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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가짜 결혼, 진짜 신분: Chapter 741 - Chapter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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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1화

“괜찮아요.”강지현은 입안의 음식을 삼킨 뒤 손을 저었다.그리고 디저트 하나를 집어 최동윤에게 내밀었다.“최 비서님도 배고프죠? 하나 드세요.”최동윤은 거절하지 않고 두 손으로 디저트를 받아 들었다.강지현은 다시 고개를 돌려 먹기 시작했다.짧은 시간 안에 디저트 세 개를 연달아 먹었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그녀의 표정에는 아무런 기쁨도 없었다.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척 애쓰는 모습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최동윤 역시 강지현을 따라 디저트를 크게 한입씩 베어 물었다.그가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조금이라도 더 강지현 곁에 있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최동윤의 마음을 눈치채고 있었던 강지현은 음식을 다 먹은 뒤 곧바로 말했다.“오늘 고생 많았어요. 내일 봐요.”“사모님...”최동윤은 머뭇거리다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몸 잘 챙기세요.”강지현은 웃어 보였다. 하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이어갈 힘이 나지 않았다.최동윤이 자리를 떠난 뒤에야 그녀는 겨우 버티고 있던 힘을 모두 내려놓았다.그리고 소파에 몸을 기대고 천천히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강지현은 눈을 감은 채 조심스럽게 손을 배 위에 올렸다.‘미안해. 정말 미안해...’아직 세상에 나오지도 않은 아이가 벌써 자신과 함께 아픔을 견디고 있었다.밀려오는 피로감은 거센 파도처럼 그녀를 덮쳐왔다.일을 하다가 더는 움직일 힘조차 남지 않아야만 잠시라도 김태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있었다.강지현은 오늘 지현우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수색은 여전히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그럼에도 그녀는 두 사람이 나눈 약속을 믿고 있었다. 김태하는 절대 죽지 않았을 거라고.다음 날 오전.강지현은 미래 그룹에서 짧은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전화받았다.잠시 망설이던 그녀가 말했다.“올라오라고 하세요.”최동윤이 막 강지현을 찾아 사무실로 들어가려던 순간, 맞은편에서 익숙한 모습을 발견했다.그는 곧바로 걸음을 옮겨 그녀를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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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2화

나오자마자 문에 기대다시피 서 있던 최동윤과 마주친 서지아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저기요. 대체 언제까지 이럴 거예요? 제가 무슨 무서운 괴물이라도 돼요?”서지아는 알고 있었다. 최동윤이 자신을 경계하는 정도는 거의 도둑을 감시하는 수준이었다.지난번 그녀가 너무 힘들어 누군가와 하룻밤이라도 함께 있고 싶다고 했을 때, 최동윤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녀에게 상처가 될 만한 말을 쏟아냈다.심지어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까지도 김태하와 강지현의 행복을 망치면 안 된다는 뜻을 돌려 말하며 끊임없이 강조했다.하지만 떠난 뒤에야 서지아는 깨달았다. 최동윤이 곁에 남아준 이유는 자신이 불쌍해서가 아니었다.그저 자신이 다시 돌아와 김태하와 강지현 사이에 끼어들까 봐 걱정했을 뿐이었다.일개 비서에게조차 이런 취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서지아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서지아 씨, 저는 그냥 걱정돼서 그런 겁니다.”최동윤은 반걸음 물러서며 말했다.조금 양심에 찔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예의를 지키려고 했다.그러나 서지아는 전혀 믿지 않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제가 강지현 씨를 잡아먹을까 봐 걱정되세요?”최동윤은 다시 말문이 막혔다.평소 아무리 어려운 업무를 맡아도 해결 방법을 찾아내는 그였지만 여자의 날카로운 질문 앞에서는 도무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다행히 그때 강지현이 뒤따라 나왔다.“최 비서님, 서지아 씨를 배웅해 주세요.”“네.”최동윤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길을 비킨 뒤 서지아에게 손짓했다.