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Chapter 541 - Chapter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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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그렇지 않았다면 후계자 자리를 서출 자식에게 내릴 리 만무했다.금영은 이미 결과를 알고 있지만, 후계자로 임명하는 명분 중에 형제와 남매 간의 우애가 들어갈 줄은 상당히 뜻밖이었다. 이는 황제 본인이 직접 써넣은 문구가 분명했다.가슴속에 오랫동안 맺혀 있던 울분이 씻은 듯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금영은 황제에게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이내 교지를 들고 있던 태감이 영안후의 세 아들에게 시선을 주더니, 배경원에게 공손히 이를 내밀었다."셋째 공자, 교지를 받으십시오."사실 그는 배경원을 알지 못했지만, 배경연과 배경천은 전에 본 적 있었기에 바로 찾아낼 수 있었다.배경원은 멍하니 교지를 전한 태감을 바라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감사드립니다, 태감."금영이 웃으며 말했다."수고한 태감에게는 제가 좀 이따가 상을 내릴 것입니다. 지금 오라버니께서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분은 폐하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첫째 오라버니와 둘째 오라버니께서도 감사 인사를 올리셔야지요."두 사람의 얼굴이 벌레라도 삼킨 듯 흉하게 일그러진 모습을 보며, 금영은 더없이 통쾌했다.특히 배경연의 안색이 가장 볼 만했다. 평소 늘 침착함을 유지하던 그였으나, 오늘만큼은 사방에서 쏟아지는 축하 인사를 받으며 은근히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을 터였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교지가 자신이 아닌 다른 이에게 주어졌다.이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뺨을 세차게 후려맞는 것보다도 더한 모욕이었을 것이다.금영은 겉으로는 온화한 미소를 띤 채 영안후부 사람들을 바라봤지만, 속으로 차갑게 비웃었다.그녀는 회귀 전 자신을 외면한 것도 모자라 시신을 밟고 배명월을 높은 자리로 밀어 올렸던 이 가족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작정이었다.그녀는 영안후부와 인연을 끊지도 갈라서지도 않을 것이다.영안후부에는 그 어리석은 아버지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녀의 조부 역시 영안후였다.이 가문에도 충성심과 당당한 기개가 넘치던 시절이 분명 존재했다. 그러니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 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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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배경천은 내관들에게 가로막힌 뒤에도 앞으로 달려들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금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둘째 오라버니, 영안후부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생각이십니까? 제가 놀라 복중의 용종에게 조금이라도 탈이 생긴다면 둘째 오라버니는 물론, 첫째 오라버니, 아버지, 그리고 오라버니가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여동생 배명월까지 모두 연루될 것입니다!"그제야 배경천도 조금 냉정을 되찾았다."나는 그저 묻고 싶은 게 있었을 뿐이야! 왜 친오라비들을 두고 서출인 저 자식을 영안후부의 후계자 자리에 앉힌 것이냐!"금영은 놀랍다는 듯 배경천을 바라보았다."친오라버니라니요? 누구를 말하는 겁니까? 둘째 오라버니입니까? 아니면 첫째 오라버니입니까? 두 분에게는 전 그저 천한 계집종에게서 난, 남의 자리를 빼앗은 서녀였지 않습니까! 굳이 따지자면... 저와 셋째 오라버니야말로 더 친남매에 가깝습니다."그러자 배경천이 되물었다."명월이 때문에 내가 널 소홀히 대했던 건 인정한다! 하지만 내 잘못이 아무리 크다 한들, 큰형까지 이 일에 끌어들이는 건 너무하지 않아? 큰형이 대체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이러는 거냔 말이다!"금영은 가만히 미소를 띤 채 곧장 받아쳤다."첫째 오라버니 말씀이십니까? 뭘 따져 묻습니까? 그분의 잘못이 있다면... 부모를 잘못 만난 죄, 그리고 동생들을 잘못 둔 죄뿐이겠지요."더구나 배경연이 직접 금영을 해친 적은 없다 해도, 회귀 전 영안후부에서 벌어졌던 그 터무니없는 일들을 묵인한 것은 사실이었다. 게다가 배경연이 후계자가 된다면, 송정희와 배명월에게도 다시 일어설 기회가 생길 터였다.금영은 적에게 손속을 둘 생각이 없었다. 아주 뿌리째 뽑아낼 작정이었다. 절대로 배명월과 그 일가에게 영안후부라는 퇴로를 남겨 두지 않을 것이다. 그 퇴로는 영원히 금영의 것이 되어야 했다.금영은 배경천을 돌려보낸 뒤, 다시 배경원을 만났다. 그리고는 원래 계획대로 영안후부를 떠날 준비를 했다.