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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부군의 형님: Chapter 651 - Chapter 660

762 Chapters

제651화

유소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외숙모님, 당치도 않은 말씀이십니다. 건방진 소리 같지만, 제 부군은 이제 재상이니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치 않을 것입니다.”왕씨 얼굴의 미소가 굳어졌다.“그게…… 내 말은 세자가 장훈이를 좀 도와주게 하라는 것이다.”이 말에는 아민조차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구나!세자는 고장훈 때문에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 무슨 낯짝으로 고장훈을 위해 선처를 바라는가!유소영은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렇다면 외숙모님께서 말씀하신 서로 돕는다는 것은 일방적인 도움을 뜻하는 것이었습니까?”왕씨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어째서 가시방석에 앉은 듯한 기분이 드는 걸까?이내 그녀는 고 부인에게 고개를 돌렸다.고 부인이 헛기침을 했다.“가족끼리는 원한을 오래 품지 않는 법이다.”“장훈이가 예전에 어리석은 짓을 한 건, 후작부를 지키려다 조원욱의 협박을 받았기 때문이야. 사실 그 아이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던 거지.”“손바닥이든 손등이든 다 같은 내 살붙이 아니냐. 형제 둘이 사이가 틀어진 걸 보고 있자니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밥도 넘어가질 않는구나.”“네가 맏며느리로서 마땅히 화해하도록 힘써야지…….”왕씨가 곧바로 말을 이었다.“맞다, 계속 이렇게 버티고 있는 것도 도리가 아니야. 결국 남들 웃음거리만 되지 않겠느냐.”“그래도 결국 친형제 아니냐. 뼈가 부러져도 힘줄은 이어져 있는 법이지.”“이제 세자가 높은 자리에 있다 하나 높은 곳은 본디 춥고 외로운 법이다. 그러니 곁에 믿을 만한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괜히 싸움터에는 부자가 함께 나가고 호랑이를 잡을 땐 친형제가 힘을 합친다는 말이 있는 게 아니다!”유소영은 더없이 진지한 얼굴이었다.“외숙모님의 뜻은 제 부군이 작은 아주버님을 이끌어 주기를 바라신다는 겁니까?”왕씨는 즉시 환한 미소를 지었다.“그래! 내 말이 바로 그 말이야. 이런 일은 네가 나서서 중재하는 것이 좋지.”“네가 하는 말이라면 세자도 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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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고준형은 관복 차림에 옥관으로 검은 머리를 단정하게 틀어 올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날카로운 기백을 뿜어내고 있었다.그의 얼굴에는 평소의 병약한 기색이 가시고 한결 여유로운 빛이 감돌았으며, 걸음걸이에도 거침이 없었다.왕씨는 영문도 모른 채, 보이지 않는 어떤 압박감에 짓눌려 황급히 일어나 예를 갖추었다.“재, 재상 어른.”고 부인은 입술을 파르르 떨며 차마 입을 떼지 못했다.준형이가 언제 온 거지? 도대체 어디까지 들은 걸까?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준형아, 너……”고 부인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그러나 고준형은 유소영에게 곧장 다가가 그녀를 향해 말했다.“공문서를 가지러 들렀다가 손님이 오셨다는 말을 듣고 와 보았소.”손님이라니…….그 단어에 고 부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자신은 준형을 낳은 친어미가 아니던가!왕씨는 서 있는 유소영을 한 번 슬쩍 보고는, 상석에 앉아 있는 고 부인을 번갈아 바라보았다.세자의 방금 전 말에는 뼈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이 재상부에서는 유소영이 진정한 안주인이었고, 제아무리 시어머니라 할지라도 동서는 그저 손님일 뿐이었다. 그러나 손님의 처지에 상석을 차지하고 앉아 주인 행세를 하며 며느리를 훈계하려 들다니…….왕씨는 까닭 모를 오한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유소영은 세자가 싸늘한 기운을 애써 억누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그녀가 먼저 나섰다. “부군께서는 공무로 바쁘시니, 재상부의 일은 제게 맡기시고 심려치 마셔요.”고준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에야 상석에 앉은 고 부인을 향해 묵례를 올렸다.“편히 있다 가시지요.”고 부인은 목에 가시가 걸린 듯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왕씨는 아예 누군가 목을 조르는 것만 같아 숨조차 쉬기 버거웠다.한동안 세자를 보지 못했는데, 어찌 이리 차갑고 날카로워진 걸까?예전에는 온화하여 누구에게나 겸손하고 예의 바르지 않았던가.