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혁의 얼굴은 새파랗게 굳어 있었다. 강지현과 김태하가 손을 잡고 회의장을 빠져나가려 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성큼 다가가 두 사람 앞을 막았다.“김 대표님,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입찰 하나 따내겠다고 약을 원가로 풀겠다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예요? 거기에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이익을 얼마나 포기해야 하는지 알고나 있습니까?”김태하는 입꼬리만 아주 희미하게 올렸다.강지현이 곧바로 남편 앞을 막아섰다.“서 대표님, 태도부터 바로 하시죠. 이익이 줄어드는 건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까 분명히 말씀드렸잖아요. 이건 미래 그룹과 주상 그룹이 국민께 받은 것을 돌려드리기 위해 하는 일이지, 입찰 때문에 하는 일이 아닙니다.”눈썹을 살짝 치켜든 강지현의 입가에는 비웃음이 어려 있었다.서운혁도 자신이 흥분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김태하가 공개적으로 그런 약속을 한 순간 해성 그룹이 이길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봐야 했다.그는 두 사람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미 분위기는 해성 그룹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도 왜 굳이 여기서 판돈을 더 올리는가.김태하는 강지현을 더 단단히 끌어안았다. 얼굴에는 다른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만족감이 가득했다.“서 대표님, 방금 꼭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물으셨죠. 답해 드리겠습니다.”김태하가 망설임 없이 말했다.“아주 필요합니다.”그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제 아내가 갖고 싶어 하는 건 애초에 반드시 손에 들어와야 합니다. 굳이 경쟁이라는 걸 할 필요도 없어요. 지금까지 이렇게 오래 상대해 드린 것만으로도 충분히 체면을 세워 드렸습니다.”서운혁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사업하는 사람들이 결국 돈으로 찍어 누르겠다는 겁니까?”“맞습니다. 돈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겁니다.”김태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받아쳤다.“그런데 해성 그룹도 그럴 수 있습니까?”서운혁은 단번에 말문이 막혔다.해성 그룹이 돈을 쏟아붓겠다고 마음먹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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