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연수는 심서준에게 눌리듯 나한탑 위에 누워 있었다. 미처 반응할 틈도 없이 그의 입맞춤이 먼저 떨어졌다.심서준의 키스는 늘 그랬다. 강압적일 만큼 거침없고, 상대가 한 발 물러설 여지조차 허락하지 않았다.계연수는 본래 강한 성정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공세 앞에서는 언제나 먼저 무너지는 쪽이 자신이었다. 그는 그녀를 마음대로 휘두르고, 제 뜻대로 이끌었다.물론 계연수도 반항하려 했던 적은 있었다. 하지만 겨우 싹트려는 기색조차 심서준은 번번이 눌러 꺼뜨렸기에 결국 그녀는 그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지금도 마찬가지였다.계연수는 사금희 일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지만, 심서준은 애초에 그런 기회를 줄 생각이 없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언제나 결국 이루어졌다.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밀어붙이든, 상대가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느끼도록 방식을 바꾸든, 결과는 늘 같았다. 결국 받아들이게 만들고, 그의 말에 따르게 만들었다.촘촘하고도 집요하던 입맞춤이 겨우 멈췄을 때, 심서준은 가늘게 숨을 몰아쉬며 제 아래에 깔린 사람을 내려다봤다.계연수는 마치 봄물처럼 흐트러져 있었다. 희고 매끈한 목선이 흐트러진 옷깃 사이로 드러났고, 붉어진 입술과 희디흰 치아, 가쁘게 오르내리는 가슴까지. 사람을 홀리는 요괴처럼 눈길을 끌었다.심서준은 문득 깨달았다. 자신들의 신혼은 이제야 시작되었고, 남녀 간의 정과 몸을 섞는 기쁨 또한 이제 막 시작된 것임을.그녀를 마음껏 품고 싶었다. 그녀의 몸도, 그녀라는 사람 자체도 전부 제 것으로 삼고 싶었다. 애초에 계연수는 그의 사람이었으니까.그는 이제야 비로소 그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누군가가 그리워 속이 타들어 가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도 깨닫게 되었다.그리고 이런 마음은 오직 그녀에게만 품게 되었다.단정한 춘삼이 그녀를 가리고 있자 심서준은 참지 못하고 손을 계연수의 옷깃으로 향했다. 계연수는 단번에 그의 뜻을 알아차렸다. 심서준이 이 자리에서 탐하려 한다는 걸 깨닫는 순간, 휘장 밖에 아직 시중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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