서지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강지현을 한 번 바라본 뒤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최동윤은 서둘러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엘리베이터는 두 사람만을 태운 채 내려가기 시작했고 곧 어색한 침묵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그때 서지아가 갑자기 벽에 기대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손으로 눈가를 훔쳤다.마치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최동윤은 순간 당황했다.“서지아 씨, 오늘은 정말 일부러 그런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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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오히려 강지현은 그녀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몇 마디 위로를 건넸다.그리고 김태하를 대신해 자신을 걱정해 준 것에 고맙다는 말까지 전했다.뒤늦게 감정이 밀려온 서지아는 과거 김태하와 함께했던 순간들이 떠오르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무엇보다 서지아는 너무나 후회스러웠다.과거 김태하는 그녀에게 진심을 다했다. 하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그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다.이제야 어떻게 누군가를 사랑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는데 정작 그 사람은 완전히 그녀의 곁을 떠나버렸다.차라리 처음부터 이런 결말을 알고 있었다면 그녀는 차라리 김태하와 강지현이 평생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랐을 것이다.결국 서지아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얼굴을 감싼 채 울음을 터뜨렸다.최동윤은 순간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는 급히 차 안을 뒤져 휴지 한 봉지를 더 꺼내 건넸다.“서지아 씨, 너무 힘들어하지 마세요.”최동윤은 조심스럽게 말했다.“대표님은 원래 정이 깊은 분입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사모님을 구한 것 역시 대표님이 원했던 일이었을 겁니다.”“지금은 그 마음을 이뤘으니...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최동윤은 서지아가 단지 김태하가 마지막 순간까지 강지현을 사랑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최대한 부드러운 말로 그녀를 위로하면서도 두 사람의 감정은 이미 서지아와 아무 상관이 없는 것임을 알려주려 했다.하지만 서지아는 그 말을 듣자 오히려 더 크게 울었다.최동윤의 말이 맞았다.만약 김태하가 강지현을 위해 죽음을 선택했다면 그는 분명 그 선택조차 후회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서지아가 가장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은 따로 있었다.지금 자신의 눈에 비친 강지현은, 정말 김태하가 그토록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강지현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김태하를 사랑하고 있었다.생사를 함께하는 것은 어쩌면 어렵지 않은 일이다.진짜 어려운 것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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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게다가 지금 그녀는 김태하를 대신해 입찰에 참여하고 있었다.강지현은 거절하려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서운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서 대표님?”강지현이 전화받자, 전화기 너머 서운혁의 목소리에는 웃음기가 묻어 있었다.“강지현 씨가 제 전화를 받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왜 그렇게 생각하신 거죠?”강지현이 묻자 서운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전에 해성 그룹과 주상 그룹이 협력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잖습니까. 저는 그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강지현 씨와 직접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죠. 이제 해원시에 왔고 앞으로 한동안 이곳에 머물 예정입니다. 그래서 혹시 제가 강지현 씨께 식사 한 끼 대접하며 직접 사과드릴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해서 연락드렸습니다.”서운혁은 역시 영리했다. 두 사람이 지금 만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관계라는 점을 교묘하게 피해 가는 말이었다.만약 강지현이 거절한다면 오히려 그녀가 속 좁은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그런 말씀까지 하실 필요 없어요. 그러면 내일 저녁으로 하죠. 간단하게 식사만 하는 걸로요.”강지현은 잠시 생각한 뒤 대답했다.서운혁이 이렇게까지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한다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강지현은 미래 그룹으로 향하던 길에 주시언을 발견했다.