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Chapter 461 - Chapter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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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1화

정말 배명월에게 저 탕약을 먹일 줄이야, 금영은 태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그러면... 태의는 어떻게 할까요?"손복안이 나가다가 말고 물어보자, 태자가 말했다."안에 독이 들어 있지 않으니, 명월이도 탕약을 다 마신 것 아니겠느냐? 굳이 태의까지 불러야겠느냐?"그러자 배명월이 해수를 노려보며 꾸짖었다."증거를 보였으니, 이제 네년을 처분하겠다!"그 모습에 금영이 헛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마마께서 탕약을 마셨다고 해서, 그것이 어찌 저 탕약에 문제가 없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단 말입니까? 겨우 이 정도로 제 사람을 넘겨줄 순 없습니다. 그릇에 아직 흔적이 남아 있으니, 태의를 불러 확실하게 검증한 뒤에 얘기하시지요."태자가 배명월을 바라보며 꾸짖었다."명월아! 부황께서도 계신 자리에서 이 이상 금영을 난처하게 하지 말거라!"그러더니 이번에는 금영을 바라보며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다."금영아, 이 일은 여기서 끝내는 것이 어떻겠느냐?"금영은 그런 태자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시원스레 답했다."전하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태자는 속으로 길게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그는 금영이 이미 이 탕약에 문제가 있음을 짐작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끈질기게 태의를 부르려 할 이유가 없었다.하지만 이쯤 포기한 것을 보니, 분명 자신에 대한 미련이 조금이나 남아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금영은 당연히 태자가 속으로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녀가 여기서 물러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이 일로 물고 늘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배명월이 탕약을 마신 이상, 여차하면 자신은 아무것도 몰랐다고 발뺌할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배명월은 금영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누구의 핏줄인지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만약 진짜 배명월이 나쁜 마음을 먹었다는 것을 들키더라도, 그 핑계로 악독하다는 소리는 들을 수 있을지언정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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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그렇게 태자와 배명월이 떠난 뒤였다.뚫어져라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황제의 시선에 금영은 괜히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움찔했다."폐하..."황제가 깊은 눈동자로 금영을 뚫어져라 쳐다봤다.금영은 괜히 마음이 찔렸다. 밤하늘같이 깊은 그의 눈동자를 보고 있자면 괜히 속이 꿰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금영은 자기도 모르게 슬쩍 시선을 피했다. 그동안 살아남기 위해 대담한 짓들을 해 오긴 했지만, 이럴 때면 괜히 모든 것이 들통났을까 봐 두려움이 찾아왔다.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슬쩍 해명했다."동생이랑은 원래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탕약을 가져왔다고 하니... 신녀는, 신녀는 그저..."황제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알겠다."금영은 의아한 눈으로 황제를 바라봤다. 알았다는 답의 의미가 자신의 해명을 믿어주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한 치의 의심도 한 적 없다는 것인지, 잘 파악되지 않았다.황제가 금영의 앞으로 다가와 조심스레 그녀를 다시 침상에 눕혀 주며 이불을 덮어주었다."되었다. 더는 고민하지 말거라. 회임했는데 이런 일로 마음 쓰게 되면 괜히 정신 소모만 할 뿐이다. 다음에도 누가 되었든, 네가 반기지 않는데 무언가를 내밀 경우, 언제든지 오늘처럼 태의를 불러 확인시켜 달라고 하면 된다."조심할 줄도, 반격할 줄도 안다는 것은 나쁠 것 없었다.황제는 사실 금영의 대처에 나름 만족하고 있었다.금영은 그제야 마음속에 싹튼 불안을 잠재우고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황제는 그 모습을 보며 한층 마음이 더 누그러졌다.*배명월은 지란원으로 돌아오자마자 목구멍에 손을 집어넣어 힘껏 허구역질했다.방금 마신 것을 모조리 토해내기 위해서였다.그렇게 한참을 토악질한 끝에 더 이상 나오는 것이 없자, 눈물이 왈칵하고 터져 나왔다.이번만큼은 꾸며낸 눈물이 아니었다. 진심으로 괴로워 나온 눈물이었다.태자는 곁에서 그런 그녀를 위로는커녕 그저 차갑게 바라볼 뿐이었다.