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서준은 아침부터 온통 계연수 생각뿐이었다. 처리해야 할 공무는 사람을 시켜 서재로 옮겨 두고, 잠시라도 그녀 곁을 지키고자 평소보다 훨씬 일찍 돌아왔다.그런데 방에 들어서자마자 안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본 그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두어 걸음 앞으로 다가간 뒤에야 사람들 틈 사이로 계연수의 얼굴이 겨우 보였다.본래도 청초하고 가녀린 얼굴에는 짙은 피로와 난처한 기색이 서려 있었다. 계연수는 커다란 쪽빛 등받이에 힘없이 기대앉아, 주변의 성화에 못 이겨 죽 그릇을 들고 있었다. 핏기 없이 창백한 얼굴로 한참을 망설인 끝에 겨우 한 숟갈을 떠서 천천히 삼키는 모습이 몹시 힘겨워 보였다.심서준은 계연수가 억지로 음식을 삼키고 있다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차렸다.그는 곁에 서 있던 시녀에게서 찻잔을 건네받았다. 그런데 손에 힘이 풀리며 찻잔이 바닥으로 떨어졌다.쨍그랑―!도자기가 깨지는 맑고 날카로운 소리가 방 안을 갈랐다.쉴 새 없이 이어지던 권유도 그 순간 일제히 멎었다. 사람들이 놀라 뒤를 돌아보자, 심서준이 싸늘한 얼굴로 서 있었다.표정이 없어 그가 화가 난 것인지 아닌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원래도 냉담하고 가까이하기 힘든 성정이었기에, 두 형수는 그와 마주치자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물론 그들도 악의가 있어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계연수를 걱정했고, 무엇보다 그녀의 뱃속에 든 어린 아이를 소중히 여겼을 뿐이었다.심서준은 아무 말 없이 곧장 침상으로 향했다. 침상 가장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황급히 일어나 길을 터 주었다.둘째 형수인 진씨는 본래 붙임성이 좋고 활달한 여인이었다. 게다가 지금 심씨 가문을 떠받치는 사람이 심서준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으니, 누구에게 잘 보여야 하는지도 분명히 알았다.그녀는 어색하게 웃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동서가 이렇게 괴로워하니 우리도 보고 있기가 안타까워서 왔습니다. 우리 모두 아이를 가져 본 사람이니,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을 알려 주고 있었어요.”심서준은 굳게 다문 입술로 침상 가장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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