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을 마치고 심서준에게 안겨 방을 나올 때, 계연수는 거의 곯아떨어질 듯한 상태였다.그에게서 내려져 침상 위에 놓이자마자, 그녀는 이불 속으로 몸을 파묻듯 웅크리며 그대로 잠에 들려 했다.잠에 빠질 듯 말 듯 흐릿하게 눈을 뜬 채, 침상 곁에 앉아 있는 커다란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시야는 몽롱하게 번져 있었다.문득, 생각이 뒤엉켜 흘러갔다.그가 자신을 데려온 뒤로, 심서준은 단 한마디도 묻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내심 걱정하고 있었다. 자신이 춘약에 걸리고 산적에게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가 괜한 오해를 품지 않을까 하고.그런데 그는 정말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걸까.그녀는 입술을 달싹이며, 가느다란 목소리로 물었다.“저… 제 사촌오라버니는 보셨습니까? 그 사람은…”말을 다 잇기도 전에, 계연수는 심서준이 보내오는 시선을 마주하고는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지금 그의 얼굴빛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위압적일 만큼 냉엄한 기색이었다. 정작 본인은 알지 못했지만, 그는 깊이 생각에 잠길 때면 늘 이런 표정을 짓곤 했다.가느다란 봉황 같은 눈매가 계연수를 향했다. 그는 낮게 입을 열었다.“심정우가 그를 데리고 갔다. 살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간결한 한마디였지만, 그녀는 충분히 이해했다.목에 걸린 듯 답답한 감정이 밀려왔고,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눈을 떨군 채, 깨끗이 씻긴 희고 고운 얼굴을 이불 속에 묻으며 조금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사촌오라버니께서… 제가 혼인하기 전부터, 누군가 제 처소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했어요.”심서준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물기를 머금은 듯 촉촉하고 연약한 눈빛, 조심스레 말을 고르는 모습에,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잠시 후, 굳게 다물려 있던 입술이 조금 느슨해지며 목소리도 한결 부드러워졌다.“더는 생각하지 말거라. 내가 전부 밝혀내겠다.”계연수는 힘이 빠진 듯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나직이 말했다.“제가 아는 건… 다 후작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촌오라버니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