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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Author: 애니
남유환 한 사람만 있어도 강서이는 충분히 불편했다.

이제는 서한승까지 하나 더 늘었다.

‘이 사람들은 다들 일이 없나?’

어쨌든 각자 회사에서 최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더 골치 아픈 건 두 사람이 은근히 경쟁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한쪽이 과일을 깎으면 다른 한쪽은 바로 차를 따라 주었다.

강서이가 뭘 집으려고 손만 뻗어도 둘이 동시에 다가와서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어디 불편한 데가 있는지, 의사를 부를지부터 확인했다.

지나치게 예민해진 채 혹시라도 서로에게 뒤처질까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강서이가 두 사람 때문에 머리가 아파질 무렵, 또 다른 문병객이 찾아왔다.

강서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서태우가 반갑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태우는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강서이를 보러 왔다가, 병실에서 서한승과 남유환을 마주칠 줄은 몰랐다.

서태우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남유환에게 물었다.

“너 AI 서밋 간 거 아니었어? 어젯밤에 내가 만나자고 전화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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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06화

    남유환 한 사람만 있어도 강서이는 충분히 불편했다.이제는 서한승까지 하나 더 늘었다.‘이 사람들은 다들 일이 없나?’어쨌든 각자 회사에서 최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이었다.더 골치 아픈 건 두 사람이 은근히 경쟁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한쪽이 과일을 깎으면 다른 한쪽은 바로 차를 따라 주었다.강서이가 뭘 집으려고 손만 뻗어도 둘이 동시에 다가와서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었다.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어디 불편한 데가 있는지, 의사를 부를지부터 확인했다.지나치게 예민해진 채 혹시라도 서로에게 뒤처질까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강서이가 두 사람 때문에 머리가 아파질 무렵, 또 다른 문병객이 찾아왔다.강서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서태우가 반갑다는 생각이 들었다.서태우는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강서이를 보러 왔다가, 병실에서 서한승과 남유환을 마주칠 줄은 몰랐다.서태우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남유환에게 물었다. “너 AI 서밋 간 거 아니었어? 어젯밤에 내가 만나자고 전화했을 때 분명 보름은 더 있다 온다며.”남유환은 들킨 사람답지 않게 태연자약했다. “일이 있어서 먼저 왔어.”서태우는 더 이해가 안 됐다. “무슨 일이 업계 AI 서밋보다 중요해?”남유환은 아예 대답을 하지 않았다.서태우는 이번엔 옆에 있던 서한승을 바라봤다. “분기 회의는 왜 갑자기 취소했어? 나 ZH은행까지 갔다가 거기서 취소됐다는 얘기 들었잖아.”“갑자기 일이 생겨서 취소했어.” 서한승은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무슨 일이 ZH은행 분기 회의보다 중요한데?”서한승은 슬쩍 질문을 피하면서 되물었다. “너도 서이 보러 온 거야?”서태우는 그제야 본래 목적을 떠올린 듯했다.“아, 맞다. 아버지가 강 대표가 아프다는 얘기 듣고 꼭 가 보라고 하셨어. 강 대표가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고도 하셨고.”“그럼 서 대표님께 감사하다고 전해줘.” 강서이가 예의 있게 대답했다.서태우는 오래 머물지 않았다. 이상하게 강서이 앞에만 서면 몸이 굳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적당한 핑계를 대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05화

    강서이는 정성을 외면할 수 없어서 두 그릇이나 먹었다.하장현이 오늘도 수액을 맞아야 하는지 물었다.강서이는 그렇다고 답했다.하장현은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여기 보호자도 안 계시잖아요. 제가 남아서 같이 있어 드릴까요? 그래도 누가 곁에 있으면 낫지 않겠어요?”“정말 괜찮아요. 수액만 맞는 거라 혼자서도 충분해요. 예전에도 혼자 수액 맞은 적 많았어요.”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차라리 나았을 텐데.하장현은 오히려 더 마음이 쓰였다. “그건 예전이잖아요. 지금은 그렇게까지 혼자 버티지 않으셔도 돼요.”그 말이 떨어지자 두 사람 모두 잠잠해졌다.그래도 강서이는 끝내 하장현을 돌려보냈다. ‘문심’이 IPO를 준비하는 중이라 하장현도 처리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았다.하장현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남유환이 찾아왔다. 품에는 커다란 해바라기 꽃다발이 안겨 있었다.강서이는 남유환이 자신이 입원한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몰랐다.“막 도착했는데 강 대표님이 입원하셨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왔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심하게 다치셨어요?” 남유환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G시에서 사고가 좀 있었어요.” 강서이는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남유환도 강서이가 더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다는 걸 알아차리고 캐묻지 않았다. 대신 몸부터 잘 돌보라고 거듭 당부했다.어떤 일이 있어도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서.문병만 하고 돌아갈 줄 알았는데, 남유환은 갈 생각이 없는 듯 소파에 앉아서 휴대전화를 꺼냈다.잠시 정적이 흐른 뒤 강서이가 먼저 말했다. “전무님, 안 바쁘세요?”남유환이 대답했다. “바쁘죠.”“그럼 먼저 가서 일 보시는 게 어떠세요?”“괜찮습니다.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잖아요. 수액 다 맞으실 때까지 같이 있어 드릴게요.”강서이는 말문이 막혔다. ‘내가 너무 돌려서 말했나?’사실 남유환은 강서이의 뜻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그저 못 알아들은 척하는 것뿐이었다.마음에 드는 여자를 따라다니려면 우선 뻔뻔할 줄 알아야 했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04화

