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현과 이도운은 다툰 게 아니었다. 두 사람은 이미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된 지 오래였다.다만, 그와의 계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 뿐이다.“이씨 가문이 뭐 하나 부족한 집안은 아니죠. 이건 할머니께 드리는 제 마음이에요. 제 돈으로 산 거니, 필요 없으시면 알아서 처리하세요.”강지현은 권미숙의 몸 상태를 의식해 최대한 예의를 지켰다. 권미숙이 다시 말을 꺼내려는 순간, 강지현이 먼저 정리했다.“할머니, 푹 쉬세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지현아, 지현아!”권미숙이 급히 몸을 일으켜 붙잡으려 했지만, 강지현은 이미 빠르게 병실을 나가고 있었고 누구도 제대로 반응하기 전에 문은 닫혔다.이도운이 서둘러 권미숙을 부축했다.“할머니, 진정하세요. 무리하시면 안 돼요.”“얼른 가서 붙잡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집으로 데려와야 해!”권미숙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몸이 힘든 것도 잊은 채 이도운을 서둘러 밖으로 떠밀었다.문수정과 이민지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권미숙의 말에 결국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이도운을 재촉해 강지현을 쫓아가게 했다.강지현은 발걸음이 빨랐다. 이도운이 쫓아왔을 때는 이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 뒤였다. 그는 계단으로 뛰어 내려가 주차장까지 달렸다.“지현아!”간신히 그녀가 차에 오르기 직전에 붙잡았다.하지만 강지현은 마치 그를 기다린 듯, 차 문을 열지 않은 채 서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휴대폰이 들려 있었다.“지현아, 할머니도 우리 걱정해서 하신 말씀이잖아. 오늘 선물까지 챙겨 온 건 충분히 효심 있는 행동이야. 하지만 진짜 효도는 어른 뜻을 따르는 거 아니겠어? 괜히 고집부리지 말고, 할머니 체면도 생각해서 집에 가자.”이도운은 가볍게 숨을 내쉬며 말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녀의 팔을 잡으려 다가섰다.하지만 가까이 다가간 순간, 그녀가 통화 중이라는 걸 알았다.“네, 수고 많으세요. 제 쪽에 증거는 충분합니다.”전화를 끊은 뒤에야 강지현이 눈을 들어 이도운을 바라봤다.“잘 왔네. 이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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