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빌딩 아래에서 잠시 하장현을 기다린 뒤 함께 안쪽으로 발을 옮겼다.마침 오전 출근 카드를 찍는 시간대였다. 엘리베이터 앞은 사람들로 빼곡해서, 한 번 타려면 줄을 서야 할 판이었다.시간에 여유가 있었기에 세 사람은 순서대로 줄에 섰다.5분쯤 지났을 때, 뒤쪽에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한쪽으로 길을 열어 주는 게 보였다.강서이 앞에 있던 여직원이 강서이를 옆으로 살짝 잡아당겼다.“비켜요. 길 막지 말고. 예비 사모님이 오십니다.”제법 대단한 행차였다.하장현은 속으로 의아했다.이 건물 전체가 영승반도체 소유였고, 이곳에 있는 이들 역시 영승반도체 직원들이었다.그렇다면 직원들이 말하는 예비 사모님은... 답이 떠오르기도 전에, 하장현은 노아리를 보았다.노아리는 비서 한 명과 수행 직원 한 명을 데리고 사람들이 터 준 길을 지나왔다.이어 곧장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어가서 지문을 찍은 뒤, 일반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던 강서이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강 대표, 하 사장님. 괜찮으시다면 저랑 같이 전용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셔도 돼요.”초대라기보다는 과시에 가까운 말투였다.하장현이 거절하려던 차에, 강서이가 먼저 시원하게 제안을 받았다.“그럼 감사히 타겠습니다.”‘공짜로 탈 수 있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강서이가 당당하게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자, 하장현도 얼른 따라 들어갔다.김설은 왠지 내키지 않는 표정을 짓더니 차에 두고 온 물건이 있다며 빠졌다. 조금 뒤 혼자 올라오겠다고 했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힌 뒤, 강서이는 핸드폰으로 업무 메시지를 확인했다.노아리는 머리카락을 한번 넘기고, 아주 자연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이 시간에는 출근하는 사람들 때문에 일반 엘리베이터 줄이 너무 길어서... 올 때마다 전용 엘리베이터만 타요.”하장현처럼 눈치가 둔한 사람도 그 말에 담긴 과시를 알아들을 정도였다.강서이만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 업무에 집중한 채, 노아리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참...” 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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