    이예수는 질문을 던진 뒤에도 오래도록 답을 듣지 못했다.민도하는 저녁이 되어서야 병원에 왔다.이예수는 두 사람만 남겨 주려고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하지만 노아리는 이예수의 손을 놓지 않고 계속 붙잡았다.결국 이예수는 민도하에게 돌아가 쉬라고 한 뒤 자신이 병원에 남아 노아리를 돌보기로 했다.수액을 다 맞고 난 강서이는 답답한 기분이 들어서 병실 밖으로 나왔다.김설이 원래 병원에 남아 강서이를 돌보려 했지만 강서이가 억지로 돌려보냈다.몸 상태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고, 누군가의 간호가 꼭 필요한 정도도 아니었다.게다가 강서이가 G시에서 다쳐서 며칠 더 머물렀던 탓에 김설의 남자친구도 슬슬 불만을 터뜨리고 있었다.김설이 직접 말한 적은 없지만, 강서이는 두 사람이 전화로 다투며 헤어지자는 말까지 주고받는 걸 들은 적이 있었다.어둠이 내려앉은 병원은 고요했다. 오랜만에 바람도 불어서 병실 안보다 바깥이 훨씬 시원했다.강서이는 적당한 의자를 찾아 앉은 뒤 휴대전화로 밀린 업무를 처리했다.프로젝트팀에도 다시 보완 작업을 지시했다. 점검단이 더는 어떤 문제도 찾아내지 못하게 철저히 준비하라고 했다.일을 막 끝냈을 때 하장현에게 메시지가 왔다. 쓰러져 입원한 게 맞냐는 내용이었다.강서이는 그렇게 심한 건 아니라고 답했다.그러자 하장현은 어느 병원에 있는지 계속 물으며 꼭 오겠다고 했다.강서이가 말하기 싫어하는 걸 눈치챘는지, 김설에게 전화하면 어차피 알아낼 수 있다고까지 했다.강서이는 어쩔 수 없이 병원 주소를 보내 줬다.하장현은 조금 있다 하정민과 함께 가겠다고 했다. 하정민도 강서이를 무척 걱정해서 직접 봐야 안심할 것 같다고 했다.강서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로 돌아갔다.그런데 병실 입구에서 안쪽에서 나오던 민도하와 마주쳤다.바쁘게 걷던 민도하는 강서이를 발견하자 걸음을 멈췄다.강서이는 시선을 오래 두지 않았다. 차갑게 시선을 돌린 뒤 그대로 안으로 향했다.두 사람이 서로 스쳐 지나가기 직전, 민도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목소리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03화

    “강 대표님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계십니다.”배준석은 빈말을 하는 게 아니었다. 진심으로 강서이가 잘해 내고 있다고 생각했다.이어 부드럽게 달랬다. “너무 불안해하지 마세요. 작은 문제라면 보완할 기회를 줄 겁니다.”“감사합니다.”“잠깐이라도 쉬세요. 정말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배준석은 돌아가기 전까지도 강서이에게 꼭 쉬어야 한다고 당부했다.배준석이 떠나자 김설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대표님, 배 과장님이 혹시 대표님 좋아하는 거 아닐까요? 제 느낌엔 맞는 것 같은데요. 대표님 볼 때 눈이 반짝반짝하잖아요.”강서이는 서류를 넘기며 말했다. “울트라맨도 아니고 눈에서 무슨 빛이 나.”“이제 확실히 알겠어요. 대표님은 진짜 연애 감각이 하나도 없어요.”...오후가 되자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었다. B시의 여름 볕은 유난히 따갑기로 유명했다.뙤약볕 아래 서 있던 강서이는 몸에 힘이 빠지는 걸 느꼈다.몸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도 않은 데다 중등도 뇌진탕까지 있었다. 그런 몸으로 강도 높은 업무를 버티는 건 무리였다.심한 어지럼증이 밀려오더니 발밑이 텅 빈 듯하면서 몸이 휘청했다.의식도 잠깐 끊어졌다.정신을 차렸을 때 강서이는 노장훈의 품에 기댄 채 누워 있었다.노장훈은 걱정이 가득한 표정이었다.“강 대표, 괜찮아?”주변에도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장관님이 빨리 받아 주셔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맞아요. 여기서 그대로 넘어졌으면 정말 위험했을 겁니다.”“사람이 무사하면 됐어.” 노장훈은 강서이를 부축해서 일으킨 뒤 비서에게 지시했다. “차 바로 준비해. 강 대표 병원으로 모셔.”검사가 끝난 뒤에도 강서이의 어지럼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강서이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서 노장훈에게 감사 인사를 하려고 했다.노장훈이 바로 막았다. “몸이 안 좋으면 일어나지 마. 회복하는 게 먼저야.”잠깐 생각한 뒤 말을 이었다. “안전점검 쪽도 너무 신경 쓰지 마. 큰 문제는 없어.”“감사합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02화