그런데 정문에 이르자, 마침 후부를 떠나려던 맹운산과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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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황제도 태자와 관련된 일에 더는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금영이 묻자, 그는 마차의 휘장을 걷어 올리며 밖을 보라는 듯 말했다."도착했다."금영은 마차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눈앞에는 싱그러운 풀로 뒤덮인 강둑이 펼쳐져 있었다. 그 위로는 살구꽃인지 배꽃인지 모를 꽃나무들이 길게 이어졌고, 아래로는 일렁이는 물속에 강가의 풀과 꽃나무가 그대로 비쳐 보였다.그야말로 절로 가슴이 탁 트이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마차가 멈추자, 황제가 곧 분부했다."먼저 옷을 갈아입거라."그제야 금영은 마차 안에 자신을 위해 준비된 치마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온갖 꽃과 나비가 수놓인 주름치마였다. 옷감은 더없이 좋았으나, 평범한 집안 여인들이 입을 법한 차림이었다.금영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옷차림을 내려다보았다. 확실히 지금 입은 옷은 지나치게 화려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는 이가 그녀가 어디서 왔는지 단번에 알아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었다. 금영은 황제가 평복 차림으로 나설 생각임을 알아차렸다.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한가롭게 곁에서 기다리고 있는 황제를 바라보며 말했다."폐하, 잠시만 피해 주시면 안 되겠사옵니까?"황제가 낮게 웃었다."아직도 그리 부끄러우냐?"금영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황제는 금영을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먼저 마차에서 내려갔다.그런데 금영이 옷을 갈아입고 마차에서 내려가려던 순간, 황제가 그녀를 받쳐 주려는 듯 손을 내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녀는 굳이 사양하지 않았다. 금영은 가볍게 웃고는 묵옥반지를 낀 황제의 손 위에 제 손을 올렸다. 그러고는 살짝 뛰어내리듯 마차에서 내려 곧장 그의 품에 쏙 안겨 들었다. 황제에게 그녀가 자신을 거부하지 않는다고 느끼게 해야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적극적으로 보이게 해서도 안 되었다.그러니 이 정도의 서툰 몸짓은 딱 알맞았다.황제가 품 안의 금영을 바라보며 살짝 미간을 좁혔다."곧 어미가 될 사람이 어찌 이리 조심성이 없느냐?"금영이 눈을 깜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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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그러니 차라리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제야 금영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며 황제의 곁을 따라 걸었다.발등을 살짝 덮을 만큼 부드럽게 자란 풀잎 사이로 보랏빛 꽃이 군데군데 피어 있었다. 금영은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절로 감탄이 나올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입궁한 뒤 줄곧 가슴을 짓누르던 답답함도 이제야 조금 풀리는 듯했다.마침 그때 젊은 여인 하나가 연을 날리며 곁을 지나갔다. 금영은 그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부러운 눈빛을 띠었다.태자와 혼약을 맺기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온몸에 규율만 두른 듯한 모습이 아니었다. 선대 영안후가 살아 있을 적만 해도 세상 무서울 것 없는 말괄량이였고, 한때는 누구보다 생기 넘치던 아이였다.황제가 고개를 돌렸을 때, 마침 금영이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가 금영에게 말했다."금영아, 잠시만 기다리거라."말을 마친 황제는 성큼성큼 그 여인 곁으로 걸어갔다.연을 날리던 여인도 다가오는 그의 기척을 알아차렸다. 강둑 주변에 모인 이들 사이에서도 남다른 기품이 느껴지는 사람이었다.황제는 젊은 청년들 같은 생동감은 없었으나, 대신 깊은 침착함과 위엄이 있었다. 게다가 평소 몸가짐을 잘 다스린 탓에 실제 나이보다 한결 젊어 보였으니, 겉으로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웠다.여인이 멍하니 그를 바라보는 사이, 황제가 입을 열었다."이 연을 내게 팔 수 있겠느냐?"황제는 이 일을 위명이나 손복안에게 시키지 않았다. 두 사람과 해수가 가까이에 따라오고 있기는 했지만, 금영을 기쁘게 해 주려는 일인데 굳이 아랫사람을 시킬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위명은 험상궂은 얼굴 탓에 앞으로 나서기만 해도 입을 열기 전에 사람부터 놀라게 할 터였고, 손복안은 말할 것도 없이 입을 여는 순간 내관이라는 사실을 들킬 터였다.여인은 얼떨떨한 얼굴로 말했다."아... 네."