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Chapter 971 - Chapter 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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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1화

“본궁은 너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마음이 잘 맞는다고 느꼈느니라. 시간이 나면 서봉전에 들러 함께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거라.”서 황후가 말했다.림비는 급히 대답했다.“예.”서 황후는 금영을 한 번 바라보았다.어젯밤 금영이 불쾌했을 것이라 생각했다.오늘은 분명 림비에게 화풀이를 하러 왔을 터였다.그녀는 웃으며 말했다.“원 귀비가 림비를 찾으러 온 듯하니, 본궁은 오래 머물지 않겠다.”“황후마마를 배웅하옵니다!”금영은 서 황후의 뒷모습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서 황후가 떠난 뒤, 금영은 림비를 바라보며 말했다.“어젯밤 고생 많았어.”림비는 웃으며 대답했다.“신첩은 고생하지 않았사옵니다. 오히려 귀비마마께서 고생하셨사옵니다.”금영은 말문이 막혔다.“담이 정말 갈수록 커지는구나. 이제는 본궁의 농담까지 받아치는 것이냐!”금영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림비가 막 입을 열려던 순간, 현비가 다시 사람을 보내 축하 예물을 가져왔다.금영은 그 예물들을 한 번 바라보고 입을 열었다.“물건들은 반드시 꼼꼼히 확인하도록 해. 요즘 입에 들어가는 것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비록 림비가 실제로 황제의 총애를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 물건들 안에 무슨 수작이 섞여 있지 않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다.후궁 안에서 아이를 갖지 못하게 된 궁비가 한둘이 아니었다.예전 안빈 역시 황제의 총애를 받은 적이 있었다.하지만 결국 아이 하나 품지 못하지 않았던가.황제가 금영과 사이에서 아기 황자를 얻었다는 것은, 황제의 몸에는 문제가 없다는 뜻이었다.그렇다면 문제가 있는 쪽은 안빈일 수밖에 없었다.안빈은 나이가 많지도 않았고 몸도 건강했다.게다가 이 후궁에 황자가 셋뿐이라는 사실까지 생각하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림비가 말했다.“마마께서 걱정해 주셔서 감사하옵니다.”금영은 림비에게 몇 마디 당부를 전한 뒤 소녕전으로 돌아갔다.그리고 그때.현비는 이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금영은 현비를 보며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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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현비는 말을 이어가며 앞으로 걸어갔다.두 걸음쯤 내디뎠을 때,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녀의 마음 한구석에 어렴풋한 예감이 스쳐 지나갔다.‘금영이 아무리 기꺼이 폐하의 총애를 나누려 한다 해도, 폐하의 성정으로 보아 정말 태후의 뜻대로 후궁을 가까이하실까?폐하께서 정말 그러실 생각이었다면 어찌 지금까지 기다리셨겠는가?’현비는 생각하면 할수록 이 일 안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한 점이 남아 있다고 느꼈다.금영은 자신이 연기를 아주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현비가 진실에 거의 다가올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다행히 현비는 황제가 누구를 총애하는지에 관한 일에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는 듯했고, 더 깊이 파고들지도 않았다.물론 현비가 정말 이 일을 캐내려 한다 해도, 이런 일을 과연 알아낼 수 있었을까?설령 알아낸다 해도 어찌 이 일을 밖으로 퍼뜨릴 수 있겠는가.만약 현비가 정말 그렇게 한다면, 금영에게 곤란을 안기는 것이 아니라 황제에게 곤란을 안기는 일이 될 터였다.그러니 금영은 이 일에 대해 조금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현비가 말했던 춘산 사냥터에서의 사냥 일정은 결국 한 달 뒤로 정해졌다.