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현은 살짝 놀란 눈치였다.“할머니...”“다 안다. 아까 식탁에서 그 녀석 얘기 나오니까 너 음식도 제대로 못 먹더라. 여기선 괜히 숨길 필요 없어. 누굴 걱정하는 게 뭐가 이상하니. 게다가 너희 곧 부부 될 사이잖아. 아내가 남편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 안 그래?”그 말에 강지현의 얼굴이 금세 붉어졌다.그녀는 얼른 몸을 일으키며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아유, 그만 놀리세요. 그냥 태하 씨가 너무 무리할까 봐 그래요. 몸 상하면 안 되잖아요.”“알았다, 알았어. 그만 놀리마. 할미가 지금 바로 전화해 볼게.”지순옥은 강지현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휴대폰을 꺼내 김태하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연결음이 울리자, 강지현은 무의식적으로 옷매무새를 고쳐 잡았다.한참이 지나서야 영상이 연결됐다. 화면 너머로 낮게 가라앉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할머니, 이렇게 늦게 무슨 일이세요?”김태하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랐다.그동안 강지현과 통화할 때는 늘 짧고 담담해서 잘 몰랐지만, 지금은 확연히 이상했다. 단순히 쉰 소리가 아니라 코막힘까지 섞인, 무겁게 잠긴 음성이었다.“우리 손자, 어디 아픈 거 아니냐? 안색이 안 좋아 보이네?”지순옥은 화면을 보자마자 이상함을 눈치챘고, 강지현도 체면이고 뭐고 할 겨를 없이 곧장 곁으로 다가섰다.화면 속 김태하는 큰 체구를 의자에 기댄 채 앉아 있었다. 얼굴은 유난히 창백했고 손바닥을 코 밑에 가볍게 대고 있다가 몇 번 기침을 터뜨렸다.강지현이 화면에 비친 순간, 그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는 갑자기 몸을 바로 세웠고 그 바람에 기침이 더 심해졌다.“태하야, 괜찮아?”이렇게 힘없이 약해 보이는 그의 모습은 처음이라, 강지현의 가슴이 저릿하게 아려왔다.지순옥이 얼른 상황을 설명했다.“오늘 내가 지현이를 불러서 같이 밥 먹었어. 네 쪽에서 일 터졌다는 얘기 듣고 얼마나 걱정하던지. 너도 참, 아무리 바빠도 안부는 전해야지. 너희 이미 약혼한 사이야. 지현이는 네 약혼녀라고. 괜히 걱정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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