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비는 말을 이어가며 앞으로 걸어갔다.두 걸음쯤 내디뎠을 때,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녀의 마음 한구석에 어렴풋한 예감이 스쳐 지나갔다.‘금영이 아무리 기꺼이 폐하의 총애를 나누려 한다 해도, 폐하의 성정으로 보아 정말 태후의 뜻대로 후궁을 가까이하실까?폐하께서 정말 그러실 생각이었다면 어찌 지금까지 기다리셨겠는가?’현비는 생각하면 할수록 이 일 안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한 점이 남아 있다고 느꼈다.금영은 자신이 연기를 아주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현비가 진실에 거의 다가올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다행히 현비는 황제가 누구를 총애하는지에 관한 일에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는 듯했고, 더 깊이 파고들지도 않았다.물론 현비가 정말 이 일을 캐내려 한다 해도, 이런 일을 과연 알아낼 수 있었을까?설령 알아낸다 해도 어찌 이 일을 밖으로 퍼뜨릴 수 있겠는가.만약 현비가 정말 그렇게 한다면, 금영에게 곤란을 안기는 것이 아니라 황제에게 곤란을 안기는 일이 될 터였다.그러니 금영은 이 일에 대해 조금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현비가 말했던 춘산 사냥터에서의 사냥 일정은 결국 한 달 뒤로 정해졌다.이미 사월이었다.올겨울은 유난히 추웠기에 봄 역시 예년보다 늦게 찾아왔다.예년의 사월이면 이미 꽃이 지고 봄기운이 사라질 때였지만, 올해 사월은 마침 풀이 돋고 새가 지저귀는 가장 좋은 계절이었다.지난해 봄 춘산 사냥터에서 사냥을 진행한 뒤, 금영이 회임한 데다 남쪽에 수해까지 발생하면서 황제는 줄곧 궁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겨울이 찾아온 뒤에는 금영이 출산까지 하게 되어 예년처럼 작산 행궁으로 행차하지도 못했다.그렇게 거의 일 년 만에 황제가 후궁들과 신하들을 이끌고 출행하게 되었으니, 모두가 유난히 기대하고 있었다.해수와 복령 두 사람은 앞뒤로 바쁘게 움직이며 크고 작은 물건 하나까지 빠짐없이 챙겼다.“아기 황자님을 모시고 나가시는 것이니 당연히 필요한 것은 전부 챙겨야 합니다.”해수는 물건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금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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