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91 - Chapitre 100

100

제91화

박씨 가문의 본가 대문 앞에 도착한 심소윤은 때마침 병원에서 돌아온 박승현과 심하나와 마주쳤다.심소윤을 본 박승현은 안색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돌아올 체면은 있어? 하나 발목이 얼마나 부었는지 두 눈 똑바로 뜨고 봐! 다음 주에 무용 대회인데 너 때문에 망친 거 알아!”박승현은 심하나를 안은 채 심소윤에게 소리쳤다.심하나의 발목을 본 심소윤은 확실히 붉은 기가 돌고 부어오른 것을 발견했다.옛말에도 근육과 뼈를 다치면 최소 삼 개월은 쉬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앞으로 백 일이라는 공백기는 심하나의 현재 커리어에 큰 타격이라 할 수 있었다.심소윤을 모함하기 위해 심하나는 정말 몸도 사리지 않았다.“내가 망친 건지 네가 스스로 망친 건지 본인이 제일 잘 알겠지.”심하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하는 심소윤은 얼굴에 죄책감이라고는 일도 보이지 않았다.평소 사내대장부처럼 행동하던 심하나는 괴롭힘을 당한 아기 강아지처럼 박승현의 품에 잔뜩 움츠리고 있었다.“언니, 나를 질투하는 건 알겠지만 왜 내 무용 커리어까지 망치려는 거야? 일주일 후 대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 그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면 수석 무용수 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고! 대체 내게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얼굴은 주눅이 든 듯했지만 말투만은 단호하게 말하는 심하나의 모습은 마치 벼랑 끝에 핀 꽃 같았다.한 층 업그레이드된 심하나의 연기력에 심소윤은 다시 한번 감탄했다.정말 연기자가 되지 못한 게 아까울 뿐이었다.수석 무용수가 뭐가 그리 대수라고? 쇼츠 영상에서 여주를 괴롭히는 악역 연기를 하면 인색작이 될 텐데...힘들어하는 심하나의 모습에 박승현은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싸늘한 시선으로 심소윤을 바라보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심소윤! 하나는 네 동생이야, 18년 동안이나 하나 인생 빼앗아 잘 먹고 잘살았잖아. 하나는 그걸 알면서도 널 한 번도 원망한 적이 없는데 왜 하나의 일생을 망치려고 그러는 거야! 정말 왜 이렇게 지독해!”심소윤을 노려본 뒤 심하나를 안고 집 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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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잠깐 한눈을 판 사이 박유민이 던진 나무 조각들에 온몸을 맞은 심소윤은 피부가 연약해 팔뚝에 금세 멍 자국들이 나타났다.피하려 했지만 김선화가 앞으로 다가와 심소윤의 머리채를 잡고 안으로 끌고 갔다.“오늘 반드시 하나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할 거야!”“맞아요! 하나 이모에게 사과해요! 나쁜 여자! 이번에는 선을 넘었어요!”김선화는 심하나의 방까지 도착한 후에야 손을 놓았다.두피가 뜯겨 나갈 것만 같은 심소윤은 눈가에 어느새 눈물이 맺혔다.“얼른 하나에게 사과 안 할 거야?”사나운 목소리로 소리친 김선화는 심소윤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고개를 든 심소윤은 심하나와 박승현이 경멸 가득한 태도로 침대 머리맡에 기댄 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심소윤이 계속 입을 꾹 다물고 있자 김선화는 발을 들어 심소윤을 차려고 했다.하지만 당할 만큼 당한 심소윤은 만단의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김선화가 다가오자 바로 뒤로 물러섰다.헛발질을 한 김선화는 휘청거리더니 앞으로 쓰러졌다.“아이고!”“할머니!”“엄마!”박승현과 박유민이 급히 다가가 김선화를 일으키자 옆에 있던 심소윤은 싸늘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심소윤! 이제 어머니에게도 손을 대는 거야?”박승현은 김선화가 괜찮은지, 다친 데는 없는지 확인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 심소윤을 노려보았다.