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눈에 비친 감정이 그녀를 당혹스럽게 했다.다행히 심서준은 잠깐 걸음을 멈췄을 뿐, 곧바로 걸음을 돌려 황후에게로 다가갔다.계연수는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가슴이 옥죄이는 느낌은 여전했다.그녀는 심서준이 준 귀걸이를 떠올렸다. 그건 대체 무슨 의미일까? 생각에 잠겨 있던 그녀는 심서준과 황후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듣지 못하고 있었다. 궁인들이 다가와 그들을 편전으로 안내했다.계연수는 저도 모르게 심서준의 뒷모습을 힐끗 바라보았다. 뒷모습마저 꼿꼿하고 쉽게 범접하지 못할 냉기를 풍기고 있었다. 마치 어제 보았던 그의 온화함은 착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궁인들을 따라 편전으로 와서 앉은 계연수는 주먹을 꽉 쥐었다.편전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고 궁인들이 양옆으로 줄지어 서 있었다. 장씨와 고윤희는 여전히 단정하게 앉아 감히 말도 못하고 있었다.잠시 후, 밖에서 궁인 한 명이 들어오더니 계연수에게 따라오라고 말했다.장씨와 고윤희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궁인들도 있는데 물어볼 수도 없어서 계연수는 다급히 일어섰다.밖으로 나온 계연수는 오던 길이 아닌 다른 어딘가로 자신을 안내하는 궁인의 모습을 보고 불안한 마음에 물었다.“황후께서 저를 부르신 건가요?”궁인은 질문에 대답도 않고 어딘가로 계연수를 데리고 가더니 문밖에서 걸음을 멈추었다.“계 소저, 안으로 들어가세요.”계연수는 주저하며 안으로 들어갔다.안은 작은 불당이었는데 황후가 평소에 염불을 외우고 기도를 드리는 곳이었다.향로에서는 향이 타고 있고 안에는 뒷짐을 진 신서준이 서 있었다.관복을 입은 모습은 고결하고도 싸늘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계연수는 심서준을 본 순간 걸음을 멈추었다. 두 사람 사이에 근래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녀는 그의 곁으로 너무 가까이 다가갈 용기가 없었다.소년 시절의 심서준은 지금보다도 더 냉혹한 사람이었다. 그녀가 서재에 들락거려도 말 한번 걸어주지 않던 사람이었다.조용함을 좋아하는 그였기에 계연수도 그의 앞에 서면 저도 모르게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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