배명월은 입을 헹구고 손을 씻은 뒤에야 태자를 바라보며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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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하지만 황제를 원망할 엄두는 내지 못했다. 그래서 대신 모든 분노를 금영에게 쏟아부었다.배명월이 말을 이었다."이 일이 밖에 새어 나가면... 전하만 체면을 잃는 것이 아닙니다. 폐하께서도 명성에 큰 손상을 입을 것입니다. 그리고... 황후마마께서 얼마나 언니를 아꼈는지는 전하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만약 이 일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반응하실지..."그녀의 얼굴엔 걱정이 가득했다. 금영이 아무리 황제의 아이를 가졌다고는 하지만, 자신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절대로 그렇게 둘 순 없어!'무슨 수를 써서라도 금영의 앞길을 망쳐야겠다고 배명월은 결심했다."전하, 속히 이 일을 황후마마께 아뢰고 결단을 내리시게 해야 합니다."그 말에 태자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두 사람이 이 일을 어떻게 서 황후에게 알릴지 결정 내리기도 전이었다.배명월은 아랫배에서 송곳니가 파고드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그리고 그 감각은 너무나도 순식간에 전신으로 퍼졌다.배명월은 식은땀을 흘리며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태자는 그런 배명월의 모습에 놀라 물렀다."명월아, 왜 그러는 것이냐...?"배명월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전하, 아까 그 약... 그 약이..."좀 전까지만 해도 자신은 회임한 상태가 아니니 그깟 약을 조금 섭취했다고 해서 큰 탈은 없을 것이라 여겼다.게다가 이미 대부분 모두 토해낸 상태였다. 그런데 밀려오는 통증에 그녀는 당황했다."가서 태의를 불러라! 아니, 먼저 태자부로 돌아간다!"태자는 단호하게 결정을 내렸다. 오늘 낙태약을 보낸 일이 황제의 귀에 들어가는 것만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했다.배명월은 태자부로 돌아온 뒤에야, 겨우 의원의 진찰을 받을 수 있었다.그녀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침상에 누워 있었다. 그런데 치마자락 끝은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다.의원이 배명월의 맥을 짚었다."어떠냐?"태자가 의원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러자 의원이 새파랗게 변한 얼굴로 답했다."태자비마마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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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물론 설령 알았다고 해도, 크게 개의치는 않았을 것이다. 애초에 한쪽은 완전히 파멸해야 끝날 승부였다.이제 와서 이들의 원망을 좀 산다고 해서 변할 것은 없었다.태자는 배명월을 달랜 뒤, 곧장 태자부를 나왔다. 그가 향한 곳은 서 황후가 머무는 서봉전이었다.서 황후는 요 며칠 황제가 자꾸 궁을 비우고 있다는 소식에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못하고 있었다.그러나 태자가 온 것을 보자, 겨우 표정이 살짝 누그러졌다."소한아, 이 시각엔 갑자기 무슨 일로 왔느냐?"서 황후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이 시각은 평소 그녀가 낮잠을 자는 시각이었다. 태자가 이유 없이 찾아왔을 리 없었다.태자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소자, 중요하게 모후께 아뢸 일이 있습니다."서 황후는 여전히 미소를 띤 상태였다."그래, 말해 보거라.""그것이..."하지만 막상 말하려니,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그러나 명월이 한 말을 떠올리며, 다시 결심을 내렸다. 이 일은 되도록 빨리 서 황후에게 알려야 했다.서 황후가 난처한 기색을 하고 있는 태자를 바라보다가 다시 말했다."무슨 곤란한 일이라도 생긴 것이냐? 망설이지 말고 어서 말해 보거라. 뭐든 내가 해결할 방도를 찾아보마."그제야 태자가 겨우 입을 열었다."배금영이 회임했습니다. 그런데 부황의 아이인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들은 서 황후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태자의 말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듯했다."금영이 네 아이를 회임했는데, 폐하께서 아시고 너에게 노하셨다는 말을 잘못한 거지?"그러더니 태자가 마저 설명할 새도 없이 제멋대로 짐작하며 다시 말을 이었다."크게 문제 될 것 없다. 네가 그 아이에게 미련이 남았다면, 태자부로 들이면 될 것이고... 아니면 아이를 지우게 하면 그만이다."태자가 다시 서 황후를 바라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모후, 제가 아니라 부황의 아이를 가졌다는 말입니다!"서 황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아니, 처음부터 태자의 말을 알아들었지만, 너무 말도 안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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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그러나 황제가 금영 때문에 오래된 일을 다시 꺼냈다."