“어머니가 나를 차려고 해서 피한 것뿐이야. 내가 무슨 손을 댔다고 그래?”싸늘한 목소리로 말한 심소윤은 낯선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박승현을 바라봤다.이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박승현은 속에서 화가 치밀어올랐다.“네가 잘못했으니까 어머니가 너를 혼내는 게 뭐가 어때서? 넌 박씨 가문 며느리야, 그러니...”박승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심소윤이 그의 말을 끊었다.“왜? 박씨 가문의 며느리면 괴롭힘을 당해도 가만히 있어야 하는 거야?”볼에는 조금 전 뺨을 맞은 자국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김선화가 머리채까지 잡아 뜯는 바람에 몰골이 그야말로 엉망이었다.겉모습만 보면 아주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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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박유민은 굳은 얼굴로 심소윤을 째려보며 말했다.“그래요! 그럼 낳지 말지 그랬어요! 나도 엄마 아들 되는 거 싫은데! 엄마를 선택할 수 있다면 하나 이모를 선택할 거예요. 나를 낳아준 엄마가 하나 이모였으면 좋겠어요!”말을 마친 뒤 울면서 문밖으로 뛰쳐나갔다.“유민아! 머리 부딪힌 데 부었어, 얼른 약 발라야 해!”김선화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손주를 바라보며 뒤쫓아 나갔다.박승현은 조금 전보다 더 화가 난 듯한 얼굴로 심소윤을 바라봤다.“심소윤, 너 대체 왜 이렇게 변한 거야! 어린 유민이에게 그런 말을 하면 아이가 상처받지 않겠어?”“나이가 어리면 엄마가 필요 없다는 말을 해도 되는 거야? 한두 번은 장난으로 넘길 수 있어. 하지만 계속 그렇게 말한다는 건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본인이 그토록 바란다는데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게 뭐가 어때서?”박승현과 침대 위에 있는 심하나를 번갈아 본 심소윤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도 똑같잖아. 박씨 가문에 한 번 오는 건 그냥 놀러 온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계속 박씨 있으면 다들 박승현의 미래 아내로 보지 않겠어?”“심소윤!”박승현이 심소윤의 손목을 잡았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오늘 밤 심소윤이 매우 이상하다고 느꼈다. 미친 듯이 사람만 보면 물려는 개처럼 막무가내인 것 같았다.심소윤의 말에 심하나는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내가 폐를 끼친 거였네... 유민이가 나를 잘 따라서 아이를 보러 자주 온 것뿐인데... 언니가 이렇게 신경 쓸 줄 몰랐어. 지금 바로 갈게.”그러고는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오려 했다.그런데 발을 옮기자마자 아파서 심호흡을 하며 흐느꼈다.심하나의 모습에 마음이 아픈 박승현은 급히 그녀 곁으로 다가갔다.“누가 가라고 했는데! 박씨 가문에 오는 데 심소윤의 허락 따위는 필요 없어. 네가 있고 싶을 때까지 있어도 돼.”“승현 오빠, 그러지 마. 언니가 이미 오해하고 있어. 우리가 평소에 장난치는 건 그렇다 쳐도 오빠의 결혼 생활에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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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박건형의 등장에 다들 이혼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박건형이 심소윤과 박승현을 데리고 가는 것을 본 심하나는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쥐었다. 입술을 꽉 깨문 바람에 입안에 피비린내까지 났다.‘이 늙은이, 치매야! 왜 심소윤 같은 천박한 년을 계속 붙들고 놓지 않는 거지? 분명히 곧 성공할 뻔했는데!’그렇다면 강력한 수단을 쓸 수밖에 없었다.전화벨 소리가 울려 수화기를 들자 전화기 너머로 다급한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하나야, 누군가 황근수의 집까지 추적했어.”