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단우 자신도 왜 현다영 같은 사람 앞에서 이런 속마음을 털어놓게 되는지 알 수 없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애 곁에 있으면 마음이 조금이나마 느슨해졌다.“대표님도 꼭 바라던 걸 이루실 거예요.”현다영은 조용히 말했다. 주단우를 바라보는 그녀의 입가에는 아주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그래, 누구 하나 완전히 무고한 사람은 없다.‘너도 그렇고, 주단우. 그리고 네게 대가를 치르게 할 나 역시 마찬가지야.’주단우가 꽤 취한 것 같자, 현다영은 손을 뻗어 그의 앞에 놓인 술병을 치우고 대신 따뜻한 차를 한 잔 따라주었다.김이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가운데, 그녀의 목소리가 문득 한층 부드러워졌다.“대표님, 많이 취하셨어요. 차 좀 드시고 진정하세요.”주단우는 흐릿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불쑥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손바닥이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현다영은 피하지 않았다. 그에게 붙잡힌 채 그대로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였다.“이봐, 토끼. 오늘은 궁금한 게 참 많네.”주단우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으로만 부르던 호칭을 그대로 입 밖에 내뱉고 말았다.“그런가요? 아마 이렇게 누군가와 오래 이야기한 게 정말 오랜만이라 그런가 봐요.”현다영이 낮게 답했다.“시간도 늦었으니, 이제 그만 일어날까요?”남자의 몸에서 올라오는 술 냄새와 옷깃에 밴 우디 향수가 한꺼번에 밀려들었다.현다영은 미간을 아주 미세하게 찌푸렸다. 가벼운 숨결이 그의 눈가와 콧대, 입가를 스치듯 흘렀다.“밀어내는 척하면서 사람 애태우는 거야?”주단우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현다영, 난 너한테 관심 있어. 그러니까 더 떠보지 마.”그러다 그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손가락을 하나씩 펴 보이며 숫자를 세었다.그리고는 세 개를 들어 보였다.“나랑 잘 생각 있으면... 석 달. 석 달 정도는 만나줄 수 있어. 내가 만났던 집안 좋은 여자들보다도 훨씬 긴 편이니까. 어때, 솔깃하지 않아?”취기가 오른 탓인지 말은 점점 더 노골적이었고 손목을 쓸어내리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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