해원시로 돌아온 뒤 며칠 동안 주시언은 몇 차례 전화로 그녀의 상태를 걱정했다.하지만 지금 강지현은 누군가와 길게 이야기를 나눌 여유조차 없었다. 주시언의 걱정도 마음속에 담아둘 뿐, 직접 만날 시간조차 내지 못했다.주시언은 그런 그녀를 배려해 일부러 방해하지 않았다.마침, 교차로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면서 차가 멈추자 강지현은 차창 너머로 주시언을 바라봤다.그는 캐주얼한 옷차림으로 회사 인근에 서 있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그의 모습은 평소와 달라 낯설게 느껴졌다.그 순간 강지현은 문득 현다영이 요즘 들어 주시언 이야기를 여러 번 꺼냈던 것이 떠올랐다. 마치 무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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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5화

강지현은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그제야 무언가를 깨달았다.길가 멀지 않은 곳에 카페 하나가 보였다. 그녀는 방향을 돌려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자리를 뜨기 전, 멀리서 주시언과 잠시 눈이 마주쳤다.자신을 봤다는 것을 확인한 강지현은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아 그를 기다렸다.주시언은 남자와 꽤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다.그 사이 강지현은 현다영에게 전화를 걸었다.현다영은 강지현이 이미 모든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을 눈치채고 주시언과 하원영의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털어놓았다.곧 강지현의 휴대폰에도 관련 뉴스 알림이 도착했다.온라인에 쏟아지는 수많은 댓글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녀는 주시언이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알게 됐다.주병찬은 주시언을 집에서 내쫓은 뒤 그의 사업 기반까지 완전히 끊어버렸다.원래 주시언이라면 수년간 쌓아온 경영 능력 덕분에 다른 회사에 들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해원시에서 이름난 기업들은 모두 주시언과 접촉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었다.심지어 과거 그와 협력했던 사람들조차 그를 피했다.주병찬과 주씨 가문의 보복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현재 주시언이 직접 창업하려 해도 투자자가 나타날 리 없었다.결국 그는 규모가 작은 회사들을 찾아다니며 사업 기회를 얻으려 했다.하지만 작은 회사들조차 주시언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순간 완곡하게 거절하기 일쑤였다.사람들은 주시언이라는 골치 아픈 존재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주병찬과 주시언이 지금은 관계를 끊은 상태라고 해도, 언젠가 다시 화해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기에 어느 쪽도 쉽게 적으로 만들 수 없었다.강지현은 마음이 무거워졌다.그때 다시 고개를 들자 마침 상대 남자가 담배꽁초를 주시언 쪽으로 던지는 모습이 보였다.남자는 손짓까지 해가며 함부로 말을 내뱉었고 그 태도에는 조금의 존중도 없었다.하지만 주시언은 전혀 화내지 않았다. 그는 상대가 완전히 떠난 뒤에야 강지현이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강지현은 조금 전 남자가 있던 빌딩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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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6화

할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그런데 아까 사업 얘기는 잘됐어요?”강지현의 물음에 주시언은 조금 머쓱한 듯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주씨 가문의 뒷배가 없으니 역시 쉽지 않네.”“주씨 가문의 뒷배가 있든 없든 지금은 힘들 수밖에 없죠. 그래도 내 오빠인데, 어떻게 남한테 무시당하게 내버려 둬요?”강지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 그 사람의 태도는 너무 무례했다. 같이 일하지 않더라도 사람을 그런 식으로 대할 필요는 없었다.애초에 믿을 만한 회사도 아니었다. 사람을 시켜 알아보니 그쪽도 이제 막 출발한 신생 기업 주제에 눈만 높았다. 주시언의 실력이면 그 회사에는 차고 넘쳤다.그런 회사에 들어갔다가는 십중팔구 고생만 할 터였다.강지현은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곧장 그 회사 대표에게 연락해 해당 직원의 무례한 태도를 정식으로 문제 삼았다.주상 그룹의 압박까지 더해졌으니, 그 직원은 이제 땅을 치고 후회할 게 분명했다.주시언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괜찮아. 원래 사업판이란 게 잘나가는 사람한테 붙고 힘없는 사람은 얕보는 곳이잖아.”“그래도 안 돼요.”강지현이 단호하게 말했다.“원영 씨가 알면 속상해할 거예요.”