심하나의 얼굴에 순간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이미 영산시 떠났잖아? 누가 갔는데?”“황근수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누군가 뺑소니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대. 전 경찰서에서 했던 말을 그 사람에게 다시 한번 진술해서 간신히 떨어뜨리긴 했지만 언제 탄로 날지 몰라.”심하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그 사람 조사해 봐, 필요하면 죽여도 상관없고.”“알겠어.”전화를 끊은 심하나는 귀엽기만 했던 얼굴에 잔인함이 스쳤다.자기 길을 망치는 사람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한편 심소윤과 박승현이 박건형을 따라 서재로 간 뒤 박건형은 우선 먼저 박승현더러 심소윤에게 사과하라고 했다.그러자 박승현이 바로 거부했다.“할아버지, 저와 심소윤의 결혼 문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내가 걱정하지 않으면? 너희 조금 전에 이혼할 뻔했어! 사람들이 호성 그룹의 후계자인 네 결혼생활에 대해 관심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박건형은 말을 명확히 하지 않았지만 박승현은 바로 이해했다.호성 그룹이 중요한 시기에 진입한 만큼 많은 주주들이 대표이사인 박승현의 자리를 호시탐탐한 노리고 있었다.지난번 서온 그룹을 건드린 일로 회사 내부에서 박승현에게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 심소윤과 이혼하고 심하나와 재혼한다면 사생활이 복잡하다는 낙인이 찍혀 직원들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었다.박씨 가문의 후계자가 꼭 박승현이어야만 하는 게 아니었기에 박씨 가문 친척들도 그의 자리를 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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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소윤아, 너는 심씨 가문의 친딸이 아니잖아. 가족을 찾으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심소윤은 박건형이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박건형에 대해 잔뜩 경계심을 품고 있었기에 고개를 저었다.“예전에는 생각해 본 적 있어요.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정보가 없어서 지금은 그 생각 접었어요.”박건형이 웃으며 말했다.“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자기 가족이 어디 사는지 궁금하기 마련이야. 할아버지가 너를 위해 가족을 찾을 방법을 생각했어. 나 믿지? 나 좀 도와줄 수 있겠니?”가족과 연락한 일을 심소윤은 고찬솔 외에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었다.박건형이 이렇게 묻는 것이 진심으로 가족을 찾아주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어 잠시 생각해 보다가 일단은 그의 말에 응하기로 했다.“당연히 할아버지를 믿죠.”“그래, 네 혈액을 채취해서 유전자은행에 보관하면 부모님도 빨리 찾을 수 있을 거야.”심소윤이 고개를 끄덕이자 박건형은 미리 준비한 듯 집사더러 혈액 채취 담당자를 방으로 들이라고 했다.심소윤은 순순히 혈액 채취에 협조했다.혈액 채취관에 ‘호성 그룹’의 로고가 있는 것을 본 심소윤은 의사가 호성 그룹이 투자한 병원에서 온 의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병원 이름을 머릿속에 조용히 새겼다.박건형이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나중에 직접 조사해 보려 했다.“오늘 밤 일은 네가 많이 억울하다는 거 알아. 하지만 걱정 마, 네 억울함 꼭 풀어줄게.”심소윤은 예의상 고개를 끄덕인 뒤 방으로 돌아갔다.잠시 후 박승현이 방 문을 두드리자 심소윤은 문 앞에 다가가 문을 열었다.문 앞에 서 있는 박승현은 심소윤의 얼굴을 보자 표정이 복잡해졌다. 동정하는 듯하면서도 안쓰러운 기색이 다분했다.“오늘 저녁에는 내가 너무 충동적으로 행동했어, 이혼은 없던 일로 하자.”