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Chapter 741 - Chapter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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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1화

황제는 금영의 모습을 보자 얼굴빛이 갑자기 변했다.“금영아, 왜 그러느냐?”금영은 창백해진 얼굴로 힘겹게 대답했다.“폐하, 신첩은… 배가 너무 아프고 불편하옵니다.”그 말을 들은 황제는 삽시간에 당황했다.그는 성큼 다가가 금영을 품에 안아 들었다.소녕전으로 돌아갈 겨를조차 없었다.황제는 금영을 조금 전 황실 연회가 열렸던 요화전으로 데려갔다.요화전에는 연회가 열린 정전 외에도 사람들이 잠시 쉴 수 있는 편전이 마련되어 있었다.황제가 자리를 비운 뒤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달을 구경하러 밖으로 나와 있었다.그들은 황제가 금영을 품에 안고 급히 돌아오는 모습을 보고 모두 놀라 멈춰 섰다.“대체 무슨 일이옵니까?”서 황후도 황급히 뒤따라왔다.현비를 비롯한 후궁들 역시 함께 따라왔다.황제가 차갑게 명했다.“무엇들 하고 있느냐! 어서 태의를 불러오너라!”이 원사는 오래지 않아 도착했다.침상에 누워 창백한 얼굴을 한 사람이 금영임을 확인한 순간, 이 원사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하필 이 귀한 분에게 탈이 나다니!금영은 그야말로 상전 중의 상전이었다.이제 후궁에서 황제가 금영을 얼마나 아끼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금영의 뱃속에 있는 황실의 후사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긴다면 내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후궁 전체가 뒤집힐 터였다.이 원사는 황급히 금영에게 다가가 진맥하려 했다.그런데 금영에게 가까이 다가간 순간, 아주 희미한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보통 사람이라면 알아차리기 어려울 만큼 옅은 향이었다.하지만 이 원사는 태의인 만큼 후각이 남달리 예민했고, 약재의 향을 구별하는 데에도 능숙했다.향을 맡은 이 원사의 얼굴빛이 먼저 변했다.곧 그가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사향이옵니다!”이 원사는 자신도 모르게 물었다.“원비마마의 몸에서 어찌 사향 냄새가 나는 것이옵니까?”사향은 향료에 넣어 쓰기도 하여 그리 드문 물건은 아니었다.하지만 문제는 원비가 지금 회임 중이라는 사실이었다.사향이 회임한 여인에게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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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2화

황제의 낯빛이 순식간에 험악해졌다.그는 걸음을 멈춘 채 감히 금영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차갑게 명했다.“모두 이곳에서 짐을 기다려라! 누구도 떠나서는 안 된다!”말을 마친 황제는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현비도 이곳에 있었다.현비는 서 황후를 바라보다가 문득 입을 열었다.“황후마마, 신첩이 잘못 기억한 것이 아니라면 폐하께서 입고 계셨던 옷은 황후마마께서 손수 지으신 것이 아니옵니까?”서 황후의 낯빛이 시퍼렇게 굳었다.“현비, 그 말이 무슨 뜻인가? 설마 본궁이 옷에 손을 썼다고 의심하는 것인가?”현비가 옅게 웃었다.“신첩이 어찌 감히 그런 생각을 하겠사옵니까? 다만 황후마마께서 그 옷을 손수 지으셨다고 직접 말씀하신 것은 사실이옵니다. 신첩이 의심하지 않더라도 잠시 뒤 폐하께서 돌아오시면 황후마마를 의심하실지도 모르옵니다.”현비가 말을 이었다.“그러니 황후마마께서는 잠시 뒤 어떻게 해명하실지 미리 생각해 두시는 편이 좋을 듯하옵니다.”그 옷을 서 황후가 직접 지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오늘 서 황후는 내무부를 시켜 황실 연회에서 입을 옷을 황제에게 보냈다.황제는 별다른 의심 없이 그 옷으로 갈아입고 연회에 참석했다.당시 연회에는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었다.