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모든 검사 결과가 나온 뒤 강서이는 퇴원 허가를 받았다.강서이는 누구에게도 퇴원 날짜를 알리지 않았다. 괜히 모두 데리러 올까 싶어서였다.짐을 챙겨서 아래층으로 내려온 강서이는 곧장 택시를 타고 회사로 갈 생각이었다.병원 입구에는 민도하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피하려 해도 마주칠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민도하의 시선이 강서이에게 향했다.강서이는 정면만 바라본 채 민도하를 스쳐 지나서 밖으로 걸어갔다.“도하야, 많이 기다렸어?”마침 노아리와 이예수도 안쪽에서 나왔다.목소리를 들은 민도하는 강서이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이예수가 들고 있던 짐을 받아 들었다. “별로 안 기다렸어. 차가 저쪽에 있는데 걸어가도 괜찮아?”“그럼.”노아리는 기분이 꽤 좋아 보였다. 모녀는 민도하와 함께 차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민도하가 뒤쪽에서 짐을 싣는 사이, 이예수는 길가에 혼자 서 있는 강서이를 발견했다. 팔꿈치로 노아리를 살짝 건드리며 그쪽을 보라는 신호를 보냈다.노아리는 별 감정 없는 눈으로 강서이를 한 번 훑었다.혼자 서 있는 데다 퇴원하러 데리러 온 사람조차 없다는 걸 보자, 입가에 옅은 비웃음이 번졌다.이예수도 조용히 웃으며 한마디 했다. “참 불쌍하네.”노아리도 같은 생각이었다.어제 서한승이 강서이를 그렇게 살뜰히 챙기는 걸 보고 무척 신경 쓰는 줄 알았다.그런데 퇴원하는 날 데리러 오지도 않은 걸 보니 별것도 아닌 모양이었다.‘결국 서한승 마음속에는 따로 사람이 있어.’‘강서이는 그냥 가볍게 만나는 상대일 뿐이겠지. 진심일 리 없어.’노아리가 시선을 거두려던 때, 롤스로이스 한 대가 강서이 앞에 멈춰 섰다.노아리는 의아한 표정으로 차를 바라봤다.뒷좌석 문이 열리더니 지팡이 하나가 먼저 바닥을 짚었다.뒤이어 민두해가 차에서 내렸다.그 모습을 본 노아리와 이예수의 표정이 동시에 굳어졌다.강서이도 민두해를 보고 놀랐다.“회장님, 어떻게 오셨어요?”“인자 아줌마한테 오늘 퇴원한다고 들었어. 그래서 데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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