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녕전이 봄바람처럼 온화하다면, 서봉전은 한겨울의 추위와 같았고, 아니 한겨울보다도 더 냉랭했다.서 황후는 지금 얼굴이 시퍼렇게 질린 채 땅에 꿇어앉은 서지안을 바라보며 냉소를 내뱉었다.“참으로 대단한 솜씨로구나!”“본궁이 너를 폐하의 시침에 들여보낸 것은, 네가 폐하의 총애를 받아 그 은총이 본궁에게까지 미치게 하려는 뜻이었건만, 너는 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이황자의 침상에 올라가? 현비 그 천한 것이 그걸 빌미로 본궁과 서씨 가문을 조롱하게 했구나!” 서 황후는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났다.서지안은 창백한 얼굴로 땅에 엎드려 눈물을 흘릴 뿐,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서 황후는 잠자코 있는 서지안의 모습에 더욱 화가 치밀었다.“본궁이 이황자가 강제로 너를 범한 것이 아니냐고 은근히 물었건만, 어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이냐?”“설마 뱃속의 아이로 이황자부에 들어갈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아니겠지? 똑똑히 듣거라! 네가 서씨 성을 달고 있는 한, 현비가 너를 받아들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서 황후가 냉소적으로 웃었다.서지안은 감히 이황자를 지목할 수 없었다. 그녀의 유일한 희망이 이황자였기 때문이다.서지안은 서 황후가 현비 모자와 완전히 틀어지면, 절대로 자신을 살려두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서 황후가 갑자기 서지안의 손을 잡더니 웃었다.“보아라, 이 얼마나 고운 손이냐? 본궁은 서봉전에서 너에게 어떤 거친 일도 시키지 않았다. 심지어 사람을 시켜 좋은 양지로 네 손을 보호하게 했었다. 혹시나 폐하께서 너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을 줄까 싶어 그리했거늘.”서 황후는 다른 손으로 자신의 머리에 꽂은 금비녀를 뽑더니, 단번에 서지안의 손톱을 향해 힘껏 내리 찔렀다. 손톱과 살이 찢겨 나감과 동시에, 서지안이 땀을 뻘뻘 흘리며 신음했다. “황후마마, 부디 살려주시옵소서. 신녀가 죽을죄를 저질렀사옵니다. 용서를 구할 자격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사옵니다. 그러나 신녀는 맹세하옵니다. 마마께서 신녀를 용서해 주신다면, 신녀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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