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설령 알았다고 해도, 크게 개의치는 않았을 것이다. 애초에 한쪽은 완전히 파멸해야 끝날 승부였다.이제 와서 이들의 원망을 좀 산다고 해서 변할 것은 없었다.태자는 배명월을 달랜 뒤, 곧장 태자부를 나왔다. 그가 향한 곳은 서 황후가 머무는 서봉전이었다.서 황후는 요 며칠 황제가 자꾸 궁을 비우고 있다는 소식에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못하고 있었다.그러나 태자가 온 것을 보자, 겨우 표정이 살짝 누그러졌다."소한아, 이 시각엔 갑자기 무슨 일로 왔느냐?"서 황후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이 시각은 평소 그녀가 낮잠을 자는 시각이었다. 태자가 이유 없이 찾아왔을 리 없었다.태자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소자, 중요하게 모후께 아뢸 일이 있습니다."서 황후는 여전히 미소를 띤 상태였다."그래, 말해 보거라.""그것이..."하지만 막상 말하려니,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그러나 명월이 한 말을 떠올리며, 다시 결심을 내렸다. 이 일은 되도록 빨리 서 황후에게 알려야 했다.서 황후가 난처한 기색을 하고 있는 태자를 바라보다가 다시 말했다."무슨 곤란한 일이라도 생긴 것이냐? 망설이지 말고 어서 말해 보거라. 뭐든 내가 해결할 방도를 찾아보마."그제야 태자가 겨우 입을 열었다."배금영이 회임했습니다. 그런데 부황의 아이인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들은 서 황후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태자의 말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듯했다."금영이 네 아이를 회임했는데, 폐하께서 아시고 너에게 노하셨다는 말을 잘못한 거지?"그러더니 태자가 마저 설명할 새도 없이 제멋대로 짐작하며 다시 말을 이었다."크게 문제 될 것 없다. 네가 그 아이에게 미련이 남았다면, 태자부로 들이면 될 것이고... 아니면 아이를 지우게 하면 그만이다."태자가 다시 서 황후를 바라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모후, 제가 아니라 부황의 아이를 가졌다는 말입니다!"서 황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아니, 처음부터 태자의 말을 알아들었지만, 너무 말도 안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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