금영은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어, 황제와 그 여인이 무슨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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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황제는 그 모습을 보고 곧 몸을 날려 나무 위로 올라가 금영의 연을 가져왔다.이런 일은 얼마든지 아랫사람에게 시킬 수 있었다.하지만 황제는 금영을 달래 주려고 함께 도화제에 나온 것이었으니, 이럴 때만큼은 직접 해 주고 싶었다.금영은 나무 아래에 서서 황제를 기다렸다.그때 금영과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젊은 남녀 둘이 이쪽으로 걸어왔다.해수 일행은 곧장 몇 걸음 앞으로 나와 금영 곁에 서서 호위하는 자세를 취했다.다가온 이는 두 사람이었다. 하나는 방금 황제가 연을 바꾸어 온 그 여인이었고, 다른 하나는 조금 더 나이가 들어 보이는 청년이었다. 그는 푸른 봄옷을 입은 서생 차림이었고, 온몸에 책 냄새가 배어 있었다.그 서생이 먼저 입을 열었다."낭자, 긴장하지 마십시오. 저희는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방금 낭자의 오라버니께서 동주 한 알로 제 누이의 연을 바꾸어 가셨는데, 그것이 너무 귀한 물건이라..."서생은 말을 하면서도 줄곧 금영을 바라보았다. 시선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듯했다.그는 미모가 뛰어난 여인들을 적잖이 보아 왔으나, 눈앞의 여인처럼 아름다운 이는 처음이었다.그녀의 아름다움은 단순히 겉모습에 그치지 않았다.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더할 나위 없이 알맞았다.그토록 아름다운 모습은 복사꽃과 푸른 물빛과 나란히 두어도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황제는 이미 연을 가져와 금영 앞에 내려와 있었다. 그때 금영이 입을 열었다."그분은 제 오라버니가 아닙니다."금영은 옷을 갈아입을 때 머리에 꽂고 있던 궁중 비녀들을 모두 풀어 둔 상태였다. 지금은 머리카락을 반쯤 늘어뜨리고, 연분홍 비단 끈으로 단정하게 묶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더욱 여리고 곱게 보여, 아직 출가하지 않은 여인처럼 보였다.서생은 황제를 한 번 살폈다. 가까이서 보니, 눈앞의 사내가 금영보다 나이가 제법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오라버니가 아니라면, 아마 집안 어른일 터였다.황제가 무심히 물었다."무슨 일이냐?"젊은 서생이 급히 말했다."제 누이가 철없이 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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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금영은 황제의 얼굴에 약간의 불쾌한 기색이 어린 것을 보고, 그가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바로 말했다."육 공자의 호의는 감사하지만, 아직 볼 일이 남아 있어 사양하도록 하겠습니다."말을 마친 금영은 황제를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가시지요."그렇게 두 사람이 한참 멀어진 뒤에야 육연은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곁에 있던 육원을 보자마자, 그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딱 봐도 부유하고 귀한 신분이다. 게다가 나이도 적지 않으니, 틀림없이 이미 처첩이 있을 것이다. 괜한 생각 하지 마라."그러더니 다시 떠오른 듯 덧붙였다."더구나 아버지께서 네 앞날을 이미 정해 두셨다."육원이 입술을 꾹 다물고 낮게 말했다."앞날을 이미 정하셨다니... 제 의견은 한 번도 물어보신 적도 없으면서요? 그리고 오라버니야말로 좀 전에 그 낭자를 마음에 두신 것 아닙니까? 나이도 오라버니와 비슷해 보이던데..."육연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괜한 말 하지 말거라!"그 시각, 금영과 황제는 이미 두 사람과 한참 거리를 벌린 뒤였다.도화제에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때 금영의 아름다운 용모에 시선을 빼앗긴 젊은 사내 몇이 두 사람 쪽으로 용기 있게 걸어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들 중에는 황제를 알아보는 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그들 중 몇몇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더니, 금영의 눈길을 끌려고 입을 열었다."복사꽃은 곱게 피어 봄빛을 밝히고...""아리따운 여인은 군자의 마음을 머물게 하네."방금 전의 육연은 그나마 점잖은 편이었다. 이들은 아주 대담했다. 만약 이들이 눈앞에 있는 두 사람이 누구인지 알았다면, 틀림없이 땅을 치고 후회했을 것이다.황제의 얼굴이 살짝 가라앉았다."짐은 조금 후회되는구나."금영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황제를 바라보았다.그가 살짝 코웃음 치며 말을 이었다."너를 이곳에 데려온 일 말이다. 