마치 본인이 너그럽게 봐주는 것처럼 목소리는 담담하기 그지없었다.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뉘앙스에 심소윤은 피식 웃음이 났다.“할아버지가 무슨 말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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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인터넷 폭력에 시달린 지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네티즌들은 모든 기억을 되찾은 듯 또다시 악담을 퍼부었다.[또 이 살인범이야? 어떻게 아직도 인터넷에서 돌아다닐 수 있는 거지?][뒤에서 봐주는 사람이 있다고 이렇게 못된 짓을 해도 되는 거야? 영산시 정부는 뭐 하는 거야? 이런 사람 체포 안 하고.][우리 하나 선생님, 다음 주에 무용 대회가 있는데 이렇게 만들어 놓다니, 심소윤! 죽어!]심소윤 맞은편에 앉아 있는 장유경은 그녀의 미간이 점점 찌푸려지는 것을 보고는 한마디 물었다.“소윤 씨, 네티즌들이 하는 말 거짓이죠?”심소윤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장규영을 바라보았다.손으로 턱을 괸 채 심소윤을 바라보는 얼굴은 아주 순수했다. 네티즌들의 이런 발언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심소윤은 조금 놀랐지만 휴대폰을 꽉 쥔 채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뺑소니 사건 제가 저지른 거 아니에요. 어젯밤 심하나가 발목을 삔 것도 제가 한 게 아니고요. 저는 누명을 쓴 거예요.”장규영은 환하게 웃었다.“소윤 씨가 나쁜 사람이 아닐 거라고 예상했어요.”태블릿을 들고 음식을 주문하는 장규영의 모습에 심소윤은 왠지 의문이 생겼다.“저 그냥 한마디만 했는데 믿는 거예요?”“소윤 씨를 믿는 게 아니라 저 자신을 믿는 거예요.”주문을 마친 후 태블릿을 심소윤에게 건네주었다.“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이미 골랐으니 이제 소윤 씨가 좋아하는 거 고르면 돼요.”심소윤을 싫어하거나 경멸하는 기색이 전혀 없는 장규영의 모습에 심소윤은 순간 울컥했다.그동안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가족들의 불신과 억압 속에서 살았다.그런데 이제 막 알게 된 사람이 자신을 이렇게 믿어 줄 줄 몰랐다.장규영은 지난 일에 대해 과도하게 묻지 않고 의상 디자인에 대한 견해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대화를 통해 두 사람은 의상 디자인에 대한 이해와 감각이 꽤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두 달 후, 우리나라에 의상 디자이너 대회가 열려요. 소윤 씨도 참가해요.”진심 어린 얼굴로 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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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칭찬을 받자 심소윤은 조금 어색해졌다.“그런데 왜 갑자기 떠나는 거예요?”“회사에서 해외 연수 보내주네요. 아마 당분간은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아요.”“그럼 나중에 디자인 얘기할 겸 연락해도 될까요?”“물론이죠.”잠시 이야기를 나누니 심소윤과 베시 사이의 껄끄러움이 완전히 사라졌다.두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로 돌아간 듯했지만 선생님과 제자보다는 오히려 친구 같은 느낌이 더 들었다.인터넷에 악의적인 댓글로 우울했던 심소윤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베시와 헤어진 후 본가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타려던 심소윤은 길 맞은편 나이트클럽 입구에 고급 차 한 대가 멈춰 서는 것을 보았다.명품 정장을 입고 조수석에서 내리는 고찬솔의 모습에 심소윤은 눈을 휘둥그레졌다.‘고찬솔 같은 직장인이 몇십억을 호가하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를 탄다고?’너무 놀라 입을 떡 벌리고 있을 때 운전석에서 한 여자가 내렸다.마찬가지로 검은 정장을 입고 있는 여자는 검은색과 금색이 어우러진 높은 하이힐을 신고 있었으며 단정한 단발머리 컷은 한눈에 봐도 프로패셔널한 비즈니스 우먼 같은 분위기를 한껏 풍겼다.