서 황후는 웃으며 황제에게 물었다.“폐하, 신첩이 손수 지은 옷이 마음에 드시옵니까?”황제는 냉랭한 표정으로 대답했다.“황후는 앞으로 이런 사소한 일에 마음 쓰지 마시오.”황제는 서 황후의 체면을 세워 주기 위해 옷을 갈아입지 않았다.그런데 누가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 생각했겠는가?금영은 창백한 얼굴로 침상에 누워 서 황후와 현비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그녀는 눈을 살짝 내리깔고 눈동자 속의 모든 감정을 감추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황제가 돌아왔다.황제의 눈빛은 차갑고 엄숙했으며, 온몸에서는 서늘하고 무거운 기운이 흘러나왔다.황제는 먼저 금영의 침상 앞으로 다가갔다.금영을 살핀 그는 가슴 아픈 표정으로 불러온 배를 가볍게 어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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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어쩌면 무엇이라는 말이오?”황제는 서 황후를 바라보며 싸늘하게 물었다.“어쩌면 누군가가 일부러 폐하의 의복에 사향을 묻혀 금영을 해치고, 신첩에게 누명을 씌우려 한 것일 수도 있사옵니다.”서 황후가 말을 이었다.사람은 궁지에 몰리면 으레 만만한 상대부터 물고 늘어지는 법이었다.서 황후도 황제 앞에서 금영이 성정만 유순할 뿐,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자신의 죄를 벗으려면 다른 사람에게 혐의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현비가 어찌 서 황후의 숨은 뜻을 알아차리지 못하겠는가?이 후궁에서 서 황후와 금영을 한꺼번에 해칠 만한 힘을 지닌 사람이 또 누가 있겠는가?서 황후는 차마 현비의 이름을 대놓고 말하지 못했을 뿐이었다.현비가 입을 열었다.“그 옷은 폐하께서 입고 계셨사옵니다. 설령 누군가 폐하의 의복에 사향을 묻혔다 하더라도, 먼저 폐하께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야 했을 것이옵니다.”현비가 황제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폐하께서는 오늘 누가 폐하의 곁에 가까이 다가왔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옵소서.”황제는 본래 다른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곁에서 시중드는 이들조차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오늘 황제의 옷시중을 든 사람은 손복안이었다.황제는 당연히 손복안을 의심하지 않았다.손복안이 정말 금영을 해칠 생각이었다면 굳이 오늘까지 기다릴 까닭도 없었다.더구나 금영이 처음 입궁했을 때 손복안은 그 일에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그 밖의 내관과 궁비들은 오늘 황제의 곁에 다가갈 기회조차 없었다.그렇다면 궁비들은 어떠한가?금영을 제외하면 오늘 황제에게 가까이 다가간 사람은 서 황후뿐이었다.현비가 묻지 않았다면 모를까, 그 말을 듣고 생각을 되짚어 본 황제는 차가운 눈으로 서 황후를 바라보았다.황제가 싸늘하게 꾸짖었다.“황후, 오늘 짐의 곁에 가까이 다가온 사람은 황후와 금영뿐이오. 설마 금영이 제 몸에 스스로 사향을 묻혔다는 말이오?”침상에 누워 있던 금영은 황제의 말을 듣고 눈을 살짝 내리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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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황제는 금영의 침상 곁에 서 있었다.금영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황제의 소매를 가볍게 잡아당겼다.황제는 몸을 돌려 금영을 바라보았다. 목소리도 한결 부드러워졌다.“금영아,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염려하지 마라. 짐은 네가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그냥 넘어가게 두지 않을 것이다.”금영은 입술을 살짝 다문 뒤 나직이 말했다.“폐하, 황후마마께서는 평소에도 신첩을 잘 대해 주셨사옵니다. 