지금은 정말이지 미소라곤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고준형이 앞채를 나서자마자, 유소영은 고 부인을 향해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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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언니에게 변고가 생겼을 때, 유소영은 아직 아주 어렸다.게다가 세월이 오래 흘렀으니 그녀의 기억 속 언니의 얼굴은 사실 조금 흐릿했다.그러나 민심자의 말에 따르면 두 자매의 눈매가 매우 닮았다고 했다.지금 당장 유소영도 고준형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아마 닮았을 겁니다.”고준형이 연이어 물었다. “언니의 초상화가 있소?”유소영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제 수중에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시켜 그릴 수는 있지요.”“그럼 우선 그려두시오. 나중에도 쓰일 데가 있을 테니, 조원욱의 수하들에게 확인시켜 보시오.”“알겠습니다.”고준형이 다시금 그녀에게 일러두었다.“이삭이 남긴 그 말에 관해서는, 부인 말대로 그가 이미 사망하여 확인할 방도가 없으니 지나치게 파고들 필요는 없소. 그러나 훗날 조사를 통해 얻게 될 증거를 뒷받침할 자료로 삼을 수는 있을 것이오.”“어떤 일을 조사하다 보면 그럴싸해 보이지만 엉뚱한 단서들을 수없이 맞닥뜨리게 되오. 그럴 때면 옥석을 가려내는 법을 배워야 하오. 모든 것을 다 품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지. 어떤 것들은 오히려 부인을 교란시켜 판단을 흐리게 할 수도 있소.”유소영은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영씨 저택.왕씨는 돌아온 후로 줄곧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영 대인은 굳이 묻지 않아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내가 그 일에 끼어들지 말라고 그리 일렀거늘, 부인은 기어이 내 말을 듣지 않았군. 고장훈이 부인의 아들도 아닌데 어찌 그리 시시콜콜 간섭하는 거요.”왕씨는 시름이 가득한 얼굴로 밥조차 넘기지 못했다.“그 아이가 제 아들은 아니지요. 그러나 그 아이가 잘 지내고 못 지내고는 우리 선화의 행복과 직결되어 있지 않습니까.”“이 모든 게 다 우리 딸을 위해서란 말입니다.”“자식들의 복은 타고나는 법이오.”영 대인은 매우 달관한 듯 여유롭게 생각했다.사실 가장 큰 이유는 그에게 그럴 만한 능력이 없기 때문이었다.왕씨는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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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망강루의 한 별실.고준형과 위모를 쓴 부인이 마주 앉았다.그녀가 입을 열자 노쇠한 음성이 흘러나왔다.“네가 선나라로 오기를 차일피일 미루니 내가 직접 올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준형은 평온한 기색이었다.“제삿날 전에는 제때 도착할 겁니다.”“너도 알겠지만 사씨 가문에는 네가 필요하다. 나는 네가 선조에게 제사를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선나라에 남기를 바란단다.”노파는 말을 잇다 기침을 내뱉었고, 목소리는 한층 더 허약해졌다.그녀는 잠시 멈추어 숨을 골랐다.“네 몸에는 사씨 가문의 피가 흐르고 있다. 이는 네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충용 후작부의 세자 자리든, 네가 지금 쥐고 있는 재상의 지위든, 모두 다 헛된 꿈에 불과하다.”“이제 그만 꿈에서 깨어나거라.”“너의 은사 강회산의 사건이 매듭지어지면 선나라로 돌아가겠다고 네가 먼저 약속하지 않았더냐. 내가 네게 강요한 적은 없다.”고준형은 제 앞의 찻잔을 들어 올렸다. 심연 같은 눈동자에는 차가운 기운이 깊게 서려 있었다.“제가 선나라에 남기를 바라십니까.”“그렇다면 사람들을 물리십시오. 봄이 되면 뜻대로 해 드리겠습니다.”노파의 얼굴은 위모에 가려져 있어 어떤 표정인지 도무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천천히 입을 뗐다.“네가 자꾸만 기일을 미루니 나로서는 너를 믿기가 어렵구나. 강회산의 사건도 이미 끝났거늘, 네가 이곳에 남을 이유가 뭐가 있단 말이냐.”고준형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목구멍이 더욱 뻑뻑하게 조여왔다.“저는 유씨에게 아이를 안겨 주어야 합니다.”노파의 어조가 자못 엄숙해졌다.“혈통을 남기기 위함이라면, 내 진작에 네게 어울리는 여인을 안배해 두었다.”“그 유씨는 내가 오기 전에 이미 알아보았으나, 네 장남을 낳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격을 가졌더구나.”고준형의 수려한 눈매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유씨는 제 부인입니다. 이 사실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그 말에는 아주 묵직한 무게감이 실려 있었다.