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현 씨가 그동안 억울한 일을 많이 겪었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감정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아시겠죠. 그 사람도 그때는 감정에 눈이 멀어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지금은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고, 줄곧 마음에 걸려 직접 사과하고 싶어 합니다.”서운혁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을 마치고 제 잔에 와인을 따랐다.그는 잔을 들어 보였다.“제가 다시 한번 그 사람을 대신해 정중히 사과드리겠습니다. 벌주를 마시죠.”강지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서운혁은 연달아 석 잔을 비웠다.강지현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피식 웃었다.“백하린이 정말 대단한 매력이 있나 보네요. 이도운은 그 여자 때문에 저를 삼 년이나 속여 결혼했고, 그렇게 비열한 짓을 다 하고도 이제는 부회장님까지 나서서 감싸 주시니까요.”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서운혁을 배려해 줄 마음은 조금도 없어 보였다.“오해하지 마십시오...”“부회장님이 누구를 좋아하시든 부회장님 자유죠. 하지만 저도 제 억울함을 풀 자유가 있습니다. 백하린이 지금 해성 그룹의 보호를 받는다고 해도, 또 제 앞에 나타난다면 봐줄 생각은 없어요.”강지현은 차갑게 웃으며 서운혁의 말을 잘랐다.“그리고 저한테 굳이 예의를 차리실 필요도 없습니다.”“지금은 미래 그룹과 해성 그룹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나중에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해성 그룹이 해원시 재계에 자리를 잡는다 해도 미래 그룹은 물론 주상 그룹과도 손잡을 일은 없을 겁니다.”“...”서운혁의 얼굴이 굳었다. 오늘 그는 강지현과의 앙금을 풀려고 했지만, 상대는 조금도 그의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강지현의 뜻은 분명했다. 해성 그룹을 철저한 적으로 돌리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다.그 원인은 백하린이었다.잠시 정적이 흐른 뒤, 서운혁이 소리 내어 웃었다.“역시 솔직하시군요. 하지만 오늘 제가 뵙자고 한 데에는 다른 뜻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강지현 씨가 마음에 들었고 능력도 높이 샀기에, 서로 적이 되고 싶지 않았을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