신첩도 이번 일을 황후마마께서 하셨다고는 믿지 않사옵니다.”서 황후는 그 말을 듣자 속으로 이를 갈았다.금영이 이득은 모두 챙기고도 너그러운 척한다는 사실을 뻔히 알았지만, 지금은 그것을 들춰낼 방법이 없었다.금영이 이어 말했다.“더구나 황후마마의 말씀처럼, 무슨 일이든 증거가 있어야 하옵니다. 폐하, 사람을 서봉전으로 보내 조사하게 하시는 것은 어떠하시옵니까? 황후마마의 결백이 밝혀지면 이 일은 그대로 끝내면 되지 않겠사옵니까?”문가에 서 있던 여비가 그 말을 듣고 나직이 한마디 했다.“본궁이 사람을 해치려 했다면, 일을 저지른 뒤 흔적 하나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어찌 물건을 그대로 두고 사람들이 본궁의 처소를 뒤지러 오기를 기다리겠는가?”여비가 말을 이었다.“원비는 얼굴은 곱지만 하는 일은 영.”그때 황제가 여비를 바라보았다.여비는 곧바로 말을 돌렸다.“사람이 지나치게 순진하다는 뜻이었네.”금영은 여비의 입에서 이처럼 듣기 좋은 말도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뜻밖이었다.평소에는 입만 열면 사람의 속을 뒤집어 놓더니, 제대로 된 말을 할 줄도 아는 모양이었다.황제는 안쓰러운 눈으로 금영을 바라보았다.금영은 순진했다.순진할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마음이 여렸다.이런 일을 당하고도 자신의 억울함을 참으며 서 황후가 물러설 길까지 마련해 주려 하고 있었다.하지만 도리로 보나 정황으로 보나, 서봉전은 반드시 수색해야 했다.황제가 명했다.“복안, 네가 직접 사람들을 이끌고 가서 수색하라!”그 말을 들은 서 황후의 목소리에 다급함이 묻어났다.“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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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5화

손복안은 서봉전을 조사하러 갔다.서 황후는 여전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황제는 서 황후에게 일어나라고 할 생각이 없어 보였고, 다른 사람들은 감히 한마디도 보태지 못했다.황제는 금영의 침상 곁에 앉아 안쓰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물었다.“금영아, 지금은 좀 어떠하냐?”금영은 힘없이 황제를 바라보면서도 애써 말했다.“폐하, 신첩은 괜찮사옵니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사옵니다.”그러나 황제의 눈에는 금영이 분명 몸이 좋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걱정시키지 않으려고 의젓하게 달래는 것으로만 보였다.이 원사가 당장은 큰 탈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황제도 이처럼 침착함을 유지하지 못했을 터였다.황제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금영의 이마를 어루만지며 나직이 달랬다.“누가 너를 해쳤든 짐은 절대로 가볍게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서 황후는 그 말을 듣자 낯빛이 더욱 굳어졌다.황제의 말은 분명 자신을 겨냥한 것이었다.그때 태자가 배명월을 데리고 밖에서 들어왔다.“아바마마.”태자는 들어오자마자 예를 올리려다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서 황후를 발견했다.그는 잠시 멈칫했다.“어마마마? 어찌 이러고 계시옵니까?”태자는 금영에게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찾아오고 싶었다.하지만 황제의 경고가 마음에 걸려 한동안 참고 있다가 이제야 찾아온 것이었다.이번 일이 서 황후에게까지 번지는 속도가 워낙 빨랐기에 태자는 아직 자세한 사정을 알지 못했다.서 황후는 태자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의지할 곳이라도 찾은 듯 다급히 불렀다.“태자!”서 황후는 애절한 목소리로 황제에게 말했다.“폐하, 신첩이 정말 금영을 해치려 했다면 어찌 태자가 몇 번이나 금영을 구하도록 내버려 두었겠사옵니까? 독벌 사건 때 태자는 금영의 뱃속에 있는 황실의 후사를 지키려다가 하마터면 목숨까지 잃을 뻔했사옵니다!”금영은 눈을 살짝 내리깔았다.‘이제 태자가 서 황후의 목숨을 지켜 줄 부적이 되었구나.’서 황후가 내세운 이 일만큼은 분명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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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6화

