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Chapter 501 - Chapter 504

504 Chapters

제501화

왕 미인과 이 미인은 금영의 서슬 퍼런 기세에 완전히 질려, 감히 일어날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채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금영은 채아를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본궁은 네 말을 믿는다. 이 소문도 네가 퍼트렸을 리 없지. 너 같은 어린 궁녀가 설령 말실수를 했다 해도, 무슨 재주가 있어 이 일을 나와 엮어 조정과 황궁 전체에 퍼뜨릴 수 있겠느냐?”말을 마친 금영은 더는 이들을 상대할 생각이 없어 앞으로 계속 걸어가려 했다.그러나 채아가 땅에 무릎 꿇은 채 앞으로 몇 걸음 기어왔다.“영비마마! 하해와 같은 자비를 또다시 베풀어 주시니 이 고마움을 어찌 다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 채아, 마마의 은혜를 골수에 새기며 앞으로 불 속이라도 분부만 하신다면 뛰어들겠사옵니다!”금영이 몸을 돌려 채아를 한 번 바라보았다. 채아는 두 뺨이 붉게 부어 있었고 두 눈도 퉁퉁 부어 있어 몹시 가련해 보였다.그녀가 눈물을 머금은 채 다시 말했다.“그러니 부디 소인을 거두어 주십시오. 마마의 곁에서 시중들 수 있게 허락해 주십시오!”그렇게 말하며 채아는 머리를 깊이 연달아 조아렸다. 어느새 그녀의 이마는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해수는 그 모습을 차마 외면하기 어려웠는지 살며시 금영의 눈치를 살폈다.“마마?”금영이 채아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했다.“그만하고 본궁을 따라오너라.”소녕전에 이르자 채아는 또다시 무릎을 꿇었으나, 금영은 개의치 않고 해수의 손부터 살폈다.“아프지 않았느냐?”조금 전 이 미인과 왕 미인의 뺨을 내리칠 때, 해수가 얼마나 힘을 실었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건넨 질문이었다. 해수가 한숨을 쉬며 답했다.“손은 아프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리 되었으니... 그 두 미인의 원한을 사게 될까 걱정이 듭니다.”금영이 낮게 비웃었다.“고작 미인 둘이다. 그들이 원한을 품은들 내게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 도리어 아무 이유 없이 내게 들러붙으려 기를 쓰는 꼴이 수상해 보이지 않았느냐?"거기까지 말한 금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비록 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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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서 황후가 가소롭다는 듯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결국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계집아이일 뿐이지. 겨우 작은 은혜 몇 푼 베푼 것으로 이 살벌한 후궁에서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믿다니, 참으로 순진하고 우습구나!”궁녀 조씨가 한마디 거들었다.“하지만 마마, 영비의 경계심이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닌 듯하옵니다.”서 황후의 눈매가 가늘어졌다.“폐하의 총애를 독차지할 정도라면 그만한 잔머리는 굴릴 줄 안다는 뜻 아니겠느냐? 덥석 믿어 버린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지. 분명 한동안은 곁에 두고 사사건건 시험하려 들 것이다.”궁녀 조씨가 말했다.“그렇다면 마마, 앞으로는 어찌 움직이실 계획이십니까?”“우선은 그 아이더러 진심을 다해 시중들게 두어라. 영비가 입궁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 일이 터지면, 폐하께서 물증을 잡지 못하시더라도 심증만으로 본궁을 문책하려 드실 터. 사람은 이미 심어 두었으니, 나머지는 서두를 필요 없이 차차 진행하면 된다.”사람 하나 목숨을 끊는 것은 서 황후에게 일도 아니었다. 다만 금영을 치는 데 있어 어설프고 직접적인 방식을 썼다간 꼬리가 잡힐 수도 있었다. 완벽한 명분이 서는 절묘한 시기가 올 때까지는 철저히 인내해야 했다.“그 아이에게 똑똑히 일러두어라. 영비의 눈 밖에 나지 않도록 바짝 엎드리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감시하여 수상한 기색이 있으면 즉시 본궁에게 고하라고.”서 황후가 서슬 퍼렇게 분부하자, 조씨가 냉큼 머리를 조아렸다.“예, 마마. 명심하겠습니다.”옆에 서 있던 시녀 환옥이 아첨을 떨며 맞장구쳤다.“과연 마마의 혜안이십니다! 대놓고 사람을 보냈다면 되레 의심만 샀을 텐데, 마마의 신묘한 계책 덕분에 영비 그 계집이 제 발로 제 목을 죌 올가미를 거두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번만큼은 이 미인과 왕 미인, 그 미련한 것들도 제법 훌륭한 사냥개 노릇을 해냈사옵니다.”서 황후는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다시 바느질을 시작했다. 그러나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깁고 있는 그 옷은 언뜻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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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까마귀는 본래 영리하고, 특히 한 번 품은 원한은 절대 잊지 않는 새였다. 