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황후의 폐립은 황제가 가볍게 던진 한마디로 당장 결정될 만큼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상관없었다.황제의 마음속에 씨앗 하나만 심어 둘 수 있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싹을 틔울 터였다.어쩌면 훨씬 전 금영이 심어 둔 그 씨앗은 이미 남몰래 뿌리를 내리고 새순까지 내밀었는지도 몰랐다.*다음 날.금영이 눈을 떴을 때 황제는 이미 정사를 논하러 나간 뒤였다.이날 황제는 장안과 송염 두 사람을 파격적으로 발탁했다.장안은 본래 예부시랑이었는데, 이번에 곧바로 예부상서로 승진하여 기존 예부상서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 올랐다.예전에 금영이 입궁할 당시, 서 황후 측 사람들이 온갖 방법으로 앞길을 막았었다.그때 금영의 편에 서서 입궁을 강하게 주장한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장안이었다.본래부터 서가와 사이가 좋지 않은 청렴한 문관 계열이기도 했다.송염은 이부에 들어갔다.비록 사품 벼슬에 불과했지만 결코 낮은 자리는 아니었다.더구나 송염은 올해 막 과거에 급제한 사람이었다.장원을 한 것도 아니고 셋째로 급제했을 뿐이었다.그런 그가 단숨에 사품 관직에 올랐으니, 이미 상당한 파격 인사였다.황제가 아직 돌아오지 않은 사이, 금영은 옷을 갈아입고 림비를 데리고 서 황후에게 문안을 드리러 갔다.문 앞을 지키고 있던 환옥이 두 사람을 막아섰다.“황후마마께서 몸이 편찮으시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 주시옵소서.”금영은 못내 아쉬웠다.오늘 다시 한번 서 황후의 속을 긁어 놓을 생각이었는데 말이다.서 황후는 화가 날수록 평정심을 잃기 쉬웠다.스스로 빈틈을 드러내기 시작한다면, 그녀를 끌어내릴 날도 그만큼 가까워질 터였다.금영이 막 돌아서려던 그때, 조씨가 안에서 나왔다.“원 귀비마마, 황후마마께서 들라 하시옵니다.”금영은 림비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서 황후는 이미 의자에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단정히 앉아 있었다.붉은 비단옷에는 금실로 봉황 무늬가 화려하게 수놓여 있어 더없이 귀하고 위엄 있어 보였다.하지만 아무리 분을 두껍게 발라도 눈 밑에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