네 용모가 이리 고우니, 오늘 도화제에 온 젊은 공자들 중에 몇이 흔들렸을지 불 보듯 뻔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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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황제는 금영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눈빛을 갈무리했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금영을 품 안에 끌어안은 채, 마치 세상에 둘도 없는 진귀한 보물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듯한 기색으로 나직이 말했다."금영아, 너만큼은 짐을 떠나서는 안 된다."금영은 황제의 품에 기대어 부드럽게 답했다."폐하, 당연하지요. 신첩은 절대로 폐하를 떠나지 않을 것이옵니다."그렇게 말하면서도, 금영은 마음속으로 황제가 왜 이런 걱정을 보이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작게 흔들리는 배, 오후의 따스한 볕, 점점 몸이 나른해졌다.예전 같았다면 황제는 아마 이대로 누워 잠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황제는 금영을 안아 배에서 내렸다.그녀는 회임한 몸이었다. 자칫 한기에 들 수도 있는데, 바깥에서 잠들게 둘 수는 없었다. 그는 금영을 안아 마차에 올리고 부드럽게 말했다."짐에게 기대어 자거라. 도착하면 깨워 주겠다."하지만 금영은 깊이 잠들지 못했다.그렇게 점차 도성과 가까워졌고, 금영은 황제가 곧장 궁으로 향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폐하, 신첩을 다시 영안후부로 데려다주실 수 없겠사옵니까?"황제가 조금 의아한 듯 물었다."왜 그러는 것이냐?"금영이 말했다."신첩과 함께 나온 이들이 아직 영안후부에서 기다리고 있사옵니다."황제가 웃으며 말했다."사람을 보내 알리면 될 일이다."금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폐하, 오늘 신첩을 데리고 궁 밖을 거닐어 주셔서 참으로 기뻤사옵니다. 하지만... 이 일이 다른 비빈들께 알려지면, 폐하께서 저만 편애하신다 여겨 신첩을 시기할까 두렵사옵니다."황제가 가볍게 웃었다. 그 웃음에는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섞여 있었다."너는 왜 이리 생각이 많으냐? 누구와 거닐었든, 굳이 남의 시선까지 신경 써야 하느냐?"금영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는 황제이니 당연히 이런 일에 신경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여비의 힐방궁에도 자신의 생각 따위 안중에 두지 않고 간 것일 터였다.금영은 입술을 살짝 다물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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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이어 서 황후가 생각에 잠긴 듯 입을 열었다."그러니까 네 말은, 배금영이 출궁한 뒤 몰래 누군가를 만나러 갔다는 것이냐?"환옥이 말했다."그쪽에서 전해 온 소식은 그러하옵니다. 무엇을 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남들이 알지 못하게 하려는 듯 감추고 있었다 하옵니다. 마마, 대체 누구를 만나러 갔던 걸까요?"서 황후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 천한 것이 한편으로는 태자에게 마음을 품고, 다른 한편으로는 감히 폐하까지 홀리지 않았더냐? 그 비루함을 더 말해 무엇 하겠느냐? 미천한 계집종의 몸에서 난 천한 태생이니, 애초에 염치라는 걸 알 리가 없지. 그러니 또 다른 사내와 사통을 저지른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환옥이 다시 말했다."마마, 이 일을 폐하께 고하시겠사옵니까?"서 황후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을 가라앉히며 물었다."폐하께서는 오늘 어디에 계셨느냐?"환옥이 말했다."작산 행궁에서 돌아오신 뒤, 폐하께서 자객의 습격을 받으신 일 이후로는 저희 쪽 사람들도 폐하의 행적을 거의 알지 못하옵니다... 마마께서는 영비가 나가서 만난 사람이 폐하라고 의심하시는 것이옵니까?"환옥이 물었다.서 황후가 얼굴을 굳힌 채 말했다."떳떳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 하러 그리 감추겠느냐? 다만 본궁에게는 아직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 이 일은... 굳이 서둘러 폐하께 고하기보다는 그 아이가 영영 다시 일어나지 못할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 아이에게 정말 사통하는 사내가 있다면, 설마 이번이 마지막 만남이겠느냐?"환옥이 말했다."역시 마마께서는 침착하시옵니다."서 황후가 가볍게 웃었다."본궁이 침착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그 아이는 그저 회임했을 뿐이다. 아이가 아직 태어난 것도 아니지 않으냐? 더구나 설령 태어난다 해도, 반드시 무사히 자란다고 장담할 수 있겠느냐?"거기까지 말한 서 황후가 의미심장하게 말을 이었다."하지만 태자는 이미 옛날 폐하께서 황위에 오르셨던 나이까지 자랐다."환옥은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말했다."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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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서 황후는 음침한 얼굴로 배명월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너는 태자비로서 태자를 타일러 다시 영비와 얽히지 못하도록 막기는커녕, 그저 방치했다. 