이미 사월이었다.올겨울은 유난히 추웠기에 봄 역시 예년보다 늦게 찾아왔다.예년의 사월이면 이미 꽃이 지고 봄기운이 사라질 때였지만, 올해 사월은 마침 풀이 돋고 새가 지저귀는 가장 좋은 계절이었다.지난해 봄 춘산 사냥터에서 사냥을 진행한 뒤, 금영이 회임한 데다 남쪽에 수해까지 발생하면서 황제는 줄곧 궁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겨울이 찾아온 뒤에는 금영이 출산까지 하게 되어 예년처럼 작산 행궁으로 행차하지도 못했다.그렇게 거의 일 년 만에 황제가 후궁들과 신하들을 이끌고 출행하게 되었으니, 모두가 유난히 기대하고 있었다.해수와 복령 두 사람은 앞뒤로 바쁘게 움직이며 크고 작은 물건 하나까지 빠짐없이 챙겼다.“아기 황자님을 모시고 나가시는 것이니 당연히 필요한 것은 전부 챙겨야 합니다.”해수는 물건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금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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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서 황후 같은 사람은 언제 다시 악심을 품을지 알 수 없었다.그때 곁에 있던 서 황후는 림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림비, 그날 폐하께서 유광재에 다녀가신 뒤로 다시는 가지 않으셨구나…… 이번에 춘산 사냥터에 가거든 온 힘을 다해 폐하의 마음을 사로잡아 보거라. 폐하께서 너를 조금 더 아껴주시도록 말이다.”서 황후가 웃으며 말했다.그러다 서 황후는 금영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그리고 원 귀비, 그대도 폐하께 권해보거라. 유광재에 몇 번 더 들르시라고 말이다. 어쩌면 림비의 배 속에 좋은 소식이 생길지도 모르지 않겠느냐.”금영은 바보가 아니었다.서 황후가 자신과 림비 사이를 이간질하려 한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사실 지난 한 달 동안 서 황후는 틈만 나면 이런 일을 벌여왔다.금영은 담담하게 말했다.“폐하께서 어디로 가실지는 폐하의 뜻이옵니다…… 황후마마께서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직접 폐하께 간언하시지요.”사실 금영은 처음에는 황제가 총애를 나누는 연기를 조금 더 해주기를 바랐다.하지만 황제는 전혀 협조할 생각이 없었다.그날 유광재에 한 번 들러 태후를 응대한 뒤로는, 설령 연기라 할지라도 다시는 유광재를 찾지 않았다.황제가 원하지 않는데 금영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금영은 마차로 향하다가 곁에 서 있던 림비를 바라보며 말했다.“림비, 이리 와서 본궁과 함께 타거라.”황제는 좀처럼 궁 밖으로 나오는 일이 없었고, 궁을 나선 뒤에는 마차보다 말을 타는 것을 더 좋아했다.그래서 이때 금영의 마차 안에는 다른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았다.림비는 그 말을 듣자 급히 대답했다.“예.”서 황후는 림비가 금영의 마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보고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리고 자신도 마차에 올라 옆쪽 발을 내려 안을 가렸다.서 황후의 얼굴은 몹시 굳어 있었다.“이 두 천한 계집들이 갈수록 가까워지는구나. 게다가 림 어사라는 늙은이가 감히 뒤에 믿는 사람이 있다고 서가의 사람들까지 탄핵하다니!”사실 이 기간 동안 서 황후는 기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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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어찌 되었든 금영이 입궁하기 전부터 림비는 명목상 황제의 사람이었다.정말 누군가 질투를 한다면, 그건 금영이어야 했다.그런데 이제 와서는 황제가 이런 사소한 질투까지 하고 있었다.황제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질투라고? 짐은 내가 질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니라.”오늘 황제는 말을 타고 궁을 나섰다.