그 일과 이건 엄연히 다른 문제입니다."서 황후가 반박했다.그러자 황제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더구나 금영은 이미 태자와 파혼까지 했네. 언제든지 다른 누군가와 혼인을 맺어도 상관없을 상태인 것은 안다만? 그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짐에게 새 후궁을 들이라고 한 것은 황후네. 어찌 기뻐하지 않는가?"서 황후의 얼굴이 흉하게 일그러졌다.황제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을 이었다."짐이 오늘 이곳에 온 것은 그대와 이 일을 상의하기 위함이 아니라, 알리기 위함이네. 짐은 내일 비를 봉하는 성지를 내려 금영을 맞이할 것이네."그가 두 사람에게 통보했다. 오늘 태자에게 이 일을 알리는 것을 꺼리지 않았던 것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었다."비로 봉한다고요?"서 황후가 황제에게 참지 못하고 되물었다.그러자 그가 답했다."금영은 선대 영안후의 손녀이자, 선대 영안후가 유언으로 내게 부탁했던 아이네. 짐이 어찌 그런 아이를 홀대할 수 있겠는가?"그렇게 말한 황제는 잠시 뜸을 들인 뒤 이었다."황후는 황실의 안주인으로서 어질고 현명하니, 이 일로 시기질투를 품지 않을 것이라 믿네."그리고 이것을 끝으로 황제는 조금도 이 자리에 머물고 싶지 않다는 듯, 소매를 털고 밖으로 나갔다.결국 서봉전 안엔 서 황후와 태자,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태자가 서 황후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모후..."서 황후가 표정 관리를 하며 답했다."소한아.""모후, 괜찮으십니까?"태자는 마음이 몹시 불안했다.그러자 서 황후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너만... 너만 괴롭지 않다면, 나는... 나는 괜찮다. 나는 이 나라의 황후이다. 후궁에 자리 하나가 더 늘었다고 한들, 큰 영향은 없다. 이제 너도 물러가 보거라. 이만 좀 쉬고 싶구나."서 황후가 피곤한 척 관자놀이를 문질렀다."알겠습니다."태자가 물러간 뒤였다.피곤하다는 건 당연히 핑계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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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황제가 떠난 뒤, 시간은 유난히 더디게만 흘렀다.어느덧 저녁 무렵이 되었고, 금영이 남은 시간을 어찌 보내야 할지 생각하던 때에 유진설이 찾아왔다.다른 사람이었다면 만나지 않았을 테지만, 유진설이라면 거절할 수 없었다.그런데 유진설은 혼자가 아니었다. 곁에 키가 상당히 큰 시비를 대동한 채였다. 하지만 고개를 워낙 푹 숙이고 있던 탓에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금영아!"유진설이 금영을 보자마자 먼저 위아래로 살폈다. 그리고 금영의 안색이 나름 괜찮은 듯 보이자, 겨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런데 집에 무슨 일 있었어? 송 부인이 아프다는 핑계로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얘기가 들려서 네 소식부터 알아보려 했는데, 경비가 갑자기 삼엄해져서 엄청 걱정했어."유진설이 몹시 불안한 눈빛으로 계속 물었다."그러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이때, 낭랑한 청년의 목소리가 유진설 옆에서 들려왔다.금영은 흠칫 놀라며 고개를 들었는데, 하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변장한 맹운산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금영은 그런 그를 말문이 막힌 채 바라보다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맹운산, 너 지금..."그러자 맹운산이 제 머리 위에 꽂힌 장식 몇 개를 민망한 얼굴로 떼어내며 말했다."그냥 오면 널 만나기 어려울 거 같아서 어쩔 수 없었어. 유진설 아가씨한테 부탁해서 겨우 여기까지 온 거야."그렇게 말한 맹운산은 성큼 다가와 금영을 가까이서 살피려 했다.이때, 금영이 갑자기 한 발 뒤로 물러서며 헛구역질하기 시작했다.맹운산은 그 모습을 보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설마 지금 내 모습이 역겨워 이러는 거야?"밝은 기운이 가득한 청년은 여인의 차림새를 해도 크기만 어색할 뿐, 여전히 고운 얼굴이었다.그러니 당연히 그 때문에 이러는 것이 아니었다. 금영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너 때문이 아니라... 내가..."하지만 회임했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물론 언제까지고 입 닫고 있을 수는 없는 법이었다."금영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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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금영의 회임 소식에 맹운산은 적군에 포위된 것보다 더 큰 괴로움을 느꼈다.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를 포기할 순 없었다. 