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배경원과 심연희의 혼례가 거행되었다.금영은 명목상으로 배경원의 적친 누이였다. 아니, 이제는 정말 적친 누이라 해도 틀리지 않았다. 금영의 생모인 심씨가 정실부인의 자격으로 영안후부 사당에 모셔진 날부터 두 사람의 신분은 달라졌으니까.물론 금영은 적출이니 서출이니 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금영과 배경원의 관계도 있었지만, 이 혼사는 그녀가 주선한 것이었기에, 금영은 직접 영안후부를 찾았다.혼자 온 것은 아니었다.오늘은 마침 조회가 없던 날이라, 황제가 금영과 함께 왔다.황실의 가마가 영안후부 문 앞에 멈추자, 영안후부의 모든 손님들이 예를 갖췄다.황제가 먼저 가마에서 내려 손을 내밀었고, 이어 금영의 흰 손이 가마 밖으로 나와 황제의 손을 잡았다.황제가 직접 금영을 부축해 내렸다.회임 중이었던 금영은 연한 청색에 나비를 수놓은 헐렁한 궁복을 입고 있었고, 얼굴에는 진주로 화전을 장식하고 정성스럽게 단장했다.평소 금영은 붉은색을 즐겨 입었지만, 오늘은 신부의 빛을 가리지 않으려고 일부러 평소에 잘 입지 않던 청색을 택했다.우연히도, 오늘 배명월도 청색 옷을 입고 있었다. 그녀는 태자와 함께 맨 앞에 서서 황제를 알현하고 있었다.같은 색 옷을 입었으니, 용모의 차이도 뚜렷했다.금영은 회임한 탓에 예전처럼 날씬한 몸매는 아니었지만, 그 자태에는 오히려 고귀하고 화려한 기품이 더해져, 은연중에 누구도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위엄을 풍겼다.“일어서라.” 황제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오늘은 영안후 세자의 혼삿날이다. 짐이 이곳까지 온 것은 군신이 함께 기쁨을 나누고자 함이니, 모두 편히 하도록.”모두가 일제히 몸을 일으켰고, 태자의 시선은 금영에게 향했다. 그녀의 손에 감긴 옥팔찌가 보였다.금영의 손목이 살짝 움직일 때마다, 태자의 가슴도 함께 흔들렸다.‘내게 보여주기 위해 오늘 일부러 저 팔찌를 찬 것인가?’태자는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팠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안으로 들어가려던 금영이 발걸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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