일단 표적으로 각인된 이상, 누가 그 예복을 입든 무조건 떼를 지어 공격하게 될 터였다. 상상조차 하기 힘들 만큼 잔혹하고도 빈틈없는 계책이었다.금영이 다시 한 번 헛구역질을 했다. 해수가 안쓰러운 얼굴로 서둘러 금영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였다.“태중에 아기까지 있으신데 몸조리는커녕 사방의 덫을 경계하셔야 하니, 참으로 고생이 많으십니다, 마마.”금영이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해수의 눈에 가득 고인 걱정을 바라보며, 그녀는 옅은 숨을 내쉬었다.“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더 괴로운 나날도 모두 견뎌 냈다. 이정도면 그녀에게 충분히 괜찮은 편이었다. 해수가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그럼 이 일은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당장 폐하께 고할까요?”금영은 잠시 침묵을 지키며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아직은 때가 아니야.”그러자 해수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조바심을 냈다.“하지만 입궁 날의 불길한 징조에 이어, 궁 안에 떠도는 귀신 소동까지 모두 마마의 탓이라는 추잡한 소문이 돌고 있사옵니다. 이대로 소문을 방치하여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면, 마마의 위신은 물론 배 속의 황자 전하께도 해가 미칠까 두렵사옵니다!”금영이 사람들에게 불길하다는 낙인이 찍힌다면, 태어날 아이 역시 온전치 못할 터였다. 마치 삼황자가 황실과 조정에서 그림자처럼 철저히 배제되었듯, 금영의 아이 또한 앞으로 어떤 수모를 겪게 될지 불 보듯 뻔했다.금영이 단호하게 말했다.“결백은 밝혀야지.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확실한 물증이 없다. 겨우 복제된 예복 한 벌만으로는 배후가 누구인지 단정 지을 수 없어. 도리어 섣불리 움직였다가 꼬리만 자르고 도망칠 기회를 줄 뿐이다. 게다가 까마귀 소동을 해명한다 한들, 저 귀신 소동은 또 어찌 설명할 셈이냐?”단순히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보다, 확실한 반격의 기회를 잡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반드시 연쇄적으로 일어난 두 사건의 배후를 잡아내어, 그녀를 모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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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금영은 원래 귀신 때문에 꿈자리가 사납다는 핑계를 대고, 황제에게 위명을 보내 소녕전 주변을 순찰해 달라 청할 생각이었다.하지만 해수가 이토록 자신만만하게 장담하니, 이번만큼은 한 번 맡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밤이 깊어지자 황제가 소녕전을 찾았다.본래 황제는 후궁들에게 그리 다정한 성정이 아니었으나, 금영이 입궁한 이래 지난 며칠 동안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소녕전을 찾았다.금영이 황제의 의복을 갈아입히기 위해 손을 뻗었을 때였다.황제가 금영의 손을 붙잡고 그녀를 가볍게 옆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짐이 직접 하마.”얼마 지나지 않아 촛불이 꺼지고 두 사람은 함께 침상에 누웠다. 어느새 소녕전 바깥은 칠흑 같은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해수는 소녕전 안에서 황제를 호위하고 있던 위명을 찾아가 머뭇거리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위명은 그런 해수의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살짝 등골이 서늘해져 먼저 물었다.“왜 나를 그리 보는 것이냐? 할 말이 있다면 얼른 하거라.”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해수가 위명의 귓가에 목소리를 죽이고 소곤거렸고, 얼마 되지 않아 위명의 입에서 단호한 답이 돌아왔다.“가자.”위명이 밖으로 걸어 나가는 것을 발견한 태감 손복안이 의아한 듯 물었다.“위 총령, 이 밤중에 어디를 가시는 것입니까?”위명이 손복안을 힐끗 돌아보며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손 태감께 잠시 폐하를 부탁합니다. 혹 무언가 일이 생기면 바로 저를 부르십시오.”황궁 안에서 급박한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었기에, 자리를 잠시 비우는 것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후궁 처소를 순찰하는 것 또한 그의 본래 직책 중 하나였으니 명분도 충분했다. 또한 호위를 서고 있는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해수는 밖으로 나서며 손복안에게 깍듯이 예를 올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 사이 걸음걸이가 워낙 빨랐던 위명과 거리가 벌어지는 바람에 서둘러 종종걸음으로 뒤쫓아갈 수밖에 없었다.“위 총령, 조금만 천천히 가시면 안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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