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연수는 한참을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자신이 심서준을 앞에 두고 한참이나 멍하니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얼굴이 화끈 달아오르자, 계연수는 황급히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다시는 심서준의 표정을 살필 용기가 나지 않았다.‘원래 시선 받는 것을 안 좋아하는 분인데 혹시 나 때문에 기분이 상한 것은 아니겠지?’그녀는 소매자락을 꽉 움켜쥐고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방금은… 고의가 아니었습니다….”심서준은 고개를 숙인 채 잔뜩 긴장한 계연수의 표정을 내려다보았다. 고개를 푹 숙인 그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자 문득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어 그녀에게 한걸음 더 다가섰다.이제 더 이상 눈앞의 사람을 시정 부인이라고 칭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그의 가슴을 벅차게 했다.계연수는 자신의 앞으로 성큼 다가온 그를 어리둥절하게 바라보았다. 그의 검은 장화가 그녀의 치맛자락 가까이에 멈춰 있었다. 너무 가까워서 그의 몸에서 풍기는 침향이 코끝에 전해지며 심장이 두근거렸다.그러나 고개를 들었을 때 보인 것은 담담히 그녀의 뒤쪽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뒤에서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나으리, 밖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돌려보냈습니다.”계연수는 성급히 뒤로 두 걸음 물러서서 심서준이 부하를 물린 후에 작별 인사를 고했다.심서준은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오늘따라 그녀가 더 어여쁘게 보여서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는 느낌이었다.그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계연수는 드디어 안도한 듯, 급히 고개를 숙여 밖으로 나갔다.그러나 문턱을 나가기 전, 뒤에서 심서준의 낮게 깔린 목소리가 들려왔다.“화리서는 늦지 않게 고씨 가문으로 보내겠습니다.”계연수는 세심한 그의 배려에 감사하며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감사의 말을 더 전하고 싶었지만 심서준은 이미 책상 앞에 앉아 서책을 펼치고 있었다.내리 깔은 눈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고 고결하고 기품이 넘치는 얼굴은 위압감 넘치는 모습으로 돌아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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