금영은 여전히 그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였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여 자신을 받아주기만 한다면, 그 무엇이든 개의치 않을 자신이 있었다.유진설은 옆에서 그런 맹운산을 상당히 놀란 표정으로 바라봤다.그녀는 당연히 맹운산이 이 소식에 비통해하거나 분노할 것이라 생각했다.그런데 한창 혈기왕성할 나이임에도 자신의 감정을 꾹꾹 눌러 담은 채 모든 것을 금영 위주로 생각하고 움직이려 하고 있었다.금영은 그런 맹운산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맹운산, 그동안 나에게 잘해줘서 정말 고마워. 하지만 너와 함께 그렇게 떠나버리면, 남은 사람들이 난처해질 거야."맹운산이 되물었다."그러면 정말 태자부에 들어가 측비라도 되겠다는 거야?"그러자 금영이 고개를 저었다."입궁하게 되는 건 맞지만, 태자부는 아니야."맹운산이 멍하니 물었다."태자부는 아니라고?"금영이 답했다."이 아이는... 폐하의 아이야."한 번쯤은 분명히 말해 둬야 했다. 안 그러면 또 저번처럼 충동적으로 앞에 나서 황제의 화를 돋우는 상황이 발생할지도 몰랐다."진설 아가씨, 맹운산을 데리고 이만 가 줄 수 있어요? 후부 안팎으로 온통 궁 사람들이라, 괜히 맹운산이 이곳에 온 것을 들키기라도 한다면 좋을 것 없을 테니까요."금영의 말에 유진설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평소 앙숙 같은 사이였으나, 오늘만큼은 유진설도 맹운산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순순히 금영의 부탁대로 그를 데리고 나가려 했으나, 맹운산이 그녀의 손길을 뿌리치며 말했다."안 갑니다."유진설이 인상을 쓰며 그에게 쏘아붙였다."안 가면, 너만 위험에 빠지는 줄 알아? 금영이 생각은 안 해?"그제야 상황을 자각한 듯, 맹운산이 힘 빠진 얼굴로 유진설에게 끌려 나갔다.두 사람이 떠난 뒤, 금영은 온밤 꿈에 시달려야 했다.꿈속에 수많은 장면이 어지럽게 스쳐 지나갔지만, 유독 한 청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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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이어서 손복안은 뒤에 있던 배경연과 배경천, 배경원에게도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세 분에게도 참 경사스러운 날이겠습니다."그는 어느 쪽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하지만 배경연과 배경천의 얼굴빛은 몹시 복잡했다.'경사는 무슨 경사, 이게 어떻게 경사스러운 일일 수가 있단 말인가!'평소 같았으면 영안후부에 황비가 나왔으니, 당연히 크게 기뻐해야 할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이미 작은 누이가 태자에게 시집간 상황에, 금영이 황제의 비로 들어가게 된다면 서 황후의 체면을 깎는 꼴이었다.어쩌면 앞으로 서 황후는 영안후부를 눈엣가시처럼 여길지도 몰랐다.손복안은 금영을 직접 부축해 일으킨 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책봉식은 사흘 뒤에 치르시게 될 것입니다. 그날 입으실 예복은 제가 오늘 미리 가져왔습니다."손복안은 그렇게 말한 뒤, 뒤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그러자 한 어린 내관이 예복을 받쳐 들고 앞으로 나왔다.붉은빛과 검은빛이 함께 어우러진, 봄날의 따스한 햇살에서도 눈부시게 빛나는 아름다운 예복이었다.예복 외에도 다양한 하사품들이 쏟아져 내렸다.그중에는 금영뿐만 아니라, 영안후부에 내린 것도 있었다.그렇게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손복안이 떠나간 뒤였다.영안후는 뜰 가득 쌓인 하사품들을 바라보며 기쁨보다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마치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에 올려진 물고기 신세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황명으로 내려진 하사품이니, 받지 않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받으면 배명월과 멀어질지도 몰랐다.이 와중에 오직 배경원만 진심 어린 마음으로 금영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축하드립니다, 영비마마."금영은 고개를 들어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말하지 않아도 모든 것이 전해졌다.*금영을 비로 책봉한다는 소식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그리고 마치 잠잠한 호수 위로 큰 바위가 떨어진 것처럼, 큰 소란이 일어났다.다음 날, 조정 회의가 열린 순간이었다.서 승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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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하지만 황제는 끝내 외세의 전란과 피바람이 몰아치던 내부의 혼란까지 모두 평정했다. 그렇게 무려 십여 년의 세월을 갈아 넣어 태평성대의 기틀을 일구어냈으니,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했을지는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황제는 끝내 서씨 가문만큼은 처단하지 못했다.서 승상 일파가 조정에서 안하무인으로 권세를 휘두르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불쾌했으나, 역설적이게도 무능한 자들은 아니었다. 