모두의 인내심이 바닥날 무렵이었다.손복안이 다급히 밖에서 뛰어 들어왔다.“폐하!”눈을 감고 잠시 심신을 가다듬고 있던 황제가 번쩍 눈을 떴다.그의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다.“무언가 찾아냈느냐?”손복안이 대답했다.“서봉전에서 이것을 발견하였사옵니다.”손복안은 작은 자기병 하나를 들어 보였다.서 황후의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솟는 듯했다.황제가 손을 내저었다.“이 원사.”이 원사가 다가와 자기병의 냄새를 맡았다.그는 곧바로 뚜껑을 닫으며 다급히 명했다.“어서 이것을 전각 밖으로 가져가라!”그 모습을 본 서 황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이 원사는 황제를 바라보며 두 손을 모아 예를 올렸다.목소리마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폐하, 사향이옵니다.”전각 안이 삽시간에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평소 가장 말이 많은 여비마저 감히 한마디도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한참이 지난 뒤에야 황제가 서 황후를 바라보며 싸늘하게 꾸짖었다.“황후! 이제 또 무슨 할 말이 있소!”서 황후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이, 이럴 리가 없사옵니다. 폐하, 신첩의 서봉전에는 사향이 있을 리가 없사옵니다!”“누군가 신첩을 모함한 것이옵니다!”서 황후는 필사적으로 해명했다.황제가 냉소하며 말했다.“서봉전은 줄곧 철옹성처럼 빈틈없는 곳이 아니오? 그곳에서 일하는 자들도 모두 황후가 직접 신중히 골라 뽑았소. 대체 누가 그토록 신통한 재주가 있어 서봉전에 숨어들어 이 물건을 황후의 전각에 감출 수 있단 말이오!”서 황후가 다급히 말했다.“폐하, 설령 신첩이 다른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여 금영을 해치려 했다 한들, 어찌 이토록 뻔한 수단을 쓰겠사옵니까?”“설령 정말 이런 수단을 썼다 하더라도, 어찌 증거물을 서봉전에 그대로 남겨 두겠사옵니까?”“조금 전 여비도 말하지 않았사옵니까? 자신이 사람을 해쳤다면 반드시 증거를 없앴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서 황후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신첩은 정말 이토록 어리석지 않사옵니다!”금영은 눈을 살짝 내리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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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서 황후는 과연 오랫동안 황후의 자리를 지켜 온 사람이었다.그 짧은 순간에도 이번 일의 허점을 찾아내어 자신을 변호했다.다만 이 점은 금영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서 황후가 황제에게 바친 옷이 황후의 손으로 직접 지은 것이 아니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금영이 나직이 말했다.“비록 그 옷을 이전이 폐하께 가져다드렸다 하더라도, 이전이 황후마마의 명을 받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단정할 수는 없사옵니다.”금영은 일부러 반대되는 뜻으로 말하고 있었다.황제가 싸늘하게 명했다.“이전을 심문하라.”이전은 일개 내관에 불과했지만, 오랫동안 서 황후의 곁에서 그녀의 악행을 거들어 왔다.이번 일로 심문을 받는다 해도 억울할 것은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바깥에서 이전의 처절한 비명이 들려왔다.그러나 이전은 생각보다 입이 무거웠다.손복안이 직접 고문을 지켜보았음에도 끝내 서 황후에게 불리한 말은 단 한마디도 내뱉지 않았다.“아바마마!”태자는 곁에 무릎 꿇고 있는 서 황후를 바라보며 차마 견디기 어려운 표정을 지었다.지금 황제는 금영이 당한 일을 반드시 갚아 주려는 듯했다.