시 길을 나서기로 했다.어차피 후작부로 서둘러 돌아가야 할 이유도 없었으니 말이다.서교 일대는 비교적 인적이 드물어 이렇다 할 객잔이나 점포가 눈에 띄지 않았다.결국 근처에 보이는 자그마한 노점에 들를 수밖에 없었다.주인이 임시방편으로 천막을 치고 탁자와 의자 몇 개를 내놓은 곳이라, 주문할 수 있는 음식이라곤 소고기와 술, 그리고 가락국수 정도가 전부였다.지난 이틀간 사냥터에서 내내 고기만 먹었던 유소영은 담백한 음식이 당겨 맑은 국수 한 그릇을 주문했다.아민이 상처를 입은 처지라 유소영은 그녀를 마차에 머물게 하였고, 사람을 시켜 음식이 나오면 마차까지 전해주도록 일렀다.천막 안에는 유소영 외에 그녀를 후작부까지 호송하라는 명을 받은 석심과 호위들뿐이었다.솥에 막 국수를 넣었을 무렵, 화창하던 하늘이 돌연 어둑어둑해졌다.지평선 너머로 먹구름이 짙게 몰려오며 태양을 가려버렸다.이내 거센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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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유소영이 묻자, 사내는 눈에 띄게 몸을 굳혔다.“영씨는 무슨 영씨란 말이냐! 눈치가 있다면 당장 비켜라!”운 측비가 사내의 팔을 꽉 붙잡았다. 그녀의 눈가에는 한없이 처량한 기색이 감돌았다.“그만해요.”사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물었다. “운이, 당신…….”운 측비는 그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저들은 우리에게 악의가 없어요. 힘을 이런 데서 낭비하지 마세요.”이윽고 운 측비가 유소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곳은 오래 머물 곳이 못 돼. 우리를 쫓는 자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니 당장 떠나야 해. 네가 알고 싶은 건 말해주지. 그러나 지금은 아니야.”유소영은 운 측비가 이대로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까 봐 걱정되었다.그때 가서는 대체 누구를 찾아가란 말인가!오라버니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한 건 운 측비 본인이 아니던가.유소영이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두 분, 제 마차에 타서 천천히 이야기하시지요.”운 측비는 잠시 망설였다.이내 결심을 굳혔다.“그래!”마차로 이동하는 것이 두 다리로 걷는 것보다 훨씬 빠를 터였다.게다가 유소영이 방패막이가 되어준다면 앞으로의 여정이 훨씬 수월할 것이었다.운 측비는 지체 없이 사내를 이끌고 마차에 올랐다.마차 안에서 대기하던 아민은 깜짝 놀랐다.“당신들은…….”뒤이어 아씨가 마차에 오르는 모습이 보였다.유소영은 요기를 할 겨를도 없이 마부에게 계속 길을 재촉하게 했다.석심 일행은 말을 타고 뒤따르며 호위했다.마차 안.유소영은 미리 준비해 둔 건량을 꺼내 두 사람에게 내밀었다.운 측비는 사내와 눈을 맞추곤 고개를 끄덕였다.사내는 그제야 손을 뻗어 건량을 받아 들었다.유소영이 운 측비에게 물었다. “이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운 측비는 아주 영리했다.“우리 두 사람은 네게 짐이나 다름없어.”“내가 지금 모든 걸 털어놓는다면, 넌 다 듣자마자 우리를 쫓아낼 테지.”“우리 때문에 굳이 초왕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는 없을 테니까.”유소영이 침착하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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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마차가 가로막히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들을 에워쌌다.석심 역시 호락호락한 자가 아니었기에 마차 앞을 막아서며 매섭게 따져 물었다.“이것은 충용 후작부의 마차다. 너희들은 대체 누구이며, 무얼 하려는 것이냐!”상대편 몇몇이 마차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칼날처럼 예리한 의심의 눈초리였으나, 그 속에는 일말의 공손함도 섞여 있었다.“우리는 초왕부의 호위들이다.”“충용 후작부는 이 방향이 아닐 터인데? 감히 묻건대, 마차 안에 계신 분은 뉘신가?”석심이 대답했다. “우리 세자 부인이…….”그가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유소영이 창문 휘장을 살짝 걷어 올렸다. 바람에 그녀의 위모가 흩날리며, 생채기가 희미하게 남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얼굴이 드러났다.“우리 유씨 가문의 사업은 온 성내에 퍼져 있고, 나는 지금 점포에 가는 길이다. 어찌 왕부의 호위라는 자들이 이리도 안하무인으로 내 마차를 가로막는단 말이냐?”왕부 호위들 중, 우두머리는 얼굴이 긴 사내였다.얼굴이 긴 사내가 말에서 내려 몇 걸음 다가오더니, 마차를 향해 예를 갖추었다.“세자 부인을 뵙습니다. 저희는 나으리의 명을 받아 왕부의 재물을 훔친 노비를 잡아들이고자 이곳까지 추적해 왔을 뿐, 부인을 번거롭게 해 드릴 의도는 없었습니다.”말을 하는 와중에도 사내의 시선은 창문을 넘어 마차 안을 힐끔거리고 있었다.유소영은 즉각 호통을 쳤다.“방자하구나! 어딜 훔쳐보는 것이냐! 설마하니 그 도둑이 내 마차 안에 숨어있기라도 한다는 게냐?”얼굴이 긴 사내는 그 즉시 두 손을 모아 허리 굽혀 인사했다.“세자 부인, 저희가 지나치게 의심한다고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여기까지 추적해 오는 길에, 어느 점주가 저희가 쫓는 자가 어느 귀부인의 마차에 오르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고 귀띔해 주었습니다.”“그 점주의 인상착의 설명이 부인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습니다.”“그러한 연유로…….”석심이 얼굴을 굳히며 사내의 말을 잘랐다.“그러한 연유로 무어란 말이냐? 네놈이 정녕 우리 부인을 의심하는 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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