하지만 오는 길 내내 금영의 마차 안으로 들어가 잠시라도 그녀와 다정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그런데 림비가 금영의 마차 안에 눌러앉아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금영은 눈앞에서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는 황제를 바라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폐하, 이 정도면 질투의 맛이 너무 진해서 만두를 찍어 먹어도 되겠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질투가 아니라고 하시옵니까?”그러고는 금영이 혼잣말처럼 덧붙였다.“그런데 폐하께서는 어찌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구십니까. 이런 질투까지 하실 정도로 속이 좁으시다니요.”황제의 관자놀이에 핏줄이 꿈틀거렸다.“배금영!”황제는 크게 노했다.그렇다고 시체가 천 리에 널리는 일은 없었다.하지만 금영은 침상 휘장 안에 붙잡히고 말았다.잠시 뒤, 금영의 옷매무새는 이미 흐트러져 있었다.그때 밖에서 위명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폐하! 마마!”전각 안을 감돌던 아늑한 분위기는 순식간에 그 쇳소리 같은 목소리에 흩어졌다.황제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썩 꺼지거라!”“폐하, 아뢰올 일이 있사옵니다.”위명은 끝까지 물러서지 않고 보고를 올리려 했다.금영은 황제의 얼굴에 서린 노기가 점점 짙어지는 것을 보고 가볍게 헛기침했다.그리고 손을 뻗어 황제의 옷깃을 여며준 뒤, 그의 가슴을 살짝 밀었다.황제는 겨우 마음을 가라앉힌 뒤에야 몸을 바로 세웠다.그때 금영 역시 침상에서 내려와 흐트러진 옷차림을 정돈했다.황제는 그제야 밖을 향해 말했다.“들어와서 말하거라!”위명이 안으로 들어온 뒤, 금영의 얼굴이 살짝 붉어진 것을 보았다.그러자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했다.그리고 속으로 이를 갈며 욕했다.‘손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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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금영은 배명월이 춘산 사냥터에 올 자격조차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황제 역시 배명월을 한 번 바라보았다.태자는 서둘러 입을 열었다.“아바마마, 명월은 이미 회임한 몸이옵니다. 소자는 명월이 태자부에 홀로 지내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 생각하여 감히 제멋대로 데리고 왔사옵니다……”황제는 배명월의 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배명월이 이전에 저지른 잘못은 이미 벌을 내린 적이 있었고, 지금 와서 다시 신경 쓸 생각도 없었다.그래서 담담하게 말했다.“너희 부부의 일은 짐에게 아뢸 필요 없느니라.”태자는 그제야 크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아바마마께서 너그러이 살펴주시니 감사하옵니다.”황제는 깊은 눈빛으로 태자를 바라보았다.태자는 그제야 무언가 깨달은 듯 급히 덧붙였다.“원 귀비마마께서도 너그러이 살펴주셔서 감사하옵니다.”연회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림비는 목소리를 낮추어 금영에게 말했다.“마마, 신첩이 조금 전에 이미 사람을 보내 알아보았사옵니다. 듣기로는 최근 한 달 동안 태자 전하와 측비 사이의 관계가 조금 나아진 듯하옵니다.”“요 며칠 동안은 줄곧 측비의 처소에서 지내셨다고 하옵니다.”림비가 조용히 말했다.이 일은 숨겨진 비밀도 아니었기에 알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하지만 금영은 배명월의 눈에 띄게 불러온 배를 바라보았다.‘배명월이 정말 회임한 것이 맞을까, 아니면 애초에 아이가 없는 것일까?’‘정말 회임한 것이라면…… 저런 몸으로 어찌 태자를 모실 수 있단 말인가?’어찌 되었든.금영은 마음속으로 태자를 향한 경멸을 조금 더 키웠다.그 사람은 한쪽으로는 금영을 향한 옛정을 잊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배명월을 총애하고 있었다.금영이 태자가 배명월을 아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다만 금영이 보기에 태자라는 사람은 너무나도 우스운 존재였다.