그랬기에 인재가 부족한 상황에 황제는 나라의 안정을 위해 지난 수년간 그들을 건드리지 않고 오늘날까지 용인하며 이용해 온 것이었다. 중요한 시기에 서씨 일파가 소란을 일으킨다면, 간신히 붙잡아 둔 이 나라의 운명이 어떻게 요동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으니까 말이다.하지만 오늘을 기점으로, 조정의 신료들은 저마다 불길한 예감을 지울 수 없었다. 황제가 서씨 일파가 반발할 것을 알면서도 후궁 임명을 강행하려 한다는 건, 후궁뿐만 아니라 조정에도 큰 풍랑이 일어날 것이 분명했다. 이때 줄을 잘못 서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었다.바로 이때, 맹 장군 쪽도 황제의 편을 들기 시작했다."신 역시 장 시랑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옵니다. 자손을 중히 여기셔야 하옵니다."그는 제 아들인 맹운산과 금영에게 거절당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했다. 그는 무장 가문 출신이었고, 머릿속에 계산이 많지 않아 성정에 꼬임이 없었다. 진심으로 마음에 둔 여인이 있다면,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지금까지 아들의 행동을 모두 묵인해 왔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금영이 황제의 사람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아무리 단순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만약 여기서 자신의 태도를 분명히 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황제와의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었다.한편, 그 시각 서봉전 또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서 황후는 인내심을 가지고 조회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었다.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회의에 있었던 일을 서 황후에게 전해주었다."마마, 폐하께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오늘 일을 준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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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금영은 이미 화려한 예복으로 갈아입은 뒤였다.예복은 그녀의 몸에 아주 안성맞춤이었다. 붉은빛과 검은빛이 어우러진 화려한 옷이 금영의 몸에 걸쳐지자, 평소보다 훨씬 더 깊은 기품이 더해졌다.정문으로 향하자, 영안후부 사람들이 이미 나와 있는 것이 보였다.금영은 얼굴 가득 미소를 띠고 있는 영안후를 보며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송정희가 조금만 더 늦게 쫓겨나 이 장면을 직접 봤다면 매우 통쾌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하지만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은 채 영안후에게 예를 올렸다.영안후는 자애로운 부친의 얼굴을 한 채 금영을 부축했다. 심지어 눈가에는 눈물이 살짝 고여 있기까지 했다."입궁하게 되면, 스스로 잘 돌봐야 할 것이다."그런데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금영이 느닷없이 문 쪽을 바라보며 외쳤다."아니, 태자비마마께서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영안후는 몸이 살짝 굳은 채, 서둘러 금영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하지만 어디에도 배명월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영안후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다시 금영을 돌아보았다.그러나 금영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당당히 고개를 치켜든 채 앞으로 걸어 나갔다.영안후는 뒤늦게 자신의 행동을 자각하고 금영을 다급히 불렀다."금영아!"배경천 또한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금영!"하지만 금영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갔다.고개를 살짝 들자, 푸른 하늘과 흰 구름 위로 밝은 아침 해가 떠 있는 것이 보였다.사람들은 궁을 한 번 들어가면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바다와 다름없다고 한다. 그러나 금영에겐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샘물 같은 곳이었다.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바라보며 걸어 나아가야 했다.그녀는 원수들의 피와 뼈를 갈라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작정이었다."마마, 부디 평안히 가십시오!"결국 영안후부의 사람들은 모든 말을 삼키고 금영을 배웅할 수밖에 없었다.황궁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이미 구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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