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고상만은 다시 인상을 찌푸린 채 강서이를 흘겨봤다.강서이는 고개를 더 푹 숙였다.고상만의 반응을 본 노아리는 소리 없이 웃었다.고상만은 학벌을 중요하게 보는 편이었다. 노아리가 명문대 박사 출신이라는 걸 알고 나자, 자연스럽게 몇 마디 더 이야기를 나눴다.앞서 논문 이야기까지 나온 터라, 고상만은 내친김에 올해 수학 경시대회에 출제됐던 문제라며 한 문제를 내밀었다.노아리도 겸손하게 받아 들고 꼼꼼히 문제를 살폈다.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문제였다.노아리는 좀처럼 펜을 들지 못한 채 한참 머리를 굴렸다.옆에서 문제를 함께 들여다보던 민도하가 물었다. “너무 오래 손을 놓아서 감이 좀 떨어졌어?”노아리가 멋쩍게 웃었다. “들켰네. 문제를 안 푼 지 꽤 오래됐거든. 나한테도 좀 어렵다.”“그럴 수 있죠.” 고상만이 말했다. “실력도 꾸준히 갈고 닦아야 유지되는 법이니까요. 일을 시작하고 나면 신경 쓸 데가 많아져서, 예전처럼 문제 하나에 오래 집중하기도 쉽지 않고요.”장재영도 호기심에 문제를 훑어보더니 말했다. “확실히 난이도가 있네요.”고상만이 물었다. “장 회장님도 한번 풀어 보시겠습니까?”장재영은 얼른 손사래를 쳤다. “교수님, 저한테까지 그러시면 곤란합니다. 이런 문제를 손에서 놓은 지가 몇 년인데요. 이제는 머리가 예전처럼 안 돌아갑니다.”아무도 선뜻 풀어내지 못하자 고상만은 제법 아쉬워했다.고상만이 문제지를 거두려던 참이었다.노아리가 옆에서 줄곧 아무 말도,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던 강서이에게 시선을 돌렸다.이럴 때는 아예 끼어들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하긴, 끼어들 능력도 없겠지.’‘눈치는 있네.’그렇다면 굳이 봐줄 필요도 없었다.“강 대표님도 한번 풀어 보실래요?” 노아리가 불쑥 입을 열었다.갑자기 지목을 당하자, 강서이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면서 눈에는 짜증이 스쳤다.고상만도 강서이를 바라봤다. “서이야, 너도 한번 해 볼래?”강서이가 대답하기도 전이었다.노아리가 먼저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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