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비는 품위와 귀티가 넘쳤고, 표정도 아주 당당했다. 남양 사씨 가문 출신이라는 것이 온몸에서 내뿜어져 나왔다.그녀는 금영이 내민 찻잔을 받아들인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앞으로 함께 지내게 되었으니, 부디 다른 비빈들과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폐하를 모시고 근심을 덜어주길 바라네."금영이 공손히 대답했다."네, 현비마마. 그리하겠습니다."여비는 금영의 잔을 받은 뒤, 잠시 금영의 아랫배에 시선을 머물게 하긴 했지만, 금방 거두었다.두 사람은 기질도 생김새도 전혀 달랐지만, 딱히 부딪힐 이유도 없었다.사실 황제의 앞에서 일을 벌인다는 건, 서 황후라도 쉽지 않은데 다른 비빈들은 더하면 더했지, 덜할 수는 없었다.그렇게 모든 의식이 끝난 뒤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황제가 몇 걸음 앞으로 걷더니, 돌연 고개를 돌려 금영을 바라봤다.금영은 황제의 눈빛에 담긴 뜻을 알아차리고 서둘러 사람들에게 예를 올린 뒤, 그를 따라 나섰다.그렇게 문가에 이른 순간이었다. 갑자기 황제가 손을 내밀더니, 금영을 부축했다.이는 금영에겐 상당히 익숙한 상황이었지만, 다른 비빈들에겐 놀라운 행동이었다.황제는 모든 후궁에게 큰 차별 없이 잘 대해주는 편이었지만, 여인을 향한 다정함보다는 신하를 대하는 호의에 가까웠다. 당연히 이런 식으로 가까이 챙겨주거나 아껴준 적도 없었다.두 사람이 자리를 떠난 뒤였다. 현비는 그제야 서 황후를 바라보며 말했다."영비, 아름다운 것은 물론 단정하며 현숙하기까지 하더군요. 과연 황후마마께서 전에 눈여겨본 사람답습니다."이 말은 금영을 칭찬하는 동시에 서 황후를 높여주는 말인 듯했다.서 황후는 예전에 여러 사람들 앞에서 금영을 아주 흡족해하며 이보다 더 괜찮은 며느리감은 없다는 듯이 자랑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된 마당에 이 말을 꺼낸다는 건 돌려 서 황후를 내리깎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서 황후가 웃으며 말했다."그대가 지금의 품계에 오른 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난 것으로 알고 있네. 영비가 새로 입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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