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불빛이 방 안을 부드럽게 감쌌다.몽롱하게 번지는 빛 아래, 방 한구석에서는 향이 타오르고 있었고, 가느다란 연기가 계연수 뒤편으로 아른아른 번져갔다.오늘 계연수는 꽤 정성껏 단장한 모습이었다.평소에는 분을 거의 바르지 않던 얼굴도 오늘은 유난히 희고 맑아 보였고, 머리에 꽂은 옥비녀는 그녀를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연분홍빛 봄옷은 오밀조밀한 몸선을 은근히 드러냈고, 화려한 백화 문양은 그녀를 마치 금지옥엽보다도 더 귀하게 보이게 했다.심서준은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다가, 그제야 천천히 젓가락을 들었다.*한편 사금희는 평남후부 대문 앞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었다.후작부인을 단 한 번이라도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아무리 바깥에 둔 첩이라 해도 정실부인과 같은 체면을 누린다는 건, 어느 정실이든 견딜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끝내 후작부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심부 사람들만 심부 마차에 올라타 떠나갔을 뿐이었다.사금희는 적잖이 실망했지만, 곧장 서둘러 사가로 돌아가 임씨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전했다.요즘 임씨는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이었다.이명유는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찾아와 문안을 드리며, 사옥현을 설득해 다시 함께 살게 해달라는 소리나 늘어놓고 있었다.이제 임씨는 이명유 얼굴만 봐도 역겨웠다.자기 욕심 때문에 자기 아들에게 그런 약까지 먹여놓고, 그 탓에 삼 년 동안 손주 하나 안겨주지 못했다 생각하면 미움 위에 또 미움이 쌓였다.게다가 지금은 아들 관직까지 강등되었다. 노부인에게도 미움을 샀고, 부군도 자신을 외면했다.집안 살림을 맡던 권한마저 노부인이 이방에 넘겨버린 뒤로, 이제는 하인들까지 그녀를 비꼬는 눈으로 바라보았다.은혜도 모르는 여우같은 년을 들였다는 말까지 돌았다. 예전엔 멀쩡하던 며느리를 억지로 몰아내더니, 결국 관아에까지 고발해 화리하게 만들었다고.주변 사람들 시선마다 묘한 뜻과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좋은 며느리를 스스로 내쫓아 집안을 어지럽히고, 집안 운까지 끝장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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