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윤아, 너는 심씨 가문의 친딸이 아니잖아. 가족을 찾으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심소윤은 박건형이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박건형에 대해 잔뜩 경계심을 품고 있었기에 고개를 저었다.“예전에는 생각해 본 적 있어요.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정보가 없어서 지금은 그 생각 접었어요.”박건형이 웃으며 말했다.“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자기 가족이 어디 사는지 궁금하기 마련이야. 할아버지가 너를 위해 가족을 찾을 방법을 생각했어. 나 믿지? 나 좀 도와줄 수 있겠니?”가족과 연락한 일을 심소윤은 고찬솔 외에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었다.박건형이 이렇게 묻는 것이 진심으로 가족을 찾아주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어 잠시 생각해 보다가 일단은 그의 말에 응하기로 했다.“당연히 할아버지를 믿죠.”“그래, 네 혈액을 채취해서 유전자은행에 보관하면 부모님도 빨리 찾을 수 있을 거야.”심소윤이 고개를 끄덕이자 박건형은 미리 준비한 듯 집사더러 혈액 채취 담당자를 방으로 들이라고 했다.심소윤은 순순히 혈액 채취에 협조했다.혈액 채취관에 ‘호성 그룹’의 로고가 있는 것을 본 심소윤은 의사가 호성 그룹이 투자한 병원에서 온 의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병원 이름을 머릿속에 조용히 새겼다.박건형이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나중에 직접 조사해 보려 했다.“오늘 밤 일은 네가 많이 억울하다는 거 알아. 하지만 걱정 마, 네 억울함 꼭 풀어줄게.”심소윤은 예의상 고개를 끄덕인 뒤 방으로 돌아갔다.잠시 후 박승현이 방 문을 두드리자 심소윤은 문 앞에 다가가 문을 열었다.문 앞에 서 있는 박승현은 심소윤의 얼굴을 보자 표정이 복잡해졌다. 동정하는 듯하면서도 안쓰러운 기색이 다분했다.“오늘 저녁에는 내가 너무 충동적으로 행동했어, 이혼은 없던 일로 하자.”마치 본인이 너그럽게 봐주는 것처럼 목소리는 담담하기 그지없었다.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뉘앙스에 심소윤은 피식 웃음이 났다.“할아버지가 무슨 말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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