노파는 다시금 침묵에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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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유소영은 민 대인 일가조차 조원욱이 해친 것이 아닐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이 수수께끼는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다.“민씨 가문 멸문 사건은 조원욱이 직접 자백한 일이 아닙니까!”고준형의 얼굴빛이 숙연해졌다.“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조원욱은 부인의 언니가 폐하께 억울함을 호소한 일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하오. 다만 민 대인이 암암리에 부정부패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입을 막으려 사람을 보냈다는 것이지.”“그러나 그들이 도착했을 때 민씨 가문 사람들은 이미 산 채로 불에 타 죽은 뒤였소. 그들은 공을 탐내고 포상금을 받기 위해 조원욱에게 임무를 완수했다고 거짓 보고를 올렸을 뿐이오.”“조원욱은 죽는 그 순간까지도 누군가 자신보다 먼저 선수를 쳐서 민씨 가문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사실을 몰랐던 거요.”유소영은 목이 메어왔다.“그렇다면…… 조원욱의 짓이 아니라는 말씀이군요.”“민씨 가문 사람들을 몰살한 자들과 저희 언니를 살해한 자들이 진정 같은 패거리란 말입니까?”고준형은 신중을 가하기 위해 그녀의 단편적인 추측을 부정했다.“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소.”유소영은 문득 무언가 떠올라, 화공에게 그리게 했던 초상화를 서둘러 꺼냈다.그것은 부친의 묘사를 바탕으로 그려낸 언니의 모습이었다.“세자, 어쩌면 그들이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 이 초상화를 보여주며 다시 한번 꼼꼼히 떠올려 보라 명하실 수 있겠습니까?”고준형이 그 초상화를 건네받았다. “그들에게 확인해 보라 조치하겠소. 그러나 내 생각엔 결과가 달라질 것 같지는 않군.”유소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뜻인지 압니다. 그저 미련을 버리지 못해 그럽니다.”“어찌할 도리가 없는 상황이 아니고서야, 언니의 안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으니까요.”고준형은 초상화를 펼쳐 먼저 찬찬히 살펴보았다.그가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삭이 부인을 보고 자신이 예전에 만났던 사람과 몹시 닮았다고 하지 않았소?”“네. 이씨 부인께서 그리 말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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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구공주는 이미 원나라로 화친을 간 상태였다.유소영은 그녀가 보낸 서신에 도대체 무슨 내용이 적혀 있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다.탁자 위에 놓인 그 서신을 유소영은 최대한 무시하려 했다. 그러나 자꾸만 시선이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마침내 그녀가 기다리던 세자가 돌아왔다.고준형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한 손으로 그녀를 끌어안았다.“부인, 먼저 씻겠소? 아니면 내가 먼저 씻을까? 그것도 아니면 같이 씻겠소?”유소영이 즉시 말했다. “구공주께서 서신을 보내셨습니다. 세자, 먼저 읽어보시겠습니까?”고준형은 찔리는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처럼 태연하게 굴었다.“이따가 보겠소.”그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여 품에 안긴 사람에게 입을 맞추려 했다.유소영이 그를 막아섰다. “세자, 그래도 서신부터 확인하세요. 만에 하나 중요한 일이라도 있으면…….”고준형이 가볍게 웃었다.“보아하니 나보다 부인이 더 마음이 급한 것 같군. 왜 그러시오? 나와 구공주 사이에 정분이라도 났을까 봐 의심하는 거요?”이래서 다들 그의 통찰력이 예리하다고 하는 모양이었다.도무지 그에게는 무엇 하나 숨길 수가 없었다.유소영도 더는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하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세자의 품성만큼은 저도 절대적으로 믿습니다. 단지 구공주께서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하셨을까 봐 걱정될 뿐입니다. 공주께서는 이제 원나라 황제의 비가 되셨으니, 세자와 서신을 주고받은 사실을 들키기라도 하면 아무 일이 없었다 해도 오해를 살 것입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탁자 위에 있던 서신을 집어 들어 고준형에게 건넸다.고준형이 제 미간을 꾹꾹 눌렀다.“요 며칠 공문서를 너무 많이 보았더니 눈이 시큰거리오. 수고스럽겠지만 부인이 내게 좀 읽어주시오.”유소영이 반문했다.“세자께서는 괘념치 않으십니까?”어찌 되었든 이것은 그에게 쓴 것이니 사생활이라고 할 수 있었다.고준형은 유소영을 안은 채 자리에 앉아 손을 들어 그녀의 볼을 가볍게 꼬집었다. 