하지만 나이는 삼십 대 정도로 보였다.두 사람이 함께 바에 들어가는 모습에 심소윤은 눈이 더욱 커졌다.‘고찬솔이 설마... 돈 많은 여자 등쳐먹으며 사는 건가?’한편 바에 들어선 고찬솔은 고막이 째질 듯한 음악 소리에 속까지 쓰라린 것 같았다.“무슨 협상이기에 여기서 해야 하는 거예요?”고연주는 흥미진진한 얼굴로 댄스 플로어 쪽을 바라봤다. 고찬솔 이 자식만 아니었다면 댄스 플로어로 날아가 젊은이들과 마음껏 놀았을 것이다.“당연히 큰 협상이지! 오늘 협상이 얼마나 중요한데! 너 때문에 망치면 절대 가만 안 둬!”고찬솔이 싸늘한 눈빛으로 고연주를 바라봤다.“또 그 남자와 관련된 사업이에요?”눈썹을 치켜올린 고연주는 고찬솔의 말을 부인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2층 룸으로 향했다.밖에서 오랫동안 망설이던 심소윤은 결국 그들의 뒤를 따라 나이트클럽에 들어갔다.고찬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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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가긴 어딜 가! 오늘 나와 제대로 한 판 붙자.”조이선은 심소윤을 끌고 2층 룸으로 갔다.북적이는 1층에 비해 룸이 많은 2층은 훨씬 조용했다.조이선이 워낙 힘이 센 데다 옆 친구들까지 그녀를 도와주는 바람에 심소윤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룸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조이선이 문을 열려고 하자 심소윤은 기회를 틈타 조이선의 머리채를 확 잡았다.갑작스러운 고통에 조이선은 저도 모르게 잡은 손을 놓았다.옆에 있던 친구들도 기회를 틈타 심소윤의 머리카락을 잡으려 했다. 그러자 심소윤은 가방에서 스프레이 형태의 호신용품을 꺼내 여자들에게 뿌렸다.여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가린 채 바닥에 주저앉자 심소윤은 기회를 틈타 밖으로 도망쳤다.“심소윤! 이 년이! 기본 매너는 지키며 싸워야지!”조이선의 욕설이 뒤에서 들려오자 심소윤은 더 빨리 달렸다.외출할 때 가방에 호신용품을 챙겨둔 덕에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조이선은 나이가 어렸지만 어릴 때부터 재벌가에서 귀하게 자라 행동거지가 방탕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면서 사회를 나온 불량배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이런 곳에서 조이선과 정면으로 맞섰다가는 큰코다치기 쉬웠다.조금 전 모퉁이를 돌아 아래층으로 내려가려 할 때 가장 가까운 룸에서 나온 사람을 힐끗 보았다.넓은 어깨와 좁은 허리, 한눈에 보이는 우아한 품격, 아까부터 찾고 있었던 고찬솔이었다.밖으로 나온 고찬솔은 누군가 자신을 보는 느낌에 고개를 돌렸다. 심소윤과 시선이 마주친 순간 눈에 기쁜 기색이 스쳤지만 이내 손에 든 스프레이를 보자 미간을 찌푸렸다.그러더니 빠른 걸음으로 심소윤 앞으로 걸어갔다.“왜 여기에 있어?”심소윤이 고찬솔을 바라보았다. 옷차림은 단정한 상태였지만 몸에서 여자 향수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차마 고찬솔 따라 들어왔다고 말할 수 없었기에 입술만 깨물었다.“그냥... 구경하러 왔어, 너는? 혼자 왔어, 아니면 친구랑 왔어?”말을 마친 심소윤은 고찬솔 얼굴의 미세한 표정에서 진실을 알아내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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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조이선은 겉으로는 고찬솔을 설득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약간 경멸스러운 감정이 담겨 있었다.고찬솔이 사람 볼 줄 몰라 심소윤 같은 여자와 썸을 타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심소윤을 등진 채 선 고찬솔은 이 순간 잘생긴 얼굴에 서리가 내린 것 같았다. 웃음기가 사라진 눈빛으로 더러운 쓰레기 더미를 보듯 조이선을 바라봤다.“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들이 학교에서 가지 않고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밖이 위험하다는 거 알아야 정신 차리지? 