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이는 그제야 걸음을 멈췄다.민도하는 정말 한약만 건넨 뒤 돌아섰고 한마디도 더 하지 않았다.너무 정상적인 모습이라서 오히려 낯설었다.집에 돌아오자마자 강서이는 진인자에게 전화를 걸었다.진인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약을 받았는지 물었다.강서이는 방금 받았다고 했다.[그럼 민 대표가 꽤 기다렸겠네요.]진인자가 중얼거렸다.강서이가 이 전화를 건 데는 이유가 있었다. 앞으로는 민도하에게 약을 부탁하지 말라고 분명하게 말해야 했다.민도하와 강서이 사이에는, 이제 어떤 가능성도 없으니까.하장현은 강서이가 민도하 앞에서 전혀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그 점은 강서이도 부정하지 않았다.다만 그 흔들림 없는 사람이 되기까지 얼마나 큰 대가를 치렀는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머리가 멀쩡하지 않은 사람만이 같은 실패를 두 번 반복할 수 있을 것이다.“이모님, 앞으로는 민 대표 편으로 약 보내지 마세요. 일터 외에는 민 대표와 어떤 접점도 갖고 싶지 않아요.”진인자는 한참 동안 말이 없다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알았어요.]“차라리 약 처방을 저한테 주세요. 제가 직접 약재를 사서 한의원에 맡길게요.”[처방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그 안에 구하기 어려운 약재가 몇 가지 있는데, 제가 시골에 부탁해서 어렵게 구하는 거예요.]진인자는 강서이를 달랬다.[제가 귀찮게 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서이 씨도 알잖아요. 저는 전혀 귀찮지 않아요. 제가 달이는 게 더 익숙하고, 더 꼼꼼하게 챙길 수 있어요.]잠시 말을 멈췄다가, 진인자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서이 씨, 민 대표와 헤어졌다고 해서 나까지 멀리하고 싶은 건가요?] [민 회장님도 그래요. 겉으로는 아무 말 안 하셔도, 사실 서이 씨 걱정을 많이 하세요. 사업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도 자주 살피고요...]강서이는 민도하와는 마음 편히 선을 그을 수 있었다. 그동안 민도하에게는 할 만큼 했기에, 이제는 미련도 없었다.그러나 진인자와 민 회장에게까지 차갑게 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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