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유가 처소에서 떡 하나 먹었다가 배탈이 났다고 계연수를 악독한 여편네라고 질책했고 밤중에 이명유가 머리가 아프다고 하여 그녀의 처소로 간다고 하니 예법에 어긋난다고 말리던 그녀를 속 좁고 시기심 많다고 비난했다.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자, 그는 그때의 자신이 왜 그녀에게 그런 심한 말을 하고 왜 일만 생기면 계연수가 수작을 부렸다고 확신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는 계연수가 자신을 무척이나 사랑해서 이명유를 못마땅해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자신을 사랑하던 사람이 왜 갑자기 이렇게 결연하게 자신을 떠나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머릿속이 혼란스럽고 가슴이 갑갑했다. 그는 멍하니 계연수를 바라보며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내가 널 오해해서 억울했던 적이 있느냐?”계연수는 담담한 시선으로 사옥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정 나으리, 저는 나으리께서 이런 질문을 하는 의도를 모르겠군요. 나으리께선 늘 믿고 싶은 것만 믿으시는 분 아니었습니까. 이제 지난 일들은 더 이상 저와 상관이 없으니, 해명은 아무런 의미가 없지요.”“다시 지난 얘기를 마십시오. 서로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니까 말입니다.”사옥현은 실성한 듯 중얼거렸다.“해명하기도 싫단 말이냐….”계연수는 눈살을 찌푸렸다.“나으리는 마음이 가는 사람만 믿어왔습니다. 늘 그랬지요. 저에게 나으리의 신임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왜 이제 와서 저에게 해명을 요구하는지 모르겠군요.”싸늘한 대답에 사옥현은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녀의 차가운 눈동자는 이제 그는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계연수는 용춘을 시켜 짐을 밖으로 나르게 한 뒤, 설이의 이름을 불렀다.사옥현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고양이는 사람을 시켜 밖에 내다버렸다.”무슨 소리를 들어도 괜찮았던 계연수는 마침내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그녀는 고개를 홱 돌리고 분노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따지듯 물었다.“무슨 자격으로 제 것에 손을 댔습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