대체 어떻게 양심을 속이며 자신 앞에서는 진심인 척 연기할 수 있었을까.그 연기력만큼은 독한 속내를 품고 있으면서도 어진 사람인 척했던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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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서 황후가 이 말을 꺼내자, 림비는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그때 옥비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러게 말입니다. 만약 그날 이미 회임하신 것이라면, 지금쯤 입덧을 하는 것도 시기가 딱 맞지 않겠습니까?”“신첩이 림비마마께 축하드리옵니다. 또한 폐하께도 축하드리옵니다!”옥비는 황제를 향해 아첨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황제는 상석에 앉은 채 얼굴이 몹시 어두워져 있었다.마치 당장이라도 물이 떨어질 듯한 표정이었다.“축하라고?”림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녀는 불안한 눈빛으로 금영을 바라보았다.“원 귀비마마……”금영은 눈빛으로 림비를 안심시켰다.림비가 정말로 황제를 모신 적이 있는지 없는지는 누구보다 금영이 잘 알고 있었다.그런데 지금 어찌하여 입덧을 하고 있단 말인가?서 황후는 황제의 표정이 조금 차갑게 변한 것을 보았지만,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그저 옥비를 바라보며 말했다.“옥비, 네 축하는 아직 조금 이르구나. 이 일은 그래도 태의를 불러 확인해야 하지 않겠느냐. 가서 손 태의를 모셔 오너라. 림비의 맥을 짚어보도록 하라.”서 황후는 다시 황제를 향해 말했다.“폐하, 너무 마음 쓰지 마시옵소서. 이 일의 결과는 곧 알게 될 것이옵니다.”그러고는 서 황후가 금영을 바라보았다.“원 귀비, 만약 림비가 정말 회임한 것이라면 이 또한 후궁 전체의 경사일 것이야. 아기 황자에게도 이제 동생이 생기는 것이 아니겠느냐.”서 황후는 이렇게 말하면서 금영의 얼굴에서 무언가 다른 표정을 찾아내려는 듯했다.하지만 금영의 표정은 평온하기만 했다.마치 림비가 회임했을지도 모른다는 일이 그녀의 마음에 아무런 파문도 일으키지 않은 것처럼.금영이 어찌 평온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림비가 뒤에서 다른 사내와 사통한 것이 아니라면, 스스로 아이를 낳을 방법은 없었다.그리고 금영이 림비를 아는 바로는.림비가 설령 궁을 나가고 싶어 한다 해도, 지금 림비라는 신분을 가진 채로 구족을 멸할 일을 저지를 사람은 아니었다.만약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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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7화

‘보아하니 림비는 회임하고 나서부터 금영을 두려워하기 시작한 모양이구나.’림비는 헛구역질 때문에 제대로 된 말 한마디조차 하지 못했다.지금이라도 자신은 회임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싶었지만, 사람들은 모두 그날 있었던 일을 확신하고 있었다.금영이 입을 열기 전까지는 자신이 진실을 말하기도 어려웠기에, 그저 억울함만 가득할 뿐이었다.“폐하, 이처럼 경사스러운 일이 생겼으니 림비에게 후한 상을 내려야 하지 않겠사옵니까.”서 황후는 곁에 있는 황제를 바라보며 은근히 일깨워 주듯 말했다.그녀는 손 태의가 림비의 회임을 알린 뒤부터 곁에 있는 황제의 반응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었다.기뻐한다고 하기도 어려웠고, 그렇다고 기쁘지 않다고 말하기도 어려웠다.그저 몹시 묘했다.‘설마 림비가 회임한 것을 두고 금영이 불편해할까 염려하는 것인가?’황제가 담담하게 말했다.“림비가 어찌 회임할 수 있겠느냐? 짐은……”금영은 곁에 있는 서 황후를 바라보다가 문득 깨달은 듯 입을 열었다.“폐하, 림비의 몸이 건강하니 어찌 회임하지 못할 이유가 있겠사옵니까?”황제는 미간을 찌푸린 채 금영을 바라보았다.마치 금영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듯했다.황제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금영은 오히려 이 일 뒤에 숨겨진 음모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싶었다.이번 일의 문제가 림비에게 있지 않다면, 그 대상은 서 황후일 것이다.