그의 눈빛은 더없이 다정했다.“괘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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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고준형은 한 손으로 유소영의 뺨을 감싸 쥐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당시에 고장훈을 좋아하지도 않았으면서 기쁘게 그에게 시집간 부인과는 다르오.”유소영은 묘하게도 그 말에서 짙은 질투심을 느꼈다.“분명 세자의 일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어찌 제게로 화살이 돌아온 건가요?”고준형은 그녀의 눈을 응시하며 물었다.“그저 궁금할 뿐이오. 만약 임유정이 씨를 빌리려 한 일이 없었더라면 부인이 고장훈과 서로 존중하며 백년해로했을지, 심지어 그와 잠자리까지 가졌을지 말이오.”유소영은 미간을 찌푸렸다.“부군께서는 지금 제게 지난 일을 따지시는 겁니까?”고준형의 눈빛이 일순 부드럽게 풀리더니, 한 손으로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 안았다. “좋소, 꺼내지 않겠소.”유소영은 문득 깨달았다.“세자께서 화제를 돌리시는군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세자와 구공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잖아요.”고준형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오. 그저 생각나는 대로 말했을 뿐이지.”“세자와 구공주 사이가 결백하다는 것은 알아요. 그러나 계속 묻고 싶었던 사람이 한 명 더 있어요. 대체 어찌 된 일인지요.”고준형은 한 점 거리낌 없이 먼저 물었다. “누구 말이오?”“세자를 위해 목을 맸다는 그 여인 말입니다. 영씨 가문의 셋째 며느리인 허씨 부인의 절친한 벗이요.”고준형은 미간을 깊이 찌푸렸다.“그 여인 말이오? 나도 들어본 적은 있소. 그러나 솔직히 말해 나는 그 여인이 누구인지조차 기억하지 못하오. 부인은 설마 이 일까지 내 탓으로 돌리려는 건 아니겠지?”말을 하던 중, 그는 피로를 느꼈다. “또 누가 있소? 숨기지 말고 다 말해 보시오. 도대체 나를 얼마나 오해하고 있는지 내 한번 확인해 봐야겠소.”유소영은 머쓱하게 웃었다.“사실 저도 다른 사람에게 전해 들은 것뿐이에요.”“그렇다면 진작 나에게 물어보았어야지.”“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과거가 있는 법이지요. 제가 어찌 그것까지 문제 삼을 수 있겠습니까.”고준형은 진지한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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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재상부.“아씨, 세자께서 돌아오셨습니다.”유소영의 눈빛이 환해졌다. 그녀는 즉시 방을 나섰다.과연 달빛을 밟으며 돌아오는 세자의 모습이 보였다.차갑고도 눈부신 달빛 아래 은빛 겉옷 두른 그의 얼굴은 관옥처럼 빼어났고, 맑고 우아하며 기품이 넘쳤다.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사람임에도 이 순간 유소영은 또다시 가슴이 두근거렸다.구공주가 잊지 못하고 애태우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이 사내는 그야말로 요물이었다......고준형은 그녀가 처마 아래 서 있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걸음을 재촉했다.“밤이 찬데 어찌 나와 있소.”그는 말을 건네며 자연스레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아민은 눈치껏 자리를 피하며 방문을 닫아 주었다.방 안.유소영은 고준형이 벗은 겉옷을 자연스럽게 받아 옷걸이에 걸었다.“세자, 뜨거운 물을 준비해 두었는데 지금 목욕하시겠습니까?”필시 몹시 지쳐 있겠지……폐하께서도 참으로 너무하시지, 어찌 사람을 이토록 괴롭히신단 말인가!고준형은 그녀를 끌어당겨 귓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폐하께서 은혜를 베푸시어 닷새 동안의 휴가를 허락하셨소.”유소영의 눈가에 기쁨의 빛이 스쳤다. “정말이요?”고준형은 그녀의 차가운 두 손을 쥐어 자신의 가슴팍에 대고 따스하게 데워주었다.“내일 부인과 함께 왕세자를 만나 그 귀걸이에 대해 물어볼 생각이오.”유소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러나 모처럼의 휴가인데도 세자가 이 일로 수고를 해야 하다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그녀는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러나 그녀가 미처 뒷말을 꺼내기도 전에, 고준형이 곧바로 말을 이었다.“그 후 며칠 동안은 온전히 내 곁에 있어 주어야겠소.”유소영이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곁에서 무엇을 하면 됩니까?”세자에게도 따로 처리해야 할 일이 있는 것일까?고준형은 눈치가 느린 그녀의 모습을 보며 눈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오늘 밤은 일찍 쉬면서 푹 기력을 보충해 두시오.”