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늘 황제가 서 황후를 쉽게 놓아주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었다.바로 그때였다.밖에서 알리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태후마마께서 드십니다!”곧이어 태후의 위엄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지금 무엇을 하는 것이오? 어서 그만두시오!”반쯤 은빛으로 센 머리칼을 한 태후가 손 상궁의 부축을 받으며 전각 안으로 들어왔다.“좋은 추석 밤에 황실 연회를 열어 놓고 대체 무슨 소란이오?”태후가 차갑게 물었다.황제는 태후를 보자 자리에서 일어나 두어 걸음 마중 나갔다.“어마마마, 어찌 이곳까지 오셨사옵니까?”손 상궁이 나직이 설명했다.“태후마마께서는 수강궁에서 황실 연회가 끝난 뒤 폐하와 황후마마께서 함께 문안드리러 오시기를 기다리고 계셨사옵니다. 그러다 원비마마께서 태기가 불안해졌다는 소식을 들으시고는 염려를 이기지 못해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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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8화

서 황후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목이 멘 목소리로 말했다.“폐하의 처분이 지당하시옵니다.”서 황후는 이번 일을 겪은 뒤 황제의 마음이 자신에게서 더욱 멀어졌고, 자신을 향한 믿음도 한층 옅어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이번에는 예전처럼 쉽게 금족에서 풀려나기도 어려울 듯했다.그때 손복안이 들어와 아뢰었다.“폐하, 영안후부 사람들이 원비마마를 뵙고자 하옵니다.”황제가 금영을 바라보았다.금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마침 그때 영안후가 집안사람들을 이끌고 안으로 들어왔다.영안후는 금영을 보자마자 다급히 안부를 물었다.“원비마마, 몸은 좀 어떠하시옵니까?”금영은 영안후에게 대답하지 않고 배경원을 바라보며 말했다.“셋째 오라버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괜찮습니다.”배경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직이 말했다.“마마, 고초가 크셨사옵니다.”배씨 가문의 세력이 조금만 더 컸더라면 금영이 어찌 서 황후에게 이토록 억눌리며 살아야 했겠는가?뒤쪽에 서 있던 배경천도 금영을 바라보았다.그는 입술을 달싹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끝내 입을 열지 못했다.자신이 말을 건다 한들 금영이 대답해 주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굳이 스스로 무안을 자초하지 않은 것이다.황제가 차갑게 말했다.“이제 얼굴도 보았으니 모두 물러가라.”금영은 조금 전 태기가 불안해졌으니 지금은 조용히 쉬어야 했다.태후는 황제의 말을 듣고 서 황후에게 말했다.“황후, 나와 함께 돌아가지.”서 황후는 고개를 끄덕인 뒤 태후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를 부축했다.황제는 태후를 향해 공손히 말했다.“어마마마, 살펴 가시옵소서.”태자는 떠나면서도 잊지 않고 고개를 돌려 금영을 바라보았다.그 눈빛에는 걱정과 미련이 가득했다.모두가 물러가고 나자 황제는 금영을 바라보며 쉰 목소리로 불렀다.“금영아.”금영은 손을 들어 황제의 입술을 살며시 눌렀다.“폐하께서는 더 말씀하지 않으셔도 돼옵니다. 신첩은 폐하의 어려움을 알고 있사옵니다.”이번 일을 모두 황제의 탓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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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9화

