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연수는 놀란 얼굴로 고준안을 바라보았다.그가 왜 외할머니께 그런 말을 했는지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단지 날 보살피고 싶어서 그런 거겠지?’계연수는 대놓고 물어볼 수도 없고 물어봐도 안 될 것 같아서 입을 다물기로 했다.그녀가 떠나기로 결심한 것은 외숙모의 말에 상처 받아서가 아니었다.떠나기로 한 것은 예전부터 마음속으로 계획해오던 일이었다.그녀는 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준안 오라버니, 오해 마세요. 저 외숙모가 하신 말씀을 한 번도 마음에 담아둔 적 없어요.”말을 마친 계연수는 고개를 들어 살며시 고준안을 바라보았다.“사실 사씨 가문에 있을 때부터 이미 어머니를 모시고 경성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고준안은 뒷짐을 지고는 고개를 숙여 계연수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연수야, 내가 널 돌봐주마.”'“국자감에서 꽤 많은 인맥을 쌓았다. 왕 대인도 나를 무척 신뢰하고 있고. 국자감에 오래 있지는 않을 거다. 내년에는 순천부 향시에 참가할 생각이다. 만약에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고과만 잘 받으면 왕 대인의 추천으로 육부에 입성할 수 있을 것이다.”고준안은 초조한 눈빛으로 계연수를 바라보며 말했다.“연수야, 내 비록 사옥현처럼 뛰어난 가문도 없고 출세길이 그 사람처럼 순탄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내가 노력하여 일을 도모한다면 최대한 네가 사는데 불편함이 없이 해줄 수 있어.”“나도 널 지켜줄 능력이 있다.”말을 마춘 고준안은 한걸음 앞으로 다가섰다. 짙고 검은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 음침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계연수는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눈빛을 보고 저도 모르게 뒤로 뒷걸음질쳤다.어쩐 일인지 지금 이 시각 고준안의 눈빛이 조금 무섭게 느껴졌다.주변이 고요하고 어둠이 두 사람을 감쌌다. 계연수는 몸을 낮춰 자신에게 다가오는 고준연이 이 순간 낯설게 느껴졌다.그녀는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며 조용히 그에게 말했다.“오라버니는 더 좋은 사람을 맞이할 수 있어요. 외숙모께서도 오라버니가 더 좋은 인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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