나중에 울지나 마.”담담한 어조로 말했지만 크고 탄탄한 체격 때문에 화를 내지 않아도 왠지 모르게 위엄이 느껴졌다.금발의 젊은이들은 약간 주춤했다.“뭐가 그리 무서운데? 어차피 저 여자는 무능하기 짝이 없어. 우리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저 남자 하나 이기지 못할까?”조이선이 먼저 나서자 모두들 심소윤을 향해 달려갔다.고찬솔이 여유로운 얼굴로 소매와 옷깃 단추를 풀자 혈관이 살짝 튀어나온 탄탄한 팔뚝 근육이 그대로 드러났다.한눈에 봐도 힘이 대단할 것 같았다.고찬솔 뒤에 있는 심소윤은 그가 앞의 몇 사람을 깔끔하게 제압하는 것을 지켜보았다.마지막에 남은 조이선과 다른 두 친구는 옆에 선 채 감히 누구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옆 룸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고연주의 목소리가 안쪽에서 흘러나왔다.“찬솔아, 담배 한 대 피우는 데 그렇게 오래 걸려?”고개를 든 심소윤은 룸 문 앞에 선 익숙한 여자의 모습을 보았다.바로 조금 전 바 앞에서 봤던 그녀, 고찬솔의 스폰서...룸 밖으로 나온 고연주도 심소윤을 발견했다. 심소윤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고찬솔이 발아래 젊은이들 몇몇이 가지런히 누워 있는 것을 보자 심소윤 앞으로 걸어갔다.“안녕하세요. 저는 고연주라고 해요. 고찬솔의...”그러자 고찬솔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경고가 가득한 눈빛으로 고연주를 바라봤다.그 모습에 고연주가 웃으며 심소윤에게 계속 말했다.“대표예요.”“찬솔이는 제 운전기사고요.”심소윤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찬솔이 운전기사라면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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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뭐가 변했는데?”심소윤이 의아한 표정으로 고찬솔을 바라보자 고찬솔은 허리를 살짝 굽히더니 새까만 눈동자로 아름다운 심소윤의 얼굴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그러더니 복숭아꽃 같은 눈으로 사람을 유혹하는 듯한 눈웃음을 지었다.“누나 예전에는 지금처럼 대담하지 않았잖아? 나이트클럽 같은 곳도 가지 않고?”‘또 누나...’심소윤은 고찬솔이 ‘누나’라고 부를 때마다 왠지 모르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고찬솔의 입에서 나오는 이 두 단어에 애매한 감정이 섞여 있는 것 같았다.물론 목소리도 좋고 얼굴도 잘생긴 고찬솔인지라 느끼하다는 느낌은 없었다.“내가 나이트클럽에 온 적 없다는 거 어떻게 알았어?”마음속 감정을 억누르고 고찬솔에게 반박했다.심소윤은 실제로 나이트클럽에 자주 드나들지 않았다.심하나가 심씨 가문에 돌아오기 전까지는 착한 이미지로 살았다.유일하게 간 적이 있다면 6년 전 술에 취한 박승현을 데리러 갔을 때였다.박승현이 취했다며 데리고 가라고 그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와 폭우를 무릅쓰고 데리러 갔다.집에 돌아온 뒤 박승현은 지갑을 꽉 잡은 채 눈물을 흘리며 술주정을 부렸다.“네가 원하는 거, 다 줄게! 평생 너만 사랑해.”그때 박승현이 자신에게 고백하는 줄 알고 심소윤은 감동을 금치 못했다.하지만 이제야 지갑 속에 심하나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술에 취한 후 진지하게 한 고백은 다른 여자에게 한 약속이었던 것이다.심소윤은 그저 자기 몸을 희생제물로 바친 남자를 남편으로 맞았을 뿐이었다.지나간 기억이 다시금 머릿속에 떠오르자 정신이 흐릿해졌다.그러다가 고찬솔이 어두운 얼굴로 그녀의 팔을 잡으며 차갑게 묻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이 상처들, 어쩌다 생긴 거야?”그제야 정신을 차린 심소윤은 고찬솔이 가리킨 곳에 시선을 돌렸다. 밖으로 드러난 눈처럼 하얀 팔 피부에 푸르스름한 멍 자국이 몇 군데 있었다.어젯밤 박유민이 던진 블록에 맞은 자국이었다.녀석의 힘도 하루가 다르게 부쩍 강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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