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당일, 심소윤은 들것에 실려 나왔다.뼈만 앙상하게 남은 그녀는 두 다리가 온통 피범벅이었고 오른손은 축 늘어뜨리고 있었다.3개월 전, 누군가의 위증으로 인해 심소윤은 심씨 가문의 친딸을 대신해 감옥에 가게 되었다.감옥에서 메스를 들던 심소윤의 손은 부러졌고, 국제 무용 콩쿠르에서 우승을 안겨준 심소윤의 두 다리는 짓이겨졌다.그녀가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심소윤의 남편 박승현이 모든 인맥을 동원해 심소윤을 감옥에서 빼냈다.밖에서 심소윤을 기다리고 있던 박승현은 들것에 실려 나오는 심소윤을 보더니 비틀대며 차에서 내려 심소윤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끌어안았다.“소윤아, 전부 내 탓이야. 내가 너무 늦었지?”사람들을 따라 구급차에 앉은 박승현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언제나 고고하고 차갑던 남자가 그녀의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심소윤은 박승현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딱 두 번 보았는데 한 번은 결혼할 때였고 또 한 번은 박유민을 낳았을 때였다.박승현의 눈물이 뺨 위로 떨어졌을 때, 심소윤은 그동안 억눌러왔던 서러움이 북받쳐 올랐다.남에게 구타당했을 때도, 손목이 부러질 때도 울지 않았던 심소윤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심소윤은 박승현의 품에 안겨 심신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그의 향기를 들이마셨다.다행히 그녀에게는 그녀를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이 있었다.박승현은 두 눈이 붉어진 채 심소윤을 안고 이를 악물며 맹세했다.“소윤아, 내가 위증을 해서 네게 누명을 씌운 진범을 꼭 찾아내서 네 결백함을 증명할게!”심소윤은 박승현의 품에 안겨 그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들었다.사람들에게 시달려 만신창이가 된 그녀의 마음이 그제야 조금 안정되었다.이렇게나 자신을 사랑해 주는 남편과 아들이 있으니 그녀를 키워준 심씨 가문 사람들이 심하나만 사랑해도, 전 약혼자에게서 버림받았어도 이제는 상관없었다.“전부 내 탓이야. 내가 그날 너에게 운전하라고 하지만 않았어도 네가 다른 사람에게 빌미를 잡혀서 뺑소니를 저질렀다는 의심 따위는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