유소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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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유소영은 고준형의 품에 얼굴을 묻고는 웅얼거리듯 말했다.“이제 아프지 않아요.”고준형은 그 기세를 타 그녀의 몸을 번쩍 안아 올려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 그리고 한 팔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은 채 가볍게 토닥이며 타이르듯 말했다.“내가 잠들었을 땐 함부로 날 건드리지 마시오.”유소영은 그의 품에 안긴 채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세자의 무공은 누구에게 전수받으신 건가요?”고준형의 깊은 눈망울에는 어떠한 감정도 비치지 않았다.“중요하지 않소.”유소영은 그가 밝히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채고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오늘 고준형은 조담과 약속이 있었다.조담은 오늘 당직이라 오시가 되어서야 시간이 났다.그가 주루의 별실에 도착했을 때, 고준형과 유소영은 이미 와 있었다.그를 본 유소영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추었다.“왕세자.”고준형도 따라 일어나며 정중하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조담을 바라보았다.“조 대인, 앉으시오.”조담은 차가운 시선으로 두 사람을 훑어보고는 부부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으며, 옆의 긴 의자에 차고 있던 검을 내려놓았다.“나를 찾은 건 그 귀걸이 때문이오?”유소영이 먼저 고준형을 쳐다보았다.고준형이 미소를 머금은 채 대답했다. “그렇소.”조담 역시 빙빙 돌려 말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귀걸이에 관해서는 더 이상 어떤 것도 알려줄 수 없다고 분명히 말했을 텐데. 두 사람도 더는 캐고 다니지 마시오.”유소영이 애타는 목소리로 간청했다. “왕세자, 이미 그 귀걸이 때문에 목숨을 잃은 자들이 있습니다. 제 언니도요……. 저는 그저 누가 그들을 해쳤는지 진실을 밝히고 싶을 뿐입니다. 만약 단서가 있다면 부디 조금이라도 알려주십시오.”조담이 불현듯 고개를 들어 그녀를 응시했다.“그렇다면, 그대 먼저 내게 대답하시오. 어린 시절의 일을 기억하고 있소?”유소영은 미간을 찌푸렸다.“어릴 적이라니요…….”“홍수림을 기억하시오?”조담이 바짝 추궁했다.유소영은 갈수록 영문을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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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조담은 갑자기 앞으로 맹렬히 돌진하더니, 한 손으로 고준형의 옷깃을 틀어쥐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맹렬한 불길 같은 분노가 일렁이고 있었다.“묻지도, 캐지도 말라고 하지 않았소!”“자네는 이미 모든 걸 얻었건만 기어이 과거의 일까지 들추어내야 속이 시원하겠소?”“난 유소영이 강지영과 같은 길을 걷게 되는 것을 원치 않소.”“모든 기억이 다 되찾을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오. 자네가 그녀의 남편이자 그녀가 여생을 함께하기로 택한 사람이라면, 쓸데없는 짓 말고 그녀나 제대로 지키시오.”고준형은 고요한 눈길로 그를 응시헸다. 고준형은 그의 내면에 도사린 미련과 쓰라린 체념을 단박에 꿰뚫어 보았다.이윽고 그는 조담의 손을 조심스레 떼어내며 서늘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조 대인, 자진해서 변방으로 떠나시오.”조담의 안색이 싸늘하게 굳어졌다.“지금 나더러 황성을 떠나라는 거요?”고준형은 조금도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그렇소. 내 부인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자네에게도 이득이 될 거요. 작금의 정세가 매우 어지럽소. 양나라가 원나라와 맹약을 맺었다 한들, 요동치는 인심을 막아낼 길은 없소. 삼 년 안에 변방에서 반드시 전쟁이 발발할 것이오.”“초왕께서도 자네가 큰 공을 세워 전하의 든든한 오른팔이 되기를 바라실 테지, 마냥 전하의 그늘 아래 안주하기를 원치 않으실 거요.”“게다가 조금 전 자네 입으로 나와 소영이가 귀걸이에 얽힌 일을 캐지 않았으면 한다고 하지 않았소. 나는 자네의 뜻대로 해줄 수 있소. 그러나 소영이는 아닐 거요. 끝장을 보지 않으면 절대 물러서지 않는 성정이니, 자네가 떠나야만 비로소 소영이의 고집을 꺾을 수 있소.”조담의 눈빛이 싸늘하게 얼어붙었다.“고준형, 우리가 알고 지낸 세월이 얼만데, 진실만 하나 묻겠소.”“나를 변방으로 보내려는 일에 정녕 사심이 단 한 톨도 섞이지 않았단 말이오?”고준형은 무심한 눈길로 그를 응시했다.“나와 부인은 금슬이 좋아 그 누구도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소. 비록 자네가 그녀와 어릴 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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