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저 둘만 있는 게 아니지.’금영은 문득 또 다른 한 사람이 떠올랐다. 하지만 신분을 인정받지 못한 상황이니, 이 셈에 넣을 수 없는 존재였다.금영은 다시 두 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 차려 입은 것을 보아하니, 서 황후에게 문안 인사를 드리러 봉의궁으로 가는 길인 듯했다.이황자는 태자만큼 침착하고 절제된 인상은 아니었지만, 입술은 붉고 얼굴은 흰 것이 제법 준수한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 태자도 함께 있는 자리였지만, 그에게도 제법 귀녀들의 시선이 쏠린 것을 봐도 알 수 있었다.이때, 배명월 쪽으로 고개를 돌린 이황자가 입을 열었다.“이쪽도 제법 미모가 빼어나구나, 이름이 무엇이냐?”배명월이 놀란 듯한 얼굴로 태자를 바라보았다. 도움을 청하는 듯한 눈빛이었다.그러자 태자가 얼굴을 굳히며 이황자를 꾸짖었다.“무례하게 굴지 말거라, 이쪽은 영안후부의 둘째 아가씨다.”그 말을 들은 이황자는 태연하게 웃었다.“이름을 물은 것뿐인데, 무례라니요? 아름다운 여인을 사모하는 것은 사내의 본능이죠.”배명월은 눈을 글썽이며 난처한 얼굴로 다시 태자를 바라봤다. 태자가 목소리를 내리깔며 다시 말했다.“폐하께서 네가 이토록 경박하게 구는 것을 아신다면, 필히 엄한 벌을 내리실 것이다. 오늘 이곳에 발걸음을 한 것은 황후마마께 문안을 올리기 위함이니, 그만 입을 다물고 어서 움직이거라.”이황자가 웃으며 말했다.“알겠습니다, 형님. 상당히 이 미인을 아끼시는군요.”태자가 살짝 노기를 띠었다.“그래서, 갈 테냐, 말 테냐?”그제야 이황자는 짓궂게 굴던 것을 멈췄다.“에이, 너무 노여워 마십시오, 형님. 지금 갑니다, 가요.”이황자가 봉의궁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하지만 태자는 살짝 머뭇거렸다. 배명월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고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 많은 시선 앞에서 위로해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대신 금영을 바라보며 말했다.“금영아, 네 동생 잘 살피거라.”금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사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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