    강서이는 그쪽을 한 번 더 바라봤다.민도하와 노아리 일행이 서둘러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노아리는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까지 착용해서 얼굴을 빈틈없이 가린 채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민도하의 한쪽 팔에는 팔걸이 보조기가 걸려 있었다. 생각보다 부상이 심해 보였다.그런 상태에서도 다치지 않은 손으로는 노아리를 감싸듯 보호하고 있었다.시선을 느낀 건지 민도하가 강서이 쪽을 바라봤다.두 사람의 눈이 아주 잠깐 마주쳤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서로를 보는 눈은 이상할 만큼 무심했다.강서이는 아무런 동요 없이 눈을 돌리고 일행과 함께 다른 출구로 빠져나갔다.다음 날 아침 일찍, 강서이는 항만 재개발 프로젝트 현장으로 향했다. 안전점검단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뜻밖에도 배준석까지 현장에 나와 있었다.강서이가 먼저 인사할 틈도 없이 배준석이 먼저 다가와서 물었다.“어디 다쳤어요? 많이 심한 건 아니죠? 안색도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요.”잠시 강서이를 살피더니 덧붙였다. “살도 많이 빠졌어요.”고작 보름 남짓 못 봤을 뿐인데, 배준석은 세심하게 강서이의 변화를 알아차렸다.“G시에서 조금 다쳤어요.” 강서이가 설명했다.배준석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 “많이 다친 건가요? 의사는 뭐라고 하던가요?”“괜찮아요. 거의 회복됐어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배준석은 그제야 안도했다. “괜찮다니 다행입니다.”두 사람이 몇 마디 나누기도 전에 안전점검단이 도착했다.급히 맞으러 나갔던 강서이는 선두에 선 책임자를 보고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노장훈이었다.하지만 곧 표정을 정돈하고 노장훈을 비롯한 점검단과 차례로 악수했다.노장훈은 업무 책임자답게 무난한 태도를 보였다. 강서이의 뺨에 남은 상처를 보고는 한마디 물었다. “강 대표, 다친 거야?”“거의 다 나았습니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관님.”강서이는 예의상 답했다.업무 중인 만큼 노장훈도 그 이상 캐묻지 않았다.안전점검은 순조로운 듯하면서도 묘하게 까다롭게 흘러갔다.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01화

    “튼튼한 버섯.”강서이가 다시 물었다. “그럼 나는?”아이는 눈을 깜빡이다가 말했다. “예쁜 버섯.”“그런데 넌 왜 튼튼한 버섯이야?” 강서이가 물었다.아이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래야 아무도 나를 괴롭히지 못하니까.”강서이의 가슴 한구석이 욱신거렸다. 시고 떫은 감정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면서 마음이 아렸다.강서이는 손을 뻗어 아이의 옷자락을 살며시 건드렸다.아이가 거부할까 봐 조심스러웠다.아이는 움찔하긴 했지만 손길을 피하지는 않았다.강서이는 더 다가가지 않고 물었다. “그럼 내가 너보다 더 튼튼한 버섯이 되어도 될까? 내가 널 지켜 줄 수 있게.”아이는 한참 강서이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언니는 더 튼튼하고 예쁜 버섯 해.”윤성미가 찾아왔을 때, 아이는 강서이의 침대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윤성미는 꽤 놀란 눈치로 강서이에게 어떻게 한 거냐고 물었다.자신은 처음 아이의 신뢰를 얻는 데 거의 일 년이나 걸렸다고 하면서.강서이의 설명을 들은 윤성미는 감탄했다. “역시 강 대표는 방법이 있으시네요.”뒤이어 표정을 엄하게 하고 타일렀다. “의사 선생님이 푹 쉬라고 하셨잖아요. 말 좀 잘 들으세요.”강서이는 금세 얌전해졌다.김설이 그 모습을 보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역시 윤성미 여사님만 저희 대표님을 말릴 수 있네요.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안 들으셨거든요.” “그런데 여사님 한마디에 대표님이 바로 얌전해지잖아요. 앞으로 자주 와 주세요.”강서이는 할 말을 잃었다. 윤성미와 아이가 돌아간 뒤, 김설은 기다렸다는 듯 강서이에게 소문 하나를 풀어놓았다.“대표님! 진짜 대박 소식이에요!”강서이는 별 관심이 없었다. “무슨 대박 소식이 있다고?”“진짜라니까요! 이번 건 완전 대박이에요!” 김설이 신이 나서 말을 쏟아 냈다. “민 대표님이랑 노아리 본부장이 약혼식 올리러 섬에 갔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됐는지 알아요?”강서이가 힐끗 쳐다봤다.시선이 싸늘했다.김설은 헛기침을 하고 얼른 결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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