그런데도 네 잘못을 모르겠느냐!"거기까지 말한 서 황후가 차갑게 웃었다."설마 영비가 태자를 유혹한 것을 네가 몰랐다고 본궁에게 말하지는 마라!"서 황후는 금영이 먼저 태자를 유혹한 것이 아니라면 자신의 아들이 이토록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매달릴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장 화풀이 대상이 필요했기에, 배명월에게 모든 잘못을 돌렸다.그리고 그녀의 추측대로 배명월은 오늘 일을 알고 있었다.하긴 후부에서 벌어진 일인데, 모르는 것이 더 이상했다. 심지어 그냥 만난 것도 아니고, 태자가 직접 안성당까지 찾아갔다는 것까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로서는 태자를 감싸 주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태자는 금영과 단둘이 만나려고 주변 사람을 모두 물렸을 뿐만 아니라, 영안후부 사람들까지 다른 곳으로 보냈다.배명월은 매우 억울했다. 눈가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눈물이 차올랐다."황후마마..."서 황후는 배명월의 그런 모습을 보자 속이 역겨웠다."이토록 쓸모없고, 이토록 옹졸하다니! 흠천감의 예언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의심될 지경이다!"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었다. 금영의 출신이 드러나기 전까지, 서 황후는 금영을 볼 때마다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그때는 누구도 흠천감이 점친 예언에 의문을 품은 적이 없었다.배명월이 흐느끼며 말했다."황후마마, 저도 전하께서 그 천한 것을 만나러 가시는 것을 바라지 않았사옵니다! 하지만 전하의 뜻이 그러하다는데, 제가 무슨 수로 막을 수 있었겠사옵니까?"서 황후가 어이가 없어 웃었다."그래? 네 말은 잘못이 태자에게 있다는 것이냐?"배명월은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황급히 말했다."아, 아니옵니다.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 모든 것은 결국 배금영, 그 천한 것 탓이 아니겠사옵니까? 배금영이 일부러 유혹하지 않았다면, 전하께서 그렇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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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다만 아쉬운 것은, 그렇게 좋은 사람이 그녀 한 사람만의 것이 될 수 없다는 점이었다.그러니 온전히 그 마음에 모든 것을 걸 수 없었다. 황제가 그녀에게 느끼는 새로움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회귀 전에 가장 가까운 가족들에게 배신당한 금영이었다. 당연히 쉽사리 누군가에게 정과 마음을 쏟을 수 없었다.금영이 저녁 수라를 들고 나자, 하늘은 이미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공기 중의 습기도 점점 짙어졌다. 금영은 오늘 밤 비가 내릴 것 같다고 짐작했다.그래서 분부했다."문과 창을 잘 닫아 두어라."해수가 말했다."예."해수가 문과 창을 모두 닫은 뒤, 금영은 옷을 갈아입고 누울 준비를 했다.채아가 그 모습을 보고 물었다."마마, 폐하를 기다리지 않으시옵니까?"참으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꺼낸 셈이었다. 해수는 입 다물라는 뜻으로 채아에게 눈짓했다.금영은 채아를 흘끗 보았으나,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폐하께서는 오늘 밤 오지 않으실 것이다. 본궁은 몹시 피곤하니 먼저 자겠다."채아가 물러난 뒤에도 해수는 그대로 남아 있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마마, 채아를 언제까지 두실 생각이시옵니까? 차라리 제가 방도를 내볼까요? 마마의 물건을 훔쳤다고 뒤집어씌운 다음에 내보내는 것은 어떻겠사옵니까?"며칠 전 금영이 채아가 황후의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말한 뒤부터, 해수는 줄곧 목에 가시가 걸린 듯 불편했다.특히 방금 전, 채아가 일부러 황제의 얘기를 꺼낸 것은 분명 금영의 기분을 상하게 만든 뒤, 뒤에 있는 제 주인에게 가서 공을 세우려는 속셈일 터였다.그렇다. 금영은 이미 오래전부터 채아가 수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있었다.처음 채아가 귀신을 보았다 했을 때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저 겁에 질린 어린 궁녀라 생각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이 미인과 왕 미인이 소녕전 근처에서 채아를 난처하게 만들었을 때, 금영은 일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짐작했다.그럼에도 금영은 사람을 곁에 남겨 두었다. 채아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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