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입술은 그저 스치듯, 아주 가볍게 그녀의 머리칼 위를 스쳐 지나갔다.그는 끝까지 이성을 붙들고 있었다. 그녀는 결국 자신의 사람이 될 것이고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을 것이다.그런 생각을 하니 심서준의 눈빛은 더욱 깊고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녀를 향한 소유욕이 담긴 시선을 거두고 그녀의 여린 손을 더욱 단단히 쥐었다.돌아오는 길, 계연수는 마차에서 내리려 했다. 그러나 막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손이 다시 붙잡혔다.계연수는 의아한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다.어둑한 빛 속에서 심서준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곁을 떠나려는 순간, 마음 한켠에서 묘한 아쉬움이 피어올랐다. 아직 보내고 싶지 않았다. 조금만 더 그녀와 함께 있고 싶었고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혀 가까이 끌어안고 싶었다. 심서준은 그녀가 자신의 품에 안겨 그 부드러운 손끝으로 자신의 가슴을 따라 천천히 스쳐 지나가기를 바랐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녀가 자신의 목을 감싸 안고, 가까이 다가와 입맞춤을 건네기를...이 감정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이렇게 가까이할 수 있는 관계 속에서,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손에 힘이 살짝 들어갔다. 조금만 더 당기면 그녀는 곧장 그의 품 안으로 떨어질 것이다.지금 이 순간, 단 한순간도 그녀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그때, 계연수의 맑고 잔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심 대인, 무슨 일이신가요?”그 한마디. 어딘가 거리를 두는 ‘심 대인’이라는 호칭이, 그의 시선을 더욱 깊게 가라앉혔다.그는 낮게, 조금 거칠어진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밤, 내 처소에 와서 함께 식사하면 좋겠다.”그 뒤에 이어질 말은 삼켰다. 단둘이, 한 방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말은 끝내 꺼내지 않았다.계연수는 그의 뜻을 완전히 알아듣지 못한 듯,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물었다.“심 대인께서 따로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지금 말씀해 주셔도 됩니다.”심서준은 입술을 살짝 다물었다가, 다시 낮게 말했다.“그만두자. 이틀 정도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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