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때, 최동윤도 숨을 헐떡이며 가까이 다가왔다.그는 환하게 미소 짓는 얼굴로 김태하에게 눈빛을 보낸 뒤에야 강지현을 향했다.“지현 씨, 대표님, 실버데이를 함께 보내시게 된 걸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강지현이 영문을 몰라 김태하를 쳐다보았다. 이에 남자가 시선을 내리깔고 그녀에게 휴대폰을 보라고 손짓했다.고개를 숙여 화면을 켜는 순간, 놀랍게도 날짜가 어제로 돌아가 있었다.12시가 지난 시각에서 어느새 11시 반 무렵으로 바뀐 것이다.이것은 바로 시차, 김태하는 비행기에서 기념일을 보내려고 한 게 아니라 지역 시차를 이용해 그녀와 함께 하루 전으로 돌아갔다.지금 이 시각, 두 사람은 결코 실버데이를 놓치지 않았다.“태하야...”강지현은 감격스러운 마음에 입을 가리고 눈가도 금세 촉촉해졌다.난생처음이었다. 누군가가 자신의 흘리는 말 한마디에 이렇게까지 공들여 준 것이...그녀는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만 미터 상공을 나는 비행기 아래로 도시의 불빛들은 마치 눈부시게 쏟아지는 은하수 같았다. 그 장엄한 광경에 온갖 상처로 얼룩진 그녀의 마음이 봄날처럼 소생하는 듯했다.“우리가 함께 보내는 첫 기념일이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어. 앞으론 매년, 아니 매달마다 꼭 너랑 함께 보내고 싶어, 지현아.”김태하가 감미로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한편 그녀는 비행기 창문에 비친 남자의 옆모습을 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서둘러 손으로 눈가를 훔치며 대답하는 그녀...“고마워, 태하야.”“왜 그래? 내가 뭐 실수했어?”김태하는 그녀의 수상한 낌새를 바로 눈치채고 목소리에 당황한 기색이 드러났다.오늘 약속 시각을 어긴 것을 만회할 방법은 이뿐이라고 생각했다.“아, 아니야 그런 거.”강지현은 황급히 고개를 저었지만, 몸을 돌리지는 않았다.남자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것이 너무 쑥스러웠으니까.김태하는 더욱 걱정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옆에 앉았다. 듬직한 체구로 그녀의 얇은 몸을 감쌌고 뭐라 위로하고 싶었지만 하도 조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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