지금 당장 림비가 절대 회임할 수 없다고 밝혀버린다면, 이 연극은 여기서 끝나게 된다.이 모든 일을 꾸민 사람은 기껏해야 헛수고만 하게 될 뿐,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을 것이다.금영은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긴 줄을 던져 더 큰 물고기를 낚고 싶었다.황제는 잠시 금영을 바라보았다.그리고 결국 금영이 하려는 일을 묵인했다.곧 황제가 입을 열었다.“상을 내리도록 하라.”림비는 마치 나무토막처럼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금영이 가볍게 헛기침했다.“아직도 가서 상을 받지 않을 것이냐?”림비는 그제야 자신이 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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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금영이 이렇게 짚어주자 림비는 이어서 말했다.“황후마마의 아이란 말입니까?”해수는 문 앞을 지키고 있다가 방 안에서 들려오는 말에 깜짝 놀랐다.림비마마께서 서 황후의 아이를 품었다고?이게 대체 무슨 말인지 그녀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금영은 계속 말을 이었다.“림비는 총명하니 알 수 있을 것이다. 네 뱃속의 아이는 아마 황후마마의 계략일 가능성이 높다.”림비가 물었다.“그렇다면 황후마마께서 신첩이 회임한 척하도록 꾸미셨다는 말입니까?”그 말을 하던 림비의 표정이 복잡하게 변했다.“사람들은 모두 가짜 회임을 꾸며 총애를 다투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황후마마께서 신첩에게 가짜 회임을 꾸미신다면, 황후마마께 무슨 이득이 있단 말입니까?”가짜 회임으로 총애를 얻으려 하는 일은 후궁에서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다.지금의 조정은 물론이고, 예부터 이런 일은 완전히 없었던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모두 자신이 직접 가짜 약을 먹어 회임한 것처럼 꾸미는 방식이었다.다른 사람에게 가짜 회임 약을 먹이는 일은 정말 들어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금영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어찌 이득이 없겠느냐? 네가 정말 자신이 회임했다고 믿는다면, 가까운 일부터 말하자면 너를 가짜 회임으로 총애를 얻으려 한 사람으로 몰아갈 수 있느니라.”그 말을 들은 림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황후마마께서 정말 이런 수법으로 신첩을 모함하시려는 것입니까?”그녀는 궁에 들어온 뒤 오랫동안 서 황후를 존중해 왔다.비록 지금은 원 귀비마마를 따르고 있었지만, 서 황후를 도발하는 일은 한 번도 하지 않았고, 먼저 서 황후를 겨냥한 적도 없었다.그런데도 서 황후는 그녀조차 용납하지 못하는 것일까?림비가 다시 물었다.“그렇다면 더 먼 훗날을 생각하면 어떻습니까?”금영은 가볍게 웃었다.“만약 네가 정말 회임했다고 믿고, 어느 날 그 아이가 사라진다면 어떻겠느냐. 모든 단서가 본궁을 향하게 될 것이다. 서로 원수가 되는 것은 작은 일이겠지. 하지만 폐하께서 본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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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정말 그때 폐하를 모셨더라면, 오늘과 같은 상황에서 림비가 이렇게 침착하게 벗어날 수 있었을까?그 생각이 들자 림비는 저도 모르게 등골이 서늘해지고 식은땀이 흘렀다.“그렇다면 귀비마마께서는 황후마마의 다음 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옵니까? 신첩을 가짜 회임으로 몰아내려는 것입니까, 아니면 마마를 겨냥한 것이옵니까?”림비가 물었다.금영이 말했다.“만약 본궁을 없앨 기회가 생겼는데 어찌 이용하지 않겠느냐?”“두고 보거라…… 이 연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느니라.”금영은 그렇게 생각하자 묘하게 기대되는 마음이 들었다.말을 마친 금영은 림비를 바라보며 말했다.“다만 당분간은 네가 조금 고생해야 할 것이다.”림비는 곧 금영의 뜻을 알아차렸다.“마마께서는 신첩에게 정말 회임한 것처럼 행동하라는 말씀이시옵니까?”