하원영의 이름이 나오자 주시언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지현아, 원영이한테는 말하지 마.”“알아요. 원영 씨가 걱정할까 봐 그러는 거잖아요. 두 사람이 어렵게 다시 이어진 만큼 오빠는 행복하겠지만, 오빠와 함께하는 일 때문에 궁지에 몰렸다는 걸 알면 원영 씨도 마음이 무거울 거라는 생각은 해 봤어요?”강지현은 단번에 핵심을 짚었다.주시언도 알고 있었다. 요즘 하원영은 몇 번이나 말을 꺼내려다 삼켰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걱정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주상 그룹으로 와요. 주단우가 맡던 자리를 오빠한테 줄게요. 나도 요즘 미래 그룹 입찰 때문에 정신이 없으니까, 당분간 주상 그룹을 맡겨 두면 안심될 것 같아요.”강지현은 곧바로 제안했다.주시언은 쉽게 답하지 못하고 한참을 망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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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강지현 씨가 그동안 억울한 일을 많이 겪었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감정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아시겠죠. 그 사람도 그때는 감정에 눈이 멀어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지금은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고, 줄곧 마음에 걸려 직접 사과하고 싶어 합니다.”서운혁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을 마치고 제 잔에 와인을 따랐다.그는 잔을 들어 보였다.“제가 다시 한번 그 사람을 대신해 정중히 사과드리겠습니다. 벌주를 마시죠.”강지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서운혁은 연달아 석 잔을 비웠다.강지현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피식 웃었다.“백하린이 정말 대단한 매력이 있나 보네요. 이도운은 그 여자 때문에 저를 삼 년이나 속여 결혼했고, 그렇게 비열한 짓을 다 하고도 이제는 부회장님까지 나서서 감싸 주시니까요.”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서운혁을 배려해 줄 마음은 조금도 없어 보였다.“오해하지 마십시오...”“부회장님이 누구를 좋아하시든 부회장님 자유죠. 하지만 저도 제 억울함을 풀 자유가 있습니다. 백하린이 지금 해성 그룹의 보호를 받는다고 해도, 또 제 앞에 나타난다면 봐줄 생각은 없어요.”강지현은 차갑게 웃으며 서운혁의 말을 잘랐다.“그리고 저한테 굳이 예의를 차리실 필요도 없습니다.”“지금은 미래 그룹과 해성 그룹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나중에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해성 그룹이 해원시 재계에 자리를 잡는다 해도 미래 그룹은 물론 주상 그룹과도 손잡을 일은 없을 겁니다.”“...”서운혁의 얼굴이 굳었다. 오늘 그는 강지현과의 앙금을 풀려고 했지만, 상대는 조금도 그의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강지현의 뜻은 분명했다. 해성 그룹을 철저한 적으로 돌리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다.그 원인은 백하린이었다.잠시 정적이 흐른 뒤, 서운혁이 소리 내어 웃었다.“역시 솔직하시군요. 하지만 오늘 제가 뵙자고 한 데에는 다른 뜻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강지현 씨가 마음에 들었고 능력도 높이 샀기에, 서로 적이 되고 싶지 않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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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8화

최동윤은 서운혁의 속뜻을 알아채고 강지현이 대답하기 전에 먼저 나섰다.“부회장님, 저희 대표님과 사모님은 부부이고 한몸이나 다름없습니다. 사모님은 미래 그룹 부대표이기도 하니 입찰을 대리할 권한이 충분합니다. 저희 대표님의 상태는 사적인 문제인데, 이런 것까지 캐묻는 건 선을 넘으신 것 아닙니까?”줄곧 옆에서 듣고 있던 최동윤은 진작부터 화가 치밀어 있었다. 다소 성급한 대답이었지만 강지현은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서운혁은 대놓고 그녀를 떠보고 있었다.무슨 답을 하든 득이 될 게 없었다. 숨기려 들면 찔리는 게 있다고 여길 테고, 대답을 피하면 소문을 인정한 셈이 될 터였다.훗날 김태하의 일을 끝내 숨기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입찰이 진행되는 동안만큼은 그에게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여야 했다.회사 주가를 흔들 수 있는 작은 소문조차 흘러나가서는 안 됐다.서운혁은 최동윤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강지현도 더는 예의를 차리지 않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나갔다.그런데 강지현이 레스토랑을 나서자마자 반대편 엘리베이터에서 서운혁의 비서와 함께 백하린이 내렸다.두 사람은 아슬아슬하게 서로를 스쳐 지나갔다.백하린이 별실에 들어갔을 때 서운혁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운혁 씨.”백하린의 목소리를 들은 서운혁이 흠칫했다.“여긴 무슨 일이에요?”