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황후가 키를 재는 듯한 손짓까지 하면서 말했다."그때부터 본궁은 네가 참 마음에 들었었다. 폐하께도 너같이 어여쁜 딸이 있으면 참 좋겠다고 농을 건넸었는데... 본궁은 정말 진심으로 널 딸처럼 아꼈었단다."서 황후는 금영을 조금의 노여움도 없는, 아주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봤다.그러더니 가볍게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그런데 누가 예상이나 했겠느냐? 네가 입궁해 비가 되고, 본궁과 함께 폐하를 모시게 될 줄은... 인연이란, 참 예측할 수 없구나."서 황후는 일부러 금영이 불리하도록 사람들 앞에서 이런 말을 꺼낸 것이 분명했다.모두가 금영을 서 황후를 배신한, 은혜를 저버리고 황제의 침상에 오른 배은망덕한 사람으로 여기도록 말이다. 하지만 순순히 당하고만 있을 금영이 아니었다. 그녀는 눈시울을 붉힌 채 입을 열었다."송구하옵니다, 마마. 만약 제가 미향이 묻은 것을 빨리 알아차렸다면, 이런 일이... 아닙니다. 이제 폐하의 아이를 품었으니, 이런 말은 더 이상 꺼내지 않겠습니다. 괜히 태자비인 명월에게만 누가 될테니 말입니다."그러면서 마치 큰 억울함을 힘겹게 삼키는 듯한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만약 그녀가 곧장 이 일을 배명월에게 뒤집어씌웠다면, 사람들은 쉽게 믿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모습을 먼저 보여준다면, 사람들에게 저절로 그 내막을 상상하게 만들 수가 있다. 그러면 자연스레 화살도 배명월에게 향할 것이다.'설마 배명월이 태자비 자리를 노리고 언니인 배금영을...?'금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태자비가 되었을 것이다. 굳이 어렵게 술수를 써가며 입궁할 필요가 없는 인물이었다. 겉으로 티 내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머릿속엔 이미 모든 상황이 그려졌다.서 황후는 용손을 품은 금영을 대놓고 난처하게 만들지는 못했다.그녀는 그 후로도 몇 차례 사람들의 적의를 끌어올리려 했으나, 상황이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자 병약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래 앉아 있었더니, 몸이 좀 많이 불편하구나. 먼저 가서 쉴 테니, 너희들도 이만 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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