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연수는 살짝 몸을 틀어 어머니를 향해 앉았다. 곁의 작은 탁자 위에는 붉은 점토 화로가 놓여 있었고, 그 위에서는 매화차가 은은히 끓고 있었다. 그녀는 어머니가 직접 차를 따르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어머니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져 있었다. 계연수는 그 표정을 바라보다가 자신이 내린 결정을 조심스레 입 밖으로 꺼냈다.고씨는 찻잔을 계연수 앞에 내려놓고, 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심가가 우리에게 베푼 은혜는 적지 않다. 연수야, 네 결정도 틀린 건 아니다. 심가의 가풍은 늘 훌륭했고, 심 후작 또한 인품이 뛰어난 분이다. 예전의 사옥현과는 감히 견줄 수 없지. 그가 너에게 도움을 청했다면, 분명 모든 것을 잘 마련해둘 것이다. 나도 마음이 놓이는 구나.”계연수는 어머니의 말을 들으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어 둘째 숙부 쪽에서 온 답신 이야기를 꺼냈다.그녀의 마음 한켠에는 여전히 미안함이 남아 있었다. 이미 그쪽 집은 정리도 끝났고, 뜰에는 해당화까지 심어 두었으며, 여러 날을 들여 손을 봐 두었는데 이제 와 가지 않겠다고 하려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그러자 고씨가 말했다.“그 일은 걱정할 것 없다. 내가 네 둘째 숙부에게 편지를 보낼 것이다. 그 분도 너그러이 이해해주실 거야.”계연수가 다시 물었다.“그래도 숙부께 약간의 은자를 보내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분이 옆채를 손수 수리하고 뒤뜰까지 정리해두셨잖아요. 그 비용도 다 숙부께서 먼저 쓰신 것이니 그냥 넘어가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고씨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말도 맞다. 가지 않더라도 드릴 것은 드려야지. 받으실지 말지는 그분의 몫이고. 그래야 우리 마음도 편할 것 아니냐.”두 사람이 이런저런 세부를 이야기하고 있을 때, 용춘이 밖에서 들어왔다.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계연수의 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계연수는 순간 말을 멈췄다가 어머니를 향해 먼저 쉬시라 이르고 잠시 밖에 나갔다.밖으로 나오자, 용춘이 여전히 목소리를 낮춘 채 말했다.“사씨 집안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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