황제는 눈앞의 금영을 가만히 바라보았다.금영은 얼굴이 창백한 채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시선마저 불안하게 흔들렸다.황제는 금영이 조금 전의 일로 아직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한 줄로만 여겼다.그리하여 마음속의 미안함과 애틋함은 더욱 깊어졌다.*그 시각, 태후와 서 황후는 함께 서봉전에 도착해 있었다.주변에 외인이 없어진 것을 확인한 태후가 팔을 들어 올렸다.서 황후는 태후를 부축하고 있던 터라 손안이 순간 허전해졌다.태후는 곧장 자리에 앉았다.그 얼굴에는 평소의 자애로움이 사라지고, 차가운 위엄만이 감돌았다.“황후! 정녕 나를 크게 실망시키는구나!”“내가 진작 경고하지 않았느냐. 후궁의 총애 다툼에 온 정신을 쏟지 말라고 하였다!”“폐하께서 누구를 총애하시든 그대로 두면 될 일이다! 너는 네가 황후이고 네 아들이 태자라는 사실만 명심하면 충분하다!”“그런데 지금 네 꼴을 보아라. 젖비린내도 가시지 않은 계집애 하나조차 용납하지 못하다니, 내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것이냐?”태후가 차갑게 물었다.서 황후는 억울함이 가득한 눈으로 태후를 바라보았다.“어마마마, 정말 신첩이 아니옵니다. 신첩이 원비를 해친 것이 아니옵니다.”“이번에 내가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면, 아무리 수상한 구석이 남아 있다 해도 황제는 네게 죄를 물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감히 내 앞에서까지 발뺌하려 드느냐?”태후는 실망스러운 눈으로 서 황후를 바라보았다.서 황후는 여전히 해명했다.“어마마마, 부디 신첩을 믿어 주시옵소서.”“믿으라고? 내가 무엇을 보고 너를 믿어야 하느냐?”태후의 눈빛이 날카롭게 가라앉았다.마치 서 황후의 속내를 모조리 꿰뚫어 보는 듯한 위엄이 서려 있었다.“황후, 네가 지금껏 무슨 일을 벌여 왔는지 정말 아무도 모를 줄 알았느냐?”그동안 태후는 매사에 자비로운 모습을 보였고, 불심 또한 깊어 보였다.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사실이 있었다.태후 역시 한낱 후궁에서 시작하여 끝내 황후의 자리에 올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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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서 황후는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조씨가 황급히 다가와 서 황후를 일으켜 세우려 했으나, 서 황후는 거칠게 손을 뿌리쳤다.그러고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차갑게 웃었다.“천한 것! 무는 개는 짖지 않는다더니, 제법 감쪽같이 발톱을 숨기고 있었구나!”독벌 사건에 이어 이번 사향 사건까지, 서 황후는 연달아 두 번이나 금영에게 크게 당했다.그러니 금영을 향한 증오로 이를 갈 수밖에 없었다.다만 태후의 경고가 효과를 본 것인지, 아니면 방금 일을 저지른 터라 확실한 방도가 없이는 금영을 건드리지 못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어찌 되었든 그 뒤로 오랫동안 서 황후는 서봉전 안에만 머물렀고, 더는 밖으로 나와 금영을 괴롭히지 않았다.현비 역시 성실하게 중궁의 권한을 맡아 처리하며 별다른 분란을 일으키지 않았다.금영이 이번 일로 얻은 것은 서 황후를 다시 서봉전에 가두어 둔 것만이 아니었다.우심이라는 또 다른 수확도 있었다.독벌 사건이 지나간 뒤, 금영은 우심을 믿고 자신의 사람으로 거두었다.우심 역시 독을 써서 서 황후를 해치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런 상황에서 금영에게 의탁할 기회가 생겼으니 마다할 까닭이 없었다.서봉전에서 발견된 사향은 바로 우심이 충성을 증명하고자 바친 물건이었다.지난번 일이 벌어진 뒤, 서 황후는 크게 노하여 서봉전 안에 사향을 숨긴 자를 찾아내려 했다.다행히 서 황후가 한바탕 뒤집어 놓는 과정에서 현비가 서봉전에 심어 둔 사람 하나만 찾아냈을 뿐, 우심에게서는 아무런 수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우심은 본래 춘산 사냥터에서 온 사람이라 신분도 깨끗했다.겉으로 보나 속으로 보나 금영이나 현비와는 조금도 연관이 없는 사람이었다.과거에는 서 황후가 온갖 수단을 써서 금영의 곁에 자신의 사람을 심으려 했다.이제 금영도 서 황후의 서봉전 안에 비밀스러운 첩자 하나를 심어 둔 셈이었다.추석이 지나자 가을비가 한 차례 내릴 때마다 날씨가 한층 서늘해졌다.금영은 소녕전 뜰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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