금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는 네가 직접 이 판에 들어가 주어야 한다. 과연 그 뒤에 숨어 있는 사람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 보도록 하자.”이 연극은 막 시작하자마자 들켜버린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어차피 뿌리를 뽑으려면 흙까지 함께 딸려 나오는 법이었다.뒤에서 조종하는 사람까지 끌어내야 했다.설령 한 번에 쓰러뜨릴 수 없다고 해도, 이 일로 그 사람에게서 반드시 한 조각의 살점이라도 뜯어내야 했다.림비는 그 말을 듣자 점점 의욕이 생겼다.그녀는 자신이 원 귀비를 선택했던 날부터, 언젠가는 반드시 원 귀비를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저 이렇게 조용히 원 귀비마마 곁을 지키는 것만으로 황궁을 떠날 기회를 얻을 수는 없었다.무언가를 얻으려면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했다.하지만 자신이 원 귀비를 따르기로 한 뒤 처음 하게 되는 일이 설마……가짜 회임일 줄은 몰랐다.그것도 이런 방식의 가짜 회임이라니.림비는 금영을 바라보다가 결국 조심스럽게 물었다.“신첩은 계속 연기를 이어가겠사옵니다. 다만 폐하께서는……”금영이 말했다.“그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림비는 그제야 크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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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0화

환옥이 뒤이어 말했다.“마마께서는 정말 모든 일을 미리 내다보고 계책을 세우셨사옵니다.”서 황후는 손에 든 복숭아 가지를 만지작거리는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그러나 이내 고개를 들어 올렸다.최근 들어 눈에 띄게 초췌해진 얼굴에는 어느새 기묘한 빛이 서려 있었다.“이번에는 반드시 그 천한 계집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조씨가 다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하지만 폐하의 모습을 보니, 림비마마께서 품은 아이에 대해서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으시는 듯하옵니다.”서 황후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폐하는 이제 그 여우 같은 계집에게 홀려 눈이 멀었거늘, 본궁의 태자조차 예전만큼 아끼지 않으시는데 어찌 림비의 뱃속에 있는 아이를 진심으로 아끼시겠느냐. 그 아이가 사내인지 계집인지조차 알 수 없는데 말이다.”“태자 전하께서 드셨사옵니다.”밖에서 알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서 황후는 경고하듯 환옥과 조씨를 한 번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곧 표정을 거두고 평온한 얼굴로 방 안에 서 있었다.잠시 후 태자가 먼저 안으로 들어왔다.그의 목소리에는 기쁨이 묻어 있었다.“어마마마!”서 황후 역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태자가 왔구나……”말을 끝내기도 전에, 서 황후는 태자의 뒤를 따라 들어오는 배명월을 보았다.배명월은 곧바로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서 황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그녀가 어찌 왔느냐?”배명월은 난처한 표정으로 태자를 바라보았다.태자는 그제야 헛기침을 한 뒤 입을 열었다.“어마마마, 명월의 뱃속에는 분명 소자의 아이가 있사옵니다. 부디 소자의 체면을 보아 명월을 너무 책망하지 말아 주시옵소서.”서 황후의 표정이 더욱 차가워졌다.“네가 태자에게 본궁이 너를 괴롭힌다고 말했느냐?”배명월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며느리는……”“방자하구나. 네가 지금 무슨 며느리라는 것이냐?”조씨가 차갑게 말했다.배명월은 급히 말을 바꾸었다.“신첩이…… 아니옵니다. 황후마마께서는 늘 신첩을 너그러이 대해 주셨사옵니다. 어찌 신첩을 괴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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