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질문에 계연수는 말문이 막혔다.세상 어떤 것에도 관심을 줄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왜 이 일에 이렇게까지 관심을 보이는 걸까?심서준은 계연수를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근래 들어 사 시정이 자꾸 실수를 저지르길래 영문이 궁금했습니다. 이번에 조사를 맡은 형부 문서 도난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봐야 사 시정에 대한 제대로 된 판단이 설 것 같았지요.”계연수는 조정의 공무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심서준이 이렇게 하는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심서준처럼 냉철하고 치밀한 사람이 괜히 이런 질문을 하는 게 아닐 것이다.그녀는 말하기는 껄끄럽지만 숨기려니 언젠가 화리하게 되면 알려질 사실이라, 한참을 고민하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예, 화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심서준은 깨물어서 빨갛게 된 계연수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도톰한 입술에 옅은 물기가 감돌고 있었다.가슴이 고동치며 온몸에 열기가 퍼지기 시작했다.의복 너머로 그녀의 몸에서 전해오는 부드러운 체온이 느껴지자 그는 길게 숨을 내쉬며 살짝 손을 뻗었다. 당장 그녀에게 닿고 싶었다.그가 아는 것은 오직 하나, 그녀가 화리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뿐이었다.체내에서 끓어오르는 열망은 점점 억제하기 힘들어졌다. 다시 고개를 든 순간, 당황한 얼굴로 뒤로 물러서는 계연수의 모습이 보였다. 어색하게 붉어진 얼굴과 몽롱해진 눈동자, 떨리는 목소리, 그리고 흔들리는 귀걸이가 모두 눈에 들어왔다.“심 대인,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허공에 뻗은 심서준의 손은 결국 그녀의 옷깃에 닿지 못했다.다소 흐트러진 걸음걸이에서 그녀의 복잡한 심정이 엿보였다.문이 열리며 끼익 소리가 날 때까지 심서준은 눈을 감고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그의 몸은 여전히 그녀가 잠깐 머물다간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계연수는 밖으로 나온 후에도 두근거리는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검고 깊은 심서준의 눈동자를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한층 더 조여드는 느낌이었다.조금처럼 가까운 거리에서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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