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영은 이리저리 생각해보았다. 진경송을 조사해야 했지만, 엽금서 역시 조금 더 경계할 필요가 있었다.그녀는 아민에게 당부했다.“내친김에 엽 대인의 신분과 배경도 좀 조사해 봐.”“네, 아씨!”형부.엽금서는 문서를 한가득 품에 안고 기록실로 들어갔다.안에서 문서를 정리하던 관원이 웃으며 말했다.“엽 대인, 수고가 많소. 본디 내 소임인데, 공교롭게도 요 며칠 몸이 좋지 않아서 말이오. 번거롭게 해서 미안하구려.”엽금서는 퍽 열성적인 태도로 문서를 내려놓았다.“우리는 동료인데 서로 돕는 건 당연하오. 그 몸으론 사다리를 오르내리기도 힘들 텐데. 어차피 난 별로 할 일도 없으니, 내친김에 이 문서들을 전부 정리해 드리리다!”그 관원이 황급히 말했다.“나야 바라마지않는 일이지만, 이는 규율에 어긋난다오.”“대인에게 심부름을 부탁한 것만으로도 이미 규정을 어긴 셈이지 않소. 상서 대인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고 대인마저 옥사에 갇힌 상황이 아니었다면, 나도 감히 대인에게 이 일을 대신 맡길 엄두도 내지 못했을 거요.”“어쨌든 이 문서들은 모두 기밀이라 아무나 열람하게 둘 순 없소. 엽 대인이 믿을 만한 이가 아니었다면 이리 부탁하지도 않았을 거요.”엽금서는 그 옆에 주저앉아 물을 한 잔 따랐다.“그거야 당연하오! 우리 사이에 날 못 믿는단 말이오?”그는 고개를 젖혀 물을 벌컥벌컥 마신 뒤 찻잔을 내려놓았다. “아유! 바깥이 하도 정신없이 돌아가서, 원래는 여기서 좀 농땡이를 칠까 했더니 아무래도 안 되겠군. 알았소, 일 보시오. 난 이만 가 보리다!”“알겠소! 조만간 내가 술 한잔 대접하겠소!”“됐소! 하루 종일 이 기록실에만 박혀 있으니 옥살이나 다름없을 텐데, 그럴 시간이 어디 있겠소.”엽금서는 시원시원하게 돌아서며, 관원을 등진 채 손을 흔들어 작별 인사를 남겼다.문이 닫히자, 기록실은 다시 평소처럼 엄숙하고 은밀한 기운을 되찾았다.문밖.엽금서는 두 손을 뒤통수에 깍지 낀 채, 휘파람을 불며 경쾌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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