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영은 바닥에 넘어진 배명월을 차갑게 내려다보았다.그런데 막 입을 열려던 찰나, 한 사람이 갑자기 튀어나오더니 재빨리 배명월을 부축했다.그 사람은 바로 태자였다.“명월아, 괜찮으냐?”놀람과 걱정이 동시에 담긴 목소리였다. 배명월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눈물을 글썽였다. 아까 황제에게는 통하지 않던 수단을 모조리 태자에게 쏟아부은 것이었다.“저는… 괜찮아요….”배명월이 태자의 품에서 몸을 떨며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니 언니를 탓하지 마세요. 언니가 절 민 게 아니라, 제가 조심성이 없어서… 넘어진 거예요.”하지만 말과 달리 금영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눈빛엔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태자는 배명월을 일으켜 세운 뒤, 차가운 눈으로 금영을 바라봤다.그의 목소리엔 억누르기 힘든 노기가 서려 있었다.“배금영, 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 나는 네가 요즘 얌전하길래, 잘못을 뉘우치며 지내고 있는 줄 알았다. 이제 우리의 혼례일도 정해졌고, 넌 그저 마음 놓고 시집올 준비나 하면 될 것을….”잠시 뜸을 들인 태자가 더 매서운 눈빛으로 금영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아직도 명월이를 괴롭히고 있다니!”금영이 담담히 되물었다.“이 아이가 그리도 안타까우십니까? 그러면 직접 폐하께 가서 저랑 파혼하겠다고 하시고, 이 아이를 태자비로 맞아들이세요.”태자가 차갑게 쏘아붙였다.“내가 그렇게 못할 것 같으냐?”금영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그렇게 해주신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네요.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요.”금영의 태도에 태자는 완전히 뚜껑이 열렸다. 그는 배명월을 한쪽에 앉혀 둔 뒤, 곧바로 봉의궁으로 향했다.그 시각, 봉의궁에 있던 황후의 심기도 좋지 않았다. 가장 듣고 싶지 않던 소식이 또 전해졌기 때문이다.“뭐라고? 폐하께서 또 선화전에 들르셨다고?”서 황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역시 내 짐작이 맞았구나. 폐하를 홀린 그 계집이 선화전에 있는 게 분명해.”눈빛을 싸늘하게 굳힌 서 황후가 이를 갈며 말했다.“감히 내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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