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원 내에는 병들고 몸이 성치 않은 이들이 적지 않았다.유소영이 문을 들어서자마자 두 다리를 잃은 아이가 보였는데, 겉보기엔 채 열 살도 되어 보이지 않았다.절름발이나 팔이 잘린 자와 눈먼 어른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이 시각, 양제원에서는 한창 저녁을 나누어 주고 있었는데 한 사람당 만두 두 개와 죽 한 그릇이 돌아갔다.그 때문에 수많은 거지들이 몰려드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고준형은 행여나 유소영이 사람들에게 치일까 봐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그녀의 눈에 각양각색의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이들이 비치자, 왈칵 코끝이 찡해졌다.특히 나이가 어린 아이들을 볼 때면 더욱 그러했다.……황성.황궁 어전 서재 안.황제는 조담의 간청을 듣고 무척 흐뭇해했다.“네가 자진해서 변방을 지키겠다니, 아주 좋구나.”“짐이 네 부왕과 상의해 보았는데, 네가 아직 혼인하지 않은 것이 끝내 마음에 걸린다는 뜻을 내비치더구나.”조담이 공손하게 예를 갖추었다.“폐하, 대장부라면 마땅히 나랏일을 중히 여겨야 합니다.”황제가 고개를 저었다.“틀렸다. 나랏일도 중요하지만 집안일 또한 중요한 법이다. 네 나이가 벌써 스물하나인데, 짐이 네 나이였을 적엔 이미 자식이 여럿 있었다.”“네가 혼인도 하지 않고 통방이나 첩실조차 두지 않았으니, 네 부왕이 어찌 마음을 놓을 수 있겠느냐?”“그러니 네 부왕과 황조모의 뜻은 모두 네 혼사부터 먼저 정하자는 것이다.”조담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신은 변방으로 먼저 가고 싶습니다. 부디 폐하께서 윤허해 주십시오.”황제 역시 난감하기는 매한가지였다.조담은 자신의 친조카였고, 황제의 생각도 초왕과 같아서 조담이 먼저 가정을 꾸리기를 바랐다.“됐다, 일단 물러가거라.”“폐하…….”황제가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잘랐다.“네가 차일피일 혼인을 미루니 바깥에 온갖 해괴한 소문이 다 돌고 있는 것 아니냐. 네가 사내를 좋아한다는 둥, 심지어 고준형과 남색을 즐긴다는 소문까지 퍼졌다. 네가 말해 보아라, 이게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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