그는 곧 미간을 찌푸리고 비서를 바라봤다.“왜 미리 보고하지 않았어요?”방금 강지현이 남긴 말을 떠올리자 그의 마음이 무거워졌다.백하린이 강지현과 마주치기라도 했다면 강지현이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지금 미래 그룹과의 입찰 경쟁만으로도 바빠 백하린까지 일일이 지켜 줄 여유가 없었다.비서가 당황해 해명하려는 순간 백하린이 먼저 말했다.“제가 갑자기 찾아온 거예요. 급히 운혁 씨를 만나야 한다고 했어요.”“먼저 나가 있어요.”백하린이 비서에게 지시했다.서운혁에게는 비서가 여럿 있었지만, 이 신입 비서는 백하린이 직접 뽑은 사람이었다. 두 사람의 사적인 일을 전담하게 해 회사 안에 소문이 퍼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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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9화

“강지현이요? 그 여자를 왜 만났어요?”백하린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가 하나씩 사라졌다.그리고 서운혁이 왜 화가 났는지도 바로 알아차렸다. 조금만 일찍 도착해 강지현과 마주쳤다면 분명 충돌이 벌어졌을 것이다.서운혁이 자신을 감싸 주더라도, 강지현이 또 어떤 수를 써서 괴롭힐지는 알 수 없었다.“입찰 때문에 만난 거죠.”서운혁이 답답한 듯 말했다.“그런데 이제 보니 해성 그룹이 미래 그룹의 몫을 빼앗으려면 주상 그룹과도 완전히 척을 져야겠더군요.”서운혁은 미간을 깊이 찌푸렸다. 강지현 때문에 골치가 아픈 듯했다.반면 백하린은 안도했다. 해성 그룹과 주상 그룹이 갈라서는 건 그녀에게 더없이 좋은 일이었다.두 회사가 협력하기라도 하면 강지현이 사적인 원한을 앞세워 서운혁에게 자신을 처리하라고 압박할지도 몰랐다.“다 제 잘못이에요... 저만 아니었으면 강지현이 운혁 씨한테 이렇게까지 날을 세우고 체면도 세워 주지 않았을 텐데...”백하린은 고개를 숙여 웃음이 새어 나오지 않게 참으며 죄책감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서운혁은 지금 그녀를 달랠 기분이 아니었다.“해원시에 오지 말았어야 했어요.”“아니에요. 운혁 씨가 이렇게 곤란한 줄 알았으면 더 일찍 왔어야 했어요. 아까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강지현 앞에 무릎 꿇고 사과했을 거예요. 저한테 쌓인 원망을 전부 쏟아내게 했을 거라고요. 그 여자가 미워하는 건 저니까, 화만 풀리면 운혁 씨까지 괴롭히지는 않을 거예요!”말을 잇는 사이 백하린은 눈시울을 붉혔다.서운혁은 뜻밖의 말에 잠시 멈칫했다.백하린의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져 뺨을 타고 흘렀다. 가엾어 보여 차마 모른 척하기 힘든 모습이었다.“옛날 일은 이미 지나갔어요. 강지현 씨가 아직도 놓지 못한다면 하린 씨가 무릎을 꿇어도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강지현의 말을 떠올리자 서운혁은 문득 백하린이 걱정됐다. 백하린이 잘못하기는 했지만 나쁜 남자에게 속아 상처 입은 피해자이기도 했다.“강지현은 승부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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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백하린이 몇 번이나 조르자 서운혁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이미 왔는데 내가 하린 씨를 쫓아내겠어요?”“정말이에요?”“일단 밥부터 먹어요.”서운혁이 젓가락을 건네자 백하린은 그제야 환하게 웃었다.식사를 하며 서운혁은 강지현에 관해 몇 가지를 물었다.백하린은 강지현을 잘 알았고 능력과 전문 분야에 대해서는 숨김없이 답했다.하지만 성격과 일 처리 방식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몇 번이나 망설이며 말을 아꼈다.서운혁은 무언가를 알아챈 듯 물었다.“이도운이 두 사람을 속인 것도 강지현 씨의 능력을 이용하려고 한 거겠죠. 그런 사람이 계속 남편 뒷바라지만 하며 살고 싶어 하지는 않았을 텐데요.”“네. 아이를 낳을 생각도 없었고 성격도 강한 편이에요. 윤후한테도 걸핏하면 손찌검하고 소리쳤고, 저나 도운 씨 가족에게는 더 심했어요...”몇 마디 하던 백하린은 금세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인 채 목이 메는 척했다.“물론 사랑에 눈이 멀었던 제 잘못이죠. 강지현이 저한테 복수하는 것도 당연해요. 하지만 그 여자는 저보다 훨씬 치밀해서 계속 뒤에서 저희를 노렸어요. 그러니 이번 입찰에서도 강지현이 무슨 수를 쓸지 꼭 조심해야 해요.”결국 백하린은 또다시 서운혁을 걱정하는 말로 이야기를 돌렸다.하지만 서운혁이 보기에 강지현은 비열한 사람이 아니었다. 몰래 수를 쓸 작정이었다면 조금 전 자신에게 그렇게 대놓고 말하지도 않았을 것이다.그래서 백하린의 말에는 대꾸하지 않았다.서운혁은 화제를 돌렸다.“강지현 씨는 김 대표를 아주 깊이 사랑하는 것 같더군요.”백하린이 낮게 말했다.“사랑이 깊은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마음이 너무 빨리 변했다는 건 알아요. 이도운과 관계를 이어 가던 중에 이미 김태하와 결혼했으니까요.”서운혁은 잠시 멈칫했다.그는 강지현과 이도운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지 못했다.하지만 시기만 따져 보면 강지현이 김태하를 알고 지낸 기간은 이도운과 함께한 시간보다 훨씬